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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사로잡는 섹스 신





좋은 섹스 장면에서 보여 줘야 하는 것은 체액을 주고받는 모습이 아니다.
감정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섹스 장면에서는 분노나 적막감부터
환희와 애정, 놀라움까지
온갖 감정이 전부 드러날 수 있다.


- 아이기브유마이바디 中
 



사실 이 책은 독자보다는 작가님들이 읽으면 좋을
19금 씬에 대한 작법서입니다.
로맨스 19금 선호 독자인 제가
섹스 신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독서하는 데도
꽤 괜찮은 가이드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간 제가 읽어왔던 여러 성애장면들을
단순히 작중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두 남녀 (또는 남남)가 주고받는 그 독특한 감정선을 읽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좀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고, 
거기에는 꽤 정교한 장치가 쓰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선을 일(!)이 벌어지는 곳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독자에게 보여주어
그 공간, 시간, 각자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을 섹스 신의 정교한 장치이자
씬을 통해 작가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알아 내는 것.

그리고
단순한 사랑을 드러내는 것만이 아니라
노골적인 묘사가 없어도
텐션을 유지하는 것(섹텐이라고 하죠!)
사랑의 감정만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와 위로
원치 않은 강압적인 섹스로 보여지는
등장인물의  시련과 갈등 등등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위에 나열한 모든 것이
알기 쉬운 예문과 함께 이 책에 씌여있었고,
독자로서 단순히
오, 와.. 이건...와우..

하는 감탄사로 단순히 즐기기 보다는
작가의 의도를 따라가보며
그 표현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독서의새로운 방향을 제시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섹스라는 원초적이고도 날것의 욕망을,
성인이라면 보편적으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활자 속 침대위(또는 침대가 아니겠지만...)
주인공들에 숨막힐 정도로
이입할 수 있게 되는 경험은 정말 즐거운 일이기에
이 책 또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 책을 덮고 생각해보니,
제 가슴에 남는 씬들은
항상 감정이 동반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애틋하고 부드럽게
서로의 몸을 안으며 위로하고,
때로는 서로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주고
상대방을 쾌락의 극한까지 몰아쳐 가면서
결국에는 제 감정을 인정하게 만드는
그런 씬들이었죠.

이런 씬들로 제 마음을,
여러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
다시한번 존경합니다..!!

덧.
이 책의 작가님이 예시로 든 작품은
"아웃랜더"인데요.
예문을 과하게 쓴다싶었는데
(저작권 걱정 ㅋㅋㅋ)
본인이셨어요..ㅋㅋㅋㅋ

본의 아니게 이 예문들로
아웃랜더에 입덕하게 되었습니다.
ㅎ..

덧2.
외국의 성기묘사..
너무...하...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근데 너무 웃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 서평은 '오렌지디'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아이기브유마이바디>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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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유강현

드림백화점의 대표이사. 조부의 불법적인 사업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조부의 사업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소중한 이와 가정을 만들지 않기로 하고 정관수술을 한 남자.

 

- 여주 : 연다혜

드림백화점 1층에 입점하게 된 카페의 플로리스트.

5살 아들을 홀로 키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미혼모.


 

저남자 진짜 괜찮지 않냐? 
어깨 떡 벌어진 거 봐. 
허벅지는 또 어떻고...
...
야, 그러니까 너 잘해봐.
- 다혜친구 주아

 

5살짜리 아들 동화를 홀로 키우고 있는 다혜.

그녀가 떠나보내야 했던 첫사랑의 소식을 들은 날,

다혜는 친구 주아에 떠밀려 고급 바에서 하룻밤을 보낸 남자를 물색합니다.

5년간 남자라고는 아들 동화밖에 모르고 살았던 다혜가 안쓰러웠던

주아의 오지랖인거죠.

 

그렇게 본인들의 목소리가

품평의 대상인 남자에게 들리는 줄도 모르고 떠들던 두 사람.

두 사람이 주시하던 남자,

강현은 접대섞인 자리가 싫어서 혼자 자리잡은 바에서

두 여자의 대화를 흥미롭게 듣게 됩니다.

 

원나잇을 결심하는 여자답지 않은 말간 눈과 청초한 외모.

