껍데기는 CL그룹의 전무인 로열패밀리, 하지만 사실은 조폭 집단의 소두목. 세련된 외모와 재력으로 돈을 주고 여자를 사거나 도구처럼 함부로 대한다. 오직 야망만으로 이루어진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다.
- 여주 : 강리인(27세)
전시회에서 만난 재익을 첫 순간부터 사랑했다. 잠시 신데렐라를 꿈꾸었으나 단 하루 만에 돈을 받고 몸을 주는 여자로 낙점된다. 그래도 괜찮았다. 차재익은 모든 여자에게 그러니까, 조금도 상처받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변했다. 내가 아닌 다른 여자로 인해서. -출처 : 리디북스
- 스포가 있으니 리뷰읽으실 때 참고 부탁드립니다.
여기, 하나의 로맨틱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오만한 한 남자는 원하는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었으며, 평범한 회사로 위장했지만 실상은 지하세계의 조직인 곳의 정점에 선 덕에 인간을 애정으로 대하기 보다는 수단으로 여기는 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그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항상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었던 승승장구하는 삶. 원한다면 취하지 못하는 여자가 없었던 그에게 여자는 한낱 유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그의 앞에 나타난 한 여자.
그녀의 올곧은 눈빛은 그의 삶을 반추하게 했고, 그녀의 밝음은 그의 더러운 일면을 백일하에 드러나게 합니다.
한 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당당했던 자신의 삶이 그녀 앞에서 부끄러워집니다. 괴로워하던 나날. 결국 그는 인정하고야 맙니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사랑. 자신이 한껏 비웃어왔던 그 말랑한 감정에 그는 휘둘리게 되고, 인생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무가치해집니다. 그의 인생은 이제 180도 달라졌습니다. 이제, 그는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과거를 정리합니다. 그녀의 옆에 떳떳하게 자리하고 싶으니까요.
그녀만 있으면, 그녀가 있는 밝은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뿐. 다른 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이제 그는, 그녀로 인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과연 해피엔딩일까요? 여주와 남주에게는 그렇겠죠. 그러나 조금만 비틀어 시선을 돌리면, 누군가에게는 비극이었을 겁니다.
이 작품은 그들만의 로맨틱한 이야기에서 한줄도 못되는 조연, 위의 이야기에서 수단, 과거로 통칭할 수 있는 남주의 과거이자, 그가 부끄러워했던 과거로서 존재하는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여주인공, 리인은 단 하나만 원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차재익의 곁에 있는 것. 그의 입맛대로 자신을 더럽혀도 좋으니 그 손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것. 그녀가 일말의 자존감도 없이 추락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로 내려온 만큼, 그가 그녀와 함께 해주기만을 바랍니다.
"나는 모든 순간의 그를 수용했고, 그의 부름은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으며,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든 반항하지 않았다."
그 간절한 바램은 이렇게 비틀린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그런 그녀의 이면에는 꽤 복잡한 과거의 서사가 존재합니다. 비참했던 첫 경험부터, 비틀려버린 이성과의 관계들. 더러워진 자신에 대한 자책과 체념으로 사랑에 주체적이지 못하게 된 그녀가 사랑하게 된 그를 위해 그를 바꿔가기 보다는 순응을 택하는 것은 역시나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넘볼 수 없었던 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을 놓아버립니다. 그녀가 그를 붙잡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바치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그가 원한다면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내던집니다. 망가지는 그녀를 향해 소리없이 비명을 지르는 그녀의 내면을 무시한 채.
남주의 절절한 로맨스를 지켜본 이들을 말할겁니다. 강리인 당신이 했던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너는 그저 차재익의 장난감이자 소모품이었을 뿐이라고.
그저 여주를 만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을 뿐이라고.
당신도 속물처럼 차재익의 돈을 탐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끝까지 그녀는 그녀가 했던 것을 부득불 사랑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사랑을 끝까지 이어갑니다.
그가 가르쳐준 방식으로 말입니다.
숭고하지도 절절하지도 않으며 때로는 속물적이고 더럽지만, 그 안에도 분명히 사랑은 있었습니다.
