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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아벨(나이추정불가)

어둠의 주인. 반지에 봉인된 악마.


- 여주 : 윤채윤(28살)

반지에서 악마를 불러낸 여자.


여주 채윤이 퇴근길에 괴한의 습격을 받고 

기절했다 깨어난 곳은 오래된 창고.

자신을 포함한 여섯명의 여자들이 창살에 갇혀 있었고,

막 자신을 제외한 마지막 여자까지 

살인마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자신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채윤은 자신이 끼고있던,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주신 반지를 만지며

제발 누구든 자신을 살려달라고 간절히 소원을 빕니다.

그녀의 소원과, 피가 반지에 닿는 순간,

달걀이 썩는 듯한 유황냄새와 함께

어떤 존재가 나타납니다.

 

“솔로몬, 나의 왕이여. 명을 내리소서.”

“전 솔로몬이 아닌데요.”

“솔로몬이 아닌데 첫 사냥의 제물까지 받았다라.”

“…제가 솔로몬인 것 같네요.”

“잘 생각했어요.”

 

채윤을 위협하던 존재들을 손쉽게 죽이고,

그들의 머리를 제물이라고 채윤의 발치에 던져줌으로 

채윤의 기도에 응답한 어떤 존재.

그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렇게 채윤에게 소환된 존재는 

아벨, 또는 벨페골이라 불리웠던,

과거 솔로몬과의 내기를 즐겨 했던

게으름과 나태의 악마였습니다. 

지독하게 게으르고 나태해 어떠한 물욕도, 

심지어는 성욕도 없는 악마.

 

지금껏 채윤은 

가족을 잡아먹고 자기만 살아난..

불길한 계집애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만큼,

그것이 사실인 양 

그녀의 주변에 누구도 깊게 들이지 않은 채 살아왔습니다.

 

그런 채윤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해준 단 한 존재.

이 다정한 악마를 불러낸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채윤은 아벨과 계약을 맺습니다.

 

그런 악마는 자신을 불러내어 살려달라는 것 말고는 

어떤 욕심도 채우지 않는 채윤에게

관심과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저 말에, 저 표정에, 저 마음에

단 한 톨의 어둠만 보였어도 그는 흥미를 잃고

여자의 몸을 찢어 버릴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세상은 재미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오래도록 잠이 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악마와 계약을 맺게 된 채윤.

교묘한 악마의 술수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아니면,

그녀가 원하는 진정한 구원을

이 다정한 악마에게서 구할 수 있게 될까요?

 


역시나 춈춈님!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였습니다.

 

무려 2016년 작인데다 

리디북스 신인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보다는 투박하기도 하고,

씬 또한 좀더 날것의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작중에서 언급된 미드 "수퍼 내추럴" 시리즈를

엄청 재밌게 본 저로서는 이 작품은 취저가 아닐 수 없었네요.

 

수퍼 내추럴의 악마의 모습이 많이 차용되어

오히려 장면장면이 미드처럼 눈에 그려지는 느낌이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페이지 줄어드는게 아쉬울만큼 아껴봤습니다.

 

악마 아벨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름의 악마들, 몽마, 시프 등등 

초월적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채윤을 지키고, 

연약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지키려하는 채윤은 그들로 하여금

기특(!)한 마음이 들게까지 합니다.

 

역시나, 연약하지만 저보다 강한 존재를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는 춈춈님 표 사랑스러운 여주였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좀더 과거의 아벨과 솔로몬에 대한 서사도 궁금했는데 

스쳐가듯 지나갔던 것.

(솔로몬도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거기에, 각각의 악마들이 이익에 따라서

이합집산하는 모습들이 단순 문장으로 나열된 것..

(악마들은 맡고있는 죄악이 있는만큼 캐릭터가 분명하니

더 재밌는 스토리가 될수 있을거같은데..)

 

한 권에 담기에는 조금 아쉬웠던 스토리이지 않았을까..싶었습니다.

한 3권짜리로 길~~게 내주셔도 좋았을것 같습니다.

 

수퍼내추럴의 춈춈님 버전!

한권짜리라 정말 아쉽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덧.

 이 초월적 존재 중

몽마는 블랙이라는 이름을 채윤에게서 얻게되는 ,

개의 형태를 한 악마로 표현되는데요.

최근 작가님의 작품인 "도버맨"에서도

도베르만 세마리(파랑, 노랑, 분홍)가 나오는데

작가님은 아무래도 댕댕이파이신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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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아슈르 

아르지헤움에 새로 온 사제. 타고난 신성력이 강해서 기도 효험도 어마어마하고, 끝내주게 잘생겼다.