여러모로 자신의 취향이었던 여자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그대로 지나쳐버리는 다혜.

 

결국 강현은 다혜를 따라나서 그녀를 잡았고,

둘은 열정적인 하룻밤을 보냅니다.

 

이 정도의 속궁합이 맞았던 여자는 처음이라고 느낀 강현..

연애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그가

이 여자라면 조금 더 만나봐도 좋을거라고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즐거웠어요. 현금이 없어서..."

아침에 만나게 된 건 여자의 짧은 메모와

여성용 금팔찌.

 

뭐야, 이여자, 

나에게 화대를 주고 간건가...??

설마, 나를 호빠 에이스 쯤으로 받아들인거야??

 

열이 오른 강현은 어떻게든 이 여자를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이름조차도 모르는 상황.

 

그러던 차,

그의 백화점에 마침 입점하게 된  카페의

입점 업체 실장으로 조우하게 된 

다혜와 강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속절없이 끌리는 이 여자를 앞에두고 

강현의 그간의 원칙들은 하나하나 무너져버립니다.

분명 자신은 소중한 이도, 가정도 만들지 안겠다고 결심했는데....

다혜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아

강현과의 일은 해프닝으로 남길 바라는데 말이죠.

 

"대체 나하고 뭘 어쩌고 싶은데요. 뭐 하고 싶어요, 나하고.?"
....
"그러니까 그걸 알고 싶다고. 
자꾸 만나봐야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 건지 알 거 아닙니까."




자신의 마음의 갈피를 못잡는 강현은

일단 그녀에게 섹스 파트너를 제안합니다. 

질릴 만큼 그녀를 안고 나면 이 이상한 감정도 사라질 거라 믿으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녀를 안을수록, 그녀를 알게 될 수록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이 점점 사랑스러워집니다.

 

거기에 그녀의 아들이라는 5살 동화라는 녀석.

어린시절 자신을 떠올리게 할 만큼 기가 막히게 닮아서

더더욱 정이 갑니다.

 

모자가 쌍으로 자신을 홀려대는 이 상황,

강현은 이제 그녀도 그녀의 아들도 놓기가 싫어집니다.


일단 1권까지의 평을 하자면,

사족을 조금 덜어내고

정제된 문체였다면 정말 재밌게 읽었을 것 같아 아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진행에 필요없는 TMI 같은 문장들이

곳곳에 있어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등장인물간의 티키타카가 아주 찰지지는 않습니다.

 

기겁을 했던게,

남주 강현이 시도때도 없이 여주 다혜에게 

발정(!)해서 여기저기서 불이 붙는데..

 

지금은 대화를 해야할 타이밍 아닌가 싶을때도이 둘은 정말...

일단 몸의 대화부터 하고 맙니다.

그렇게 몸의 대화를 하고 나면 또 풀려버리는 갈등.. 

 

조금 맥이 풀려버리는 전개였습니다.

조금은 감정선에도 신경써주셨다면..

기승전 씬이라니...

 

 

야한 씬들이 아주 자주.. 많이 나오지만...

씬 와중에 더티톡도 이어지지만

그게 섹텐으로는 이어지지 않는것도

참 아쉬운 대목 중 하나였습니다.

 

거기에, 

등장인물간의 티키타카도 뭔가 저세상 대화같다는 생각이..

상황에 안맞는?? 

그런 느낌의 상황들이 있어서 헛웃음을 짓게 했던...ㅎㅎㅎㅎ

 

예를 들어,

여주의 집에 처음 온 남주가

5살짜리 그녀의 아들을 재우고 몸으로 들이대는 순간,

여주의 거부의 이유는 

"여기서 하면 생활하면서 생각날까봐"

...음.. 보통은 자는 아이 깰까봐,

아이 있는 집에서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냐는..

묘한 배덕감에 거부..

아닌가요...? 

너무 클리셰인가?

 

결국 두 사람은 그녀의 침실로 갑니다잉.

음?

거실 말고 침실은 강현씨 생각 안날거같아요..?? 다혜씨??