"붉은 립스틱과 란제리, 홍등가의 조명, 그리고 정육점에 널린 고깃덩어리."
페릴린 마룬. 그녀를 상징했던, 그녀가 생각해왔던 그녀의 이미지.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을, 혹자는 돌을 던질 그녀의 사랑에 조용히 그녀가 바래왔던 푸른 장미를 하나 놔주고 싶은. 짧지만 여운이 상당했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 로맨스 소설이라는 무대의 뒷편을 훔쳐본 느낌이었습니다.
헤이든의 주군, 레오닐라 후작가의 아네스는 오로지 황후가 되기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몇 년 전, 황태자와의 약혼이 무산된 이후 그의 우울은 깊어졌다. 이어지는 네 번의 자살 시도, 그리고 실패. 모두가 아가씨의 곁을 떠나고 오직 아가씨의 호위기사인 헤이든만이 곁을 지키고 있다.
‘헤이든, 그거 알아? 흔히 자살을 시도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은 생의 소중함을 알고 힘차게 살아간다고들 하지.’
‘…네, 다들 으레 그런 말을 하곤 하죠.’
‘그것은 남겨진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야. 죽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말이야,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죽음조차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사람을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저기 봐, 리베로가의 미친년이다." 나는 리베로가의 장녀 티테 리베로! 성도 제일의 미녀이고 재녀라고!
그래, 한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이 떠들어 대는 저 소리에 아무런 타격없이 자신만만했을 때가 있었지. 모든 것은 내 발 아래 있는 것 같았고 내 사랑도 이런 나를 거부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 나는 티테 리베로, 가문, 명예, 외모! 무엇하나 빠지지 않던 사랑스러운 영애였으니까!
벼락처럼 시작된, 처절했지만 후회없던 내 사랑, 잘 지켜봤어? 그래, 너도 이제 알겠지? 그도 나를 사랑해 나도 그를 사랑해.
조금 힘들었던 내 사랑이었지만 나는 후회가 없어. 마지막의 마지막에 결국 나는 들을 수 있었거든. 내 육체가 스러져가는 그 순간에 그의 외침을. 재가 되어 사라져가는 순간에도 똑똑히 들렸다구. 순간, 나는 입을 움직일 수있었다면 외치고 싶었어. 숱하게 외치던 그말. 내가 미친년이 되더라도 외칠수 밖에 없던 그말.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와 나는 많이 달랐던거야. 그의 사랑과 나의 사랑이 달랐을 뿐. 어쩌면 성신과 마족만큼, 정확히 반대의 사랑이었던 것 같아. 이제 조금은 알것 같더라구.
그래서 그럴까. 마지막에 그에게 했던 말이 조금 신경쓰여. 그가 그 말에 상처받길 바라면서도 내 사랑은 아무 상처없길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들었거든.
그래.. 이제는 내가 아닌, 그가 선택한 세상속에서 행복하길 바라. 난 내 사랑을 이루었으니까.
나는 이제 영원히 그와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으니까! 나와 그의 사랑은 영원히 사람들에게 회자되겠지.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고. 난 그거면 됐어. 그거면...
딱 하나 아쉬운건.. 생각해보니 요한에게 제대로 말한 적이 없더라구. 그의 눈을 보고 말하고 싶어. 사랑한다고. 그말로 인한 그의 떨리는 눈을 다시한번 보고싶어.
그렇게 외쳤던 사랑인데 그의 마음만 보여달라고 고집부리고 진심을 담아서 고백한 적이 없었네.
사랑해요. 요한. 나의 성하.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거에요. 영원히..
티테가 너무 안타까워서.. 티테시점에서 써봤어요. 티테는 결국 원망하는 맘을 접었을거에요. 요한은 티테를 사랑하니까. 티테는 그걸 아니까.
최근에 읽은 "차연은 놀잇감을 사랑한다"와 제목이 비슷해서 읽었던 작품입니다.