모종의 이유로 순결 맹세를 했다.

 

- 여주 :  헤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한 재봉사 아가씨. 재능은 있지만 번번히 다른 사람에 의해서 좌절되는 꿈 때문에 괴롭다.

그럼에도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는 당차게 미래를 꿈꾸는 야무진 성격이다.


"흐으윽, 추워, 도와줘, 추워......"

"코가 너무 차가워, 나 좀 도와줘."

 

이 이야기의 시작은 위의 불쌍한 말에 귀를 기울인

여주 헤더의 동정심으로 시작됩니다.

아니,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만든

출품 드레스를 갈기갈기 찢겨버린 날,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게 한

그녀의 불행이 그 시작이었을까요.

갑자기 나타난 손바닥만한 핑크 코끼리의 등장에 

어떤 위화감도 느끼지 못했으니까 말이죠.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코 가리개는 처음이야."



코 쓱-

오늘 하루는 엿같았지만 그래도 좋은 일 하나는 하는구나.

나름의 위안을 가지고 돌아서는 헤더에게 

난데 없는 축복이 떨어집니다.



"보답으로 대륙 최고의 미남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해 줄게."


응??

이런 축복,

원하지도 빌지도 않았는데...??

나는 사랑의 신이니까!

신의 축복은 이렇게나 뜬금없이 헤더에게 내려집니다!


신이 지목한 대륙 최고의 미남은 

아슈르라는 젊은 사제였습니다.

그것도 순결맹세를 한.



요 이기적인 신은 자신의 축복성공률을 위해

신의 힘을 사용하여

상황을 조작해(!) 헤더를 아슈르에게 갖다 붙입니다.

둘이 뜨거운 사랑을 나눌때까지!



아슈르 역시 뜬금없이 나타난 헤더의

물리적, 정신적 육탄공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던 부동심이

자꾸만 헤더앞에서는 흐늘흐늘해지고 맙니다.

자신이 구축해놓은 견고한 세상이 

그녀를 만난 뒤로 성욕으로 점철되어 엉망진창이 되어갑니다.


결국 헤더는 반복되는 핑크코끼리, 포링의 농간에 

두손 두발 다 들고,

더이상의 파렴치한이 되기 전에

아슈르의 침실로 숨어듭니다.

 

"저한테 딱 열 번만 박았다가 빼요. 

그러면 다음 부터는 사제님 절대로 안 건들게요."

"저를 더럽힌 오늘을 기억하고, 하아...... 평생 자책하세요."

 

헤더와 아슈르, 

포링이 원하는 대로 하룻밤을 보냈으니,

사랑의 신인 포링의 저주같은 축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제와 재봉사.

어울릴 수 없는 조합에

금욕과 성욕.

철저히 대비되는 욕구가 맞붙는 이 작품은

전혀 그 두 주인공의 번뇌에는 아랑곳않고

둘의 번뇌의 원흉인 포링처럼

분위기가 시종일관 밝게 진행됩니다.

 

동정 연하남,

그것도 순결맹세를 한 사제가 

본능에 무력하게 굴복하며 

배덕감에 눈물을 흘리는 씬에서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뻔뻔한 포링의 등장과,

헤더의 인류애적인(아직까지는!) 희생

등등을 생각하며 보자니 

이토록 웃길 수 있구나...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안돼돼돼.. 하면서 우는 동정 연하남이라니.

내맘 속의 S를 건드리... 흠흠...)

 

"좋아......

나는 털이 없고 색이 예쁜 드래곤과 혈투를 벌이러가는 거야.

쉽지 않은 싸움이겠지만 

한 번 승리한 전적이 있으니 겁낼 것은 없어."

 

그런 작품의 분위기에는 여주 헤더가

큰 역할을 합니다!

 

어쩌다 걸린 저주같은 축복에도 

큰 삽질없이 깔끔하게 수용할 건 수용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사이다 같은 여주였기에,

게다가 용어 사용(!)부터, 침대에서의 당당한 행동이

동정남 아슈르를 축복의 길로 잘..

인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ㅋㅋㅋ

 

핑크코끼리와 헤더의 티키타카,

헤더와 아슈르의 티키타카도 너무 좋습니다!