 

+

아이 아프다고 쑨 죽 많이 만들었으니까 먹고가랬으면서

한그릇 싹 비운 남주한테 

아이 아픈 집에 와서 이렇게 맛있게 먹어도 되냐니..?

아니...먹으라면서요.. 다혜씨?

 

뭐, 강현은 이런 다혜씨의 이중적인 면이 좋다고 했으니까..

+

다혜와 밥 먹기로 한 강현.

해산물 파스타 먹고 싶대서

최고의 해산물 파스타 먹여준댔잖아요..

 

근데 왜 그런거만 먹으니까 힘을 못쓴다고

사줘놓고서 타박인가요.. 강현씨?? 

(먹는거에 진심인 편..)

+

어디 은행 부잣집 딸래미 여조 소영씨..

생화 장식을 해주는 플로리스트 다혜 앞에서

한번 꽂으면 오래 볼 수 있다며 조화얘기를 하는게...

뭔가 부자연스러운 그런 느낌...

아니 부잣집 아가씨가... 절약정신이 투철하네..??

 

 


2권에서는 1권에서 못다 풀린

조부 대의 조폭 생활시절 업보와,

거의 깨진거나 다름 없는 남주 강현의 비혼주의,

그리고 다혜의 강한 모성으로 강현을 밀어내는 와중에

둘 사이를 방해하는 강현의 짝으로 내정된 여조...

다시 나타난 여주의 첫사랑 남조까지..!!

 

또한 여주 다혜의 아들 동화의 아빠는 누군지..

대충 알만한 사람은 아는 상황이지만...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서,

(이미 제목이 스포중이지만..?)

어떻게 모두에게 밝혀질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일 충격적이었던...!!

강현의 엄마의 사생활...!!!

(이건 진짜 으마으마한 사족같지만.. 

이게 제일 궁금함...ㅋㅋㅋㅋㅋ)

 

2권에서 풀릴 이야기가

한참 남았네요!!

 

그래도, 큰 걱정은 들지 않습니다.

워낙 다혜와 동화가 이뻐 죽는 강현이 있으니까요..!

 

술술 읽히는 내용에,

우리 모두가 아는 그맛,! 

클리셰 가득한 작품이었지만

 

익숙한 된장찌개에 고수들어간 그런 느낌의...

입에 붙는 맛인줄 알고 먹었는데 좀 쌩뚱맞은 맛..??

제게는 조금 아쉬웠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본 서평은 '비전비앤피'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대표님의 아이>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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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의 릴리 블룸은 

보스턴의 한 건물 옥상에 올라

12시간 전 있었던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의 일을 떠올립니다.

 

아버지의 추도사를 하기 싫다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그저 그의 좋은 점 다섯 가지만 말하라는 주문을 했고,

릴리는 아버지의 장점따위는 말하지 않은 채,

추도사를 대차게 말아먹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대외적으로는 존경받는 인사였으나,

가정 내에서는 그저 아내 학대범이었고 

그녀의 첫사랑의 마지막을 산산이 부숴버린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릴리는 그녀의 행동에 불편함과 후련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유년시절의 악몽을 마무리했다는 안도와 

남자로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지만

그러나 분명 아버지로서는 자신의 양육에

최선을 다했던 이중적인 아버지에 대한 애증.

 

그리고 아버지를 끝까지 놓지 못하고 

그의 허물을 숨기기에 바빴던 어머니.

 

아버지를 온전히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못한 감정을 갈무리하는 릴리의 뒤로,

그녀가 있는 옥상에 한 사람의 방문객이 등장합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낸 탓에

옥상에 널려있던 의자를 발로 차대며 분노를 발산해대는 남자. 

라일 킨케이드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라일은 매력적인 남자였고,

직업 또한 번듯한 신경외과 레지던트였습니다.

릴리는 불현듯 나타난 이 남자와 '벌거벗은 진실'을 얘기했고,

그들은 그들 인생에 발생한 좋지 않은 기억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깊은 끌림을 느낍니다.

 

그러나 각자의 사정으로 연애관이 매우 달랐던 두 사람은

첫 만남을 애매한 호감만 남긴 채 끝맺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릴리는 우연히 라일을 만나게 되고, 

그에 대한 호감을 확신합니다.