어떤 분의 리뷰에서 이 작품은 맑은날, 행복할때 읽어야 한대서 묵혀뒀다가 아무래도 그런 날이 요원할 것같아..(ㅠㅠ) 장편읽고 쉬어가는 맘으로, 아무생각없이 펴들었다가 한대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170여 페이지의 짧은 글에 이런 복잡한 심경이 들게하다니.. 눈물까지 찔끔나게했던 작품. 제목이 전부인 작품.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 였습니다.
자신의 동생을 짝사랑하고 있는 신우서에게 반하여 마음을 숨기던 중에 링이 발현하고, 그로 인해 눌러놨던 감정이 폭발한다. 신우서에게 동생과 닮은 자신을 마음껏 이용하라며 다가가서는 차근차근 신우서를 옭아매는 계략집착공.
*수: 신우서. 친구인 강지석을 5년째 짝사랑해왔다. 강지석의 형인 강지건과 링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이를 이유로 강지석이 자신을 멀리할까봐 필사적으로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보답받지 못하는 오랜 짝사랑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어느새 마음 한구석을 파고든 강지건이 자꾸만 강지석의 자리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관계의 고리"는 링버스물입니다. 어느날,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손가락에 붉은 색의 링이 발현하게 되면, 그 상대와 닿지 않으면 수면을 이룰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 링의 상대와 좀더 깊은 사이가 된다면 링의 상대가 없어도 잘 수 있지만, 애초에 사랑 유무, 성별의 다르고 같음과 상관없이 발현되는 터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동성간의 결혼 또한 조금씩 인정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죠.
5년째 친구를 짝사랑중인 신우서는 어느날, 링의 발현을 겪게 되고 그 상대가 자신의 짝사랑 상대인 지석의 형인 지건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이를 숨깁니다.
"우서야." "긴말하지 않을 테니까, 잠깐 실험 좀 하자." "...예? 실험요?" "1시간만 자보자."
졸린데 자지 못하는 불면의 나날을 보내다가 결국 지건에게 들키게 된 우서. 지건은 자신에게 필요한 잠을 자게 해주는 대신 지석을 좋아하는 우서에게는 지석과 닮은 외모로 지석과 하고 싶은 것은 다 자신에게 해도 좋다는 제안을 우서에게 하고, 우서는 이를 수락합니다.
점차 자신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자신의 외로웠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건에게 우서는 점점 마음을 열게되고 그런 우서에게 지석은 예상치 못한 고백을 해옵니다.
지건과 우서, 지석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짝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하고, 그 짝사랑의 대상도 그를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 보이는 상태.
그런 승산이 매우 적은 싸움에도 지건은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둘 사이의 견고함에 균열을 만듭니다. 조그만 균열을 만들고 또 만들고.. 그러나 절대 조급하게 굴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서는 지독하게 소유하고 자신만 보게 하고 싶지만 지건은 그렇게 우서에게 다가가고싶지 않습니다.
우서의 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바라기 때문이죠. 그것을 위해 지건은 참고 또 참으면서 계략을 세웁니다.
사실 엄청나게 대단한 계략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어리숙한 우서와 지석이 점차 생겨나는 균열을 의식하지 못하고 넘어가도록 조작하고, 그렇게 쌓인 서운함이 기어이 둘 사이를 멀어지게 합니다.
"나 불쌍하지. 불쌍하지. 우서야." "더 힘들어해 줘. 그래야 네가 날 더 필요로 해 주지."
한편으로 지건은 자신의 희생을 우서에게 자랑하듯, 칭찬받듯 감추지 않습니다. 짝사랑을 오래 해온 우서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지건의 짝사랑의 아픔이 선명히 보이니까요.
사소한 행동에서 비롯되는 그 서운함같은 감정들, 동병상련에서 비롯된 동질감 내지는 안쓰러움을 작가님은 잘 알고 계신듯 합니다. 그것을 소재로 잘 활용해주셨네요.
한 사건에 대해서 당사자들의 시점으로 전환하여 사건을 꼼꼼하게 곱씹게 만드는 것 역시 글의 흐름을 방해하기 보다는 둘의 심리의 변화가 보이므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