 

그래도 나름 대들다가도 꿈틀하면

나름 신이라고 해코지 할까봐 탈룰라급 태세전환도,

축복의 해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헤더와 아슈르의 서로의 취향에 대한

솔직한 대화도 

이 작품의 재미에 한몫합니다.

 

아쉬운 건...

헤더와 아슈르의 뒷얘기를 더 보고 싶은거랄까요??

이대로 끝난 결말도 

충분히 미래를 예상할 수 있지만,

좀 더 그들의 후일담을 엿보고 싶네요.

포링과의 악연은 정말 끝인지..(!)

헤더와 아슈르는 포링의 축복대로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을지!

 

이상, 

선의는 아무에게나 베푸는 게 아니다(!)

 그래도..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까칠한 동정연하남은 옳다(??)

의 교훈을 얻었던 "덮치고 싶지 않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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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심은준.

공식 공채 기간도 아니었으나 입사해 회사 사람들의 관심을 끈 화제의 신입사원이자 우성 알파. 화사한 웃음 뒤에는 유희를 향한 엉큼한 속내가 도사리고 있다.


- 여주 : 우유희.

성인이 된 후 오메가로 발현한 특이 케이스. 눈을 뜨니 회사 후배와 알몸으로 침대에 퍼질러 있는 현 상황이 매우 당황스럽다.


알파, 오메가 그리고 베타가 공존하는 현대.

"알파도 아닌 베타, 여자"

면서도 뛰어난 능력으로

항상 남들보다 앞서 있던 여주 우유희에게는

늘 질시와 비난의 시선이 따릅니다.

심지어 유희는 자신의 큰 가슴 때문에

창피를 당한 기억으로

자신의 몸을 항상 가리고자 단정한 옷만을 고집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야한 속옷을 입고

거울에 비춰보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것. 

자신에게 수치감을 느끼게 한 자신의 신체를

은밀하게 내보임으로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죠.

 

그렇게 자신을 가리고,

은밀한 취미로 욕구를 해소하고,

남에게 선을 그으며 자신의 자존감을 지켜 나가며 살아가던 중,

유희가 근무하는 회사의 같은 팀에

신입사원 하나가 들어오게 됩니다.

심유준.

그는 오너 일가의 아들로, 우성 알파였습니다. 

이미 사람들의 위에 군림하는 것이 확실시 된,

 유희와는 사는 세계가 달라도 너무 다른 그가

유희의 부사수로 지정 되었을 때,

유희는 난감해지고 맙니다.

상사보다도 어려운 후배였으니까요.  

 

그렇게 어려운 후배님을 모시고(!) 회사생활을 하게 된 유희는

자꾸만 이상하지만 청량한 향이 맡아지고,

두통을 달고 사는 나날이 늘게 됩니다.

 

그러던 차 우연히 유희는 핸드폰에 저장된

그녀의 은밀한 취미를 은준에게 들키게 되고, 

유희는 크게 불안해하며 도망가던 중

오메가로서 완전히 발현을 하게 됩니다. 

오메가의 발정기인 첫 히트를

아무런 준비없이 맞게 된 유희를

은준은 그대로 감싸안고 호텔로 향하게 됩니다.

 

그 뒤로 둘은 유희가 주기적으로 맞게 되는 발정기,

히트의 해소를 위한 파트너가 되기로 합니다.

 

과연 둘은 파트너만으로 남게 될지...!!


 

알파와 오메가가 등장하면 이정도는 해줘야한다!

라고 작가님이 생각하셨나 싶을정도로,

알오물 답게(!) 씬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작품입니다.

너무 많은 씬에...

나중에는 오히려 담백한 눈으로 보게되었지만, 

나름 작가님께서 표현을 달리 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셨던 게 보입니다.

 

듣도보도 못한 관광지 분수 묘사!! 

등등...

 

읽으면서 지금 내가 무슨 표현을 보는거지?

싶은 참신한 표현들이 왕왕 보여서 

이 작가님의 전작들이 궁금해질 지경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인간에게 발정기라는 용어가 적용되었으니,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는 것은 알았지만

정말 둘은 해도해도 너무 해댑니다.ㅋㅋㅋ

 

심지어는 이 작품에서의 최대 갈등도 씬 중에 해소합니다.

아니 이게 이렇게 간단해? 하고 의아했지만 

이미 여주는 남주의 페로몬에 샤워당한 몸이라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없었나봅니다. 

그래 너희들이 좋다는데, 나는 베타니까 잘 몰라.. 