라일 또한 릴리가 만나왔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의미임을 깨닫게 됩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라일과 릴리는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특별함을 인정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랑으로 충만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라일과 릴리는 저녁을 만들며 고급와인에 취한 둘은 

사소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라일은 오븐에 있는 그릇을 맨손으로 움켜쥐었고,

뜨거워서 놓친 그들의 저녁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라일은 곧장 찬물로 데인 손가락을 식혔고,

릴리는 그 모든 것이 재밌게 느껴져 웃었습니다.

 

중요한 수술을 앞둔 라일은 손가락의 상처에 예민했고

릴리는 취했을 뿐인데.

 

라일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릴리를 밀쳐버립니다.

릴리는 밀려난 힘에 이마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찰나 일어난 일에 릴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라일은 아버지와 달라. 그럴리 없어.

라일은 그렇게 무신경한 쓰레기가 아니야.

 

진심으로 사과하며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는 라일을 보며

릴리는 어머니를 학대했던 아버지와 라일은 다르다고 되뇌입니다.

그녀는 라일을 무척 사랑했으니까요.

심지어는 그의 다친 손가락을 보며 웃었던 자신을 자책합니다.

그의 중요한 수술이 멀지 않았는데...

 

한편, 힘들었던 10대 시절을 함께 이겨냈던 첫사랑

아틀라스와 보스턴에서 재회한 릴리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방문하게 되고, 

릴리의 아픈 과거를 알고 있던 아틀라스는 

그녀의 부은 이마와 라일의 붕대감은 손을 보고 분노하여

라일과 몸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릴리는 현재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과거로서 아틀라스에 대한 사랑을 정리하고자

아틀라스에게 완전한 이별을 고합니다.

그런 릴리가 아틀라스는 불안하기만 하고,

아틀라스는 릴리에게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깁니다.

 

아틀라스의 불안과는 달리 

릴리와 라일은 행복한 연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범죄나 가스라이팅에 대한 사건이 회자되는 요즘,

꼭 한번은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단 릴리와 그녀의 엄마가 당한 신체폭력 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언사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로 강요되는 많은 것들.

 

어쩌면 불편한 주제이지만

부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를 관통하는 주제이기에

나를 둘러싼 관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끝이야"

라는 제목은

당연히 릴리와 라일이 나눈 대화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정 폭력을 직접적으로 당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내내 방관자로 지켜보며 자란 릴리에게 

든든한 인생의 동반자로 나타났던 라일과의 대화말입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대화의 대상은 틀렸습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우리가 끝이야"라는 제목은

정말 용기있고 위대한 한마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상황에서 릴리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나를 아프게 한 과거는 이미 흘러갔고,

아직도 무척 사랑하는 내 남자는

이토록 나를 사랑하고 있는데.

과연 지금 이 행복을 내 손으로 깨트릴 수 있을까요.

 

어쩌면 릴리의 결정은 그녀를 위한 결정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게 된 또 하나의 존재, 딸을 위한 것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릴리 혼자였다면

그 결정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또는 아주 뒤늦게 이루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릴리가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

사랑한다는 한마디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감내하며 살았을지..

 

왜 항상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사랑하니까.. 

라는 이유로 얼마나 하지 않아도 될

희생을 감수하는 이들이 많은지..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의 플롯을 따르고 있었지만

읽다보니 유년 시절에 겪었던 끔찍한 기억에도

비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나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고 만

한 여성의 성장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녀 혼자서 그런 성장을 이루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성장에는 아틀라스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은 없었지만

올바른 부부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란 릴리에게 

아틀라스는 그 공백을 메꿔주었던 존재였을 겁니다.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방향을 잃고 흔들릴 때 옆에서 붙잡아주는,

릴리 자신을 곧이 곧대로 받아주는 사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이렇게 진지하고 솔직해야한다는 것을

아틀라스와의 관계를 통해 릴리는 배웠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노숙인이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단순한 릴리의 방황기였을까? 싶었지만,

아틀라스 역시 성인과 미성년의 경계에 있었기에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였을 뿐이었고, 

아틀라스 역시 피해자 였을 뿐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도 나의 선입견에 대한 반성이 일었습니다.

아틀라스라는 사람의 외면이 아니라, 

그 내면을 봐주었던 릴리를 보면서 부끄러웠습니다.  

 

노숙인 꼬맹이였던 아틀라스가 

보스턴에 번듯한 레스토랑을 가지고,

인테리어로서 큰 나무를 중앙에 놓았던 것을 읽고

릴리와 아틀라스의 예전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어렸던 릴리뿐만 아니라

아틀라스 역시 둘의 대화에 큰 위로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릴리가 아틀라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버틴 만큼,

아틀라스 역시 그랬을 겁니다.

 

"저기 나무 보여?"

나무 가운데 유독 키가 큰 오크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저 나무는 스스로 자랐어."

"대부분의 식물들은 잘 자라려면 보살핌을 많이 받아야 해.

하지만 저 나무처럼 다른 누가 아닌

자신에게만 의지해서 잘 자라는 강인한 식물도 있어."

 

각자의 인생에 닥친 힘든 상황에도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제 인생의 키를 놓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성장해 단단해진 두 사람, 

 

그리하여,

이제 서로를 만나게 될 준비가 된 두 사람.

 

인생의 힘든 시기를 잘 견뎌온

그들의 앞날이 항상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릴리, 이제 그만 헤엄쳐도 돼. 

우린 드디어 해안에 도착했어."

 

본 서평은 '위즈덤 하우스'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우리가 끝이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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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재주는 여자. 

내가 가진 매력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인생은 나름 즐겁다고 생각했다."

 

삶의 의미, 보람, 열정, 꿈.

남주 전세계의 인생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이 23세의 잘생기고 매력적인,

인생이 재미없는 남자에게

여자와의 연애는 생계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런 전세계가 제안받은 혹할만한 제안.

 

"계약일로부터 100일.

다만 갑이 계약 종료 이전 사망할 경우 계약은 

종료되며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는다."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 3억을 지불하며,

10일 기준으로 300만원씩 추가지급."

 

신문에 "남자친구 구함" 공고를 낸 여주 은제이에게 

전달받은 구체적인 계약서의 내용은

연애를 비지니스로 삼아 살아가는 남주 전세계로 하여금

큰 고민 없이 서명을 하게 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모르고.

 

"'갑'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계약은 종료된다."

 

그렇게 시작된 100일간의 계약연애.

전세계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호언장담하며

여느 때 처럼 이 비지니스에 최선을 다하리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죽는 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게 참 안타까워."

 

튼튼한 심장 빼고는 다 가진 여자 은제이.

그 하나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녀는,

죽기 전에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할 남자친구를 구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느끼고, 나누고자 필사적입니다.

 

큰 돈을 대가로 받게 된 전세계의 마음의 준비가 무색할 만큼,

 은제이의 버킷리스트는 매우 '작은 일' 입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내는 일.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일. 

 

그 일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은 물에 빠진 각설탕이라고 생각해."

각설탕이라는 인생의 단맛이 녹아 없어지기 전에,

우리는 단물을 모아야한다고. 벌이나 나비처럼.

 

인생의 마지막에 선 그녀는

마지막까지 달콤함만을 남기고,

그 달콤한 기억만을 가져가고자

하루하루를 전세계와 알차게 채워나갑니다.

 

그런 그녀의 엉뚱하지만 따뜻한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해치워 나가면서

전세계는 점차 은제이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었던 죽음과,

그로인해 더욱 선명해지는 삶에 대한 애착.

 

전세계는 이제 은제이에게서 받았던 

계약금 3억원을 돌려주고만 싶어집니다.


제목부터 이미 가슴아픈 사랑이

예상되었던 책이었습니다.

한바탕 눈물을 흘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신청한 서평이었는데요.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 20대 초반의 두 젊은 주인공들은 

그때의 젊음 특유의 어리석음과, 유쾌함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대화해냅니다.

 

이미 끝이 정해진 인생,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여주는 

생각보다 담담했고,

그런 여주의 계약 남자친구 역할을 하는 남주는 

무심하리만큼

그녀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에 올리고, 놀립니다.

 

뾰루지가 난 얼굴때문에 난리 법석을 떠는 제이에게

세계는 곧 죽으면 썩어질 얼굴에 뭘 그렇게 유난을 떠냐는 식.

 

다가오는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가볍게 입에 올리면서도

그 죽음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는 두사람의 모습이

애틋하기도 하고, 또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그 둘의 만남이 거듭되면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고했던 제이가

훗날을 기대하며 약속하게 되고,

 

되는대로 살아왔던 세계가 

경솔하게 자신을 팔아왔던 과거를 반성하게 되는 것은,

 

 둘이 살았던, 서로 달랐던 세계가

점점 서로의 색으로 물드는 과정으로 보였고, 

 

그들의 투박하고 사차원적인 대화 사이에는

어느새 애정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기까지

죽음과 삶, 인생에 대한

전세계와 은제이의 대사들, 지문들이

가슴을 울리는 대목들이 많아서

읽다가 잠시 멈추고 생각하기도 했고, 

마지막에는 역시나 눈물도 살짝 났습니다.

 

시한부 여주와 그를 지켜보는 남주..

이미 끝이 정해져 있었던 것을 알지만,

안 울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두 사람이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이별을 맞이하다니.

 

그래도, 작가님이 마지막에 숨겨두신 

작은 반전(!)때문에 

후련한 마음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내 패딩 돌려주는 걸 제일 먼저 적어야겠다.
죽을 거면 돌려주고 죽어."

"미안하지만 그건 이루어지지 않아. 
 역시 겨울엔 추우니까 패딩을 수의로 입을래."

 "화장터에 들어가면 더워. 패딩 필요 없을걸."

"그건그래. 우히히히."

 

전세계, 은제이.

책 어느 내용을 펴봐도 사랑스러운 두 청춘들.

종종 그들을 만나러 이 책을 펴들 것같습니다.^^

 

※ 본 서평은 '팩토리나인'이
로사사에서 진행한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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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 밀당 요물, 밀당 요괴
권지혁!


성진건설의 상무이자 재벌2세, 권지혁.
지금까지 모든 것은
집안 빵빵, 잘난 외모의 그의 뜻대로 흘러갔습니다.
마음을 주지 않고, 먼저 반하는 일 없이!
적당한 밀당으로 상대방을 애타게 하면
일도 사랑도 어려울 것이 없었죠.

그러던 그에게,
그 자신만만했던 생각을
뒤집어 버리는 날이 오게 됩니다.
업무차 방문한 성진건설 소유의 웨딩홀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새아를 마주치고
한눈에 반하고 만 것이죠.


"그래도 만나볼래요? 연애만 해요 우리."
"......왜요?"
"반해서, 예뻐서."

무작정 들이댔고 이 여자도 싫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이번 연애는 조금 틀릴 것 같은데..
아니 이게 뭐야,
뜬금포 정략결혼???
그것도 일년만에 만난 소꿉동생이랑??
플래너는 누구라고?
...세련아, 꼭 그녀여야만 했어야만 했냐!!


 

밀당이 뭐죠?
호구 예스걸 이새아!


헤어진 전남친의 결혼 웨딩플래너가 되어
지각한 신부 대역까지 서준 호구!
연애에서는 밀고 당기기는 커녕
끌려만 가다가 팽 당하기 일쑤,
그러나 일에서만은 프로페셔널한 여자, 이새아.

100으로 시작해 0으로 끝나는 연애가 아닌,
80으로 시작해 쭉 80으로 가는
결혼이 하고 싶어진 그녀에게
직진으로 다가오는 벤츠남, 권지혁!
그는 과연 사랑에 지쳐버린
새아의 짝이 될 수 있을지!

"좀 더 좋은 놈 돼 볼게요. 지금보다."
"난 앞으로 좋아질 놈 말고
이미 좋은 놈 만나고 싶어요."

"나는 새아 씨를 이미....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 남자라면, 괜찮지 않을까?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끌리는데, 가슴이 떨리는데!
한번 더 마음을 열어도 되지 않을....까??
여러분, 나 연애해요~~~ 아항항♡
거기에 유명 여배우
전세련의 웨딩까지 맡게되다니,

이새아 인생 꽃피나봐!
아니 근데 권지혁씨,
당신이 왜 전세련씨랑 같이 들어와요??

 


 

내 나이 삼십 대 중반,
이제는 결혼하고 싶다,
한국에서 한국여자랑..

조예찬!


사촌 동생의 결혼식에서
웨딩촬영을 해주기 위해 한국에 돌아온 예찬은
사촌 동생(새아의 전 남친의 신부!)
대역을 서준 새아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립니다.
신부대신 플래시를 연신 터트리게 했던 그녀.
바로 그녀를 찾아갔지만,
조금 늦은 것 같은 느낌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댁 부모님은 해외살고,
한국에 집도 있어, 차있고,

스윗하고 훈남에 감성천재에..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


열심히 재보는 새아,
그런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싶은 예찬!
근데 자꾸만,
권지혁이라는 남자보다 0.1센치씩 늦는거같다.
그녀와의 타이밍, 한번이라도 맞을 수 있을까?


첫 사건부터 전남친의 결혼식으로 대환장파티가 시작되는 이 작품.
오랜만에 무거움과 진지함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작가님이 드라마 작가 출신이셔서 그런지,
확실히 장면이나 사건의 묘사가
K-드라마 좀 본 저에게는 익숙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 실장님이나 상무님 나오고,
우당탕탕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 그런...
일일 드라마의 내용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장면도, 사건 사고도
어처구니 없고 현실에서는 100% 불가능하지만..
K- 드라마월드에서는
충분히 일어나고도 남을 사건들의 연속이었습니다.

- 아수라장이 된 결혼식장이 물바다가 된다던가,
- 결혼식장에서 혼주가 술을 마시고 잠들었는데
그 위에 눈 메이크업을 한다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 주변 서브 커플들의 연애사로 곁들이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누가 그 앞에 있는지 보여주지 않고 끝내는 챕터는
더더욱 드라마 보는 느낌이 들게했습니다 ㅋㅋ

 

예전 인터넷 소설 이후로 오랜만에
요상한(비련느 시련느..?? 나레기 쓰레기??) 용어에,
괴성(으아아아아, 눼에에에??)이
난무하는 작품을 봐서인지,
처음에는 거북함이 들어서 완독할 수 있을까..
읽덮 위기가 왔었습니다. ㅎㅎ
취향탑니다 키워드는 여기, 이 지점입니다!
약간의 항마력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걸 이겨내지 못하면 이 책의 끝장을 볼수 없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첫권 후반쯤부터는 그런(!) 묘사와 사건사고 보다는
타인의 결혼을 바라보며
주인공들 각자 결혼에 대해
자신이 가진 가치관을
조금씩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생기고,
그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그쯤 부터는
아, 내가 알고 있는 로설이구나.
하며 안도하며 읽어내렸습니다.

가벼웠던 지혁의 새아에 대한 마음이
점점 진심이 되어가면서
밀당은 커녕 감정적 을이 되어가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밀당은 역시 진심이 되면 소용 없는거겠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추기도 바쁜데
밀고 당기기를 잴 시간이 있을까요? ^^

지혁은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밀당의 요정, 밀당의 요물, 밀당의 요괴에서
이제 새아 앞에서는 그냥 좋아 죽는,
밀면 밀리고 당기면 딸려오는
을이 될 지언정 새아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새아도 지혁과의 관계에서
결혼 할 거 아니면 이별!
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웃고 사랑하면서
결혼이 삶의 목표가 아니고,
그와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흐뭇했습니다.

결혼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그 안정감을 주는 것은
함께하는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2권이 완결인 줄 알았는데
아직 완결까지 출간되지 않아서 아쉽네요.

시리즈 연재는 완결이 났으니
이 대환장 파티의 연속인
우여곡절 커플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한 분들은
그곳으로 가보셔야 할 듯 합니다 ㅠㅠ

일일 드라마 전개를 보는 것 만큼
사건의 해결이 큰 고구마 없이
속전속결로 이루어지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면면도
딱 K-드라마에서 정형화된 인물들이라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약간의 항마력만 구비할 수 있다면 말이죠.


※ 본 서평은 'RHK출판사'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밀당의 요정 전 2권>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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