 

남주의 계략남적인 면모도 그냥저냥 씬에 휩쓸려

후루룩 지나가 버려서 좀 아쉬웠네요.

작가님이 맛깔난 음식에 MSG만 너무 넣으신 느낌.. 

 

초반에 여주는 매우 훌륭하고 똑똑한, 재원이었지만, 

오메가로 발현하면서 여주가 바보가 된거같다는 리뷰도 있는데요.

그건 본능만을 갈구하게 된 뒤로

제대로 된 대사를 거의 하지 못해서 인 듯 합니다. 

그래도 회사일을 계속 해내긴 합니다.

야근도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댓말 더티토크 참 좋아하는데, 

이 작품 남주의 존댓말 더티토크할 때마다

조용히하고 집중해!

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네요 ㅋㅋㅋ


그래도 제목에 매우 충실했던

페로몬 샤워!

 

한쌍의 짐승이 되어버린

알파와 오메가를 보고 싶다!

씬 중심의 작품을 보고싶다!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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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서정후

태강 그룹의 부사장. 혼외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을 이끌어나간다. 그에게 있어서 정략결혼은 미래를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다. 완벽주의 성향.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 여주 : 민지안
세경기업 가의 딸로 태어나 태강 그룹의 자제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밝고 조화로운 성격. 서정후를 오랫동안 짝사랑 해왔다.
정후와의 결혼생활을 잡음 없이 해나가려고 노력한다.

- 출처 : 리디북스


- 그남자, 서정후

"나쁘지 않은 결혼,
괜찮은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그가 바랐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정후로서는 사생아로 태어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정략 결혼은 당연한 것 이었습니다.
그 상대인 지안이 했던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사업 파트너 같은 제안은
더할 나위 없는,
자신에게 맞춤형 결혼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7년간 자신의 옆에서
여러가지 부침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잘 버텨주면서
묵묵히 아내로서, 재벌가의 며느리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지안은
그에게 매우 만족스러운 인생의 파트너였습니다.

그렇게 그남자, 서정후에게
지안은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자신의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그런 당연한 존재였습니다.

"버텨."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변하는 건 없어."


언젠가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아
이 태강그룹의 정점에 서게되는 순간까지,
그때가 되면.
그때야말로
그의 손을 잡아주고,
인생의 파트너로서 함께 세월을 보낸
지안에게 보상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안은 이미 그 길다면 긴 세월을 감내하며
겉과 속이 만신창이가 되어갔는데,
그는 지안의 상처를 돌아보기에는
그에게 지워진 짐이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나중에, 나중에...
지안과의 관계는
그에게 자투리 업무같은 존재입니다.


- 그여자, 민지안

"아무리 조건에 맞춰 시작한
결혼생활이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그냥 막연히,
사랑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7년전, 맞선자리에서
짝사랑하는 남주, 정후를 잡기 위해
호기롭게 당신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당신의 일에 더 신경쓰라고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혹은 자신의 짝사랑을 과신해서!)
정후에게 더욱 훨훨 날 수 있도록
서포트 하겠노라 다짐하며,
날개를 달아준건
어리고 세상물정을 모르던 지안이었습니다.

 

"어쩌면 문제는 그가 아니라
매번 기대하고 실망하는
제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지안도 이렇게 자신감에 가득 차 시작한
정후와의 실전 결혼 생활이 당황스러웠을겁니다.
정후는 지안의 막연한 바램과는 달리
7년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독백과도 같은 지문에
그녀의 당황이 묻어납니다.

거기에,
결혼생활 7년간 최악으로 치달아 버린
지안의 주변 상황은
그녀에게 숨조차 크게 내쉴 수 없이
조용히 숨죽여 살게 합니다.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 지안을
시가에서 곱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온갖 시모의 막말과 행동으로 인해,
정후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안은 점점 지쳐만 갑니다.

그런 지안의 숨막히고 위태로운 상황은
견고하고도 자신만만했던
그녀의 짝사랑마저도 흔들어 버립니다.

그녀는 이제,
그와의 결혼생활을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후회남이라는 키워드.
제가 정말 너무 좋아하는 키워드입니다!

저는 남주의 후회업보가 쌓일수록,
이후에 그 자신이 쌓아놓은 업보
(흔히들 고구마 구간이라고 하는)를
어떻게 청산해낼지,

여주(또는 독자)에게 용서받을 수 있도록
설득력있게 치열한 반성을 통해
여주를 위한 남주로 거듭나는 그 장면을
기대하면서 읽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봤는데요.

솔직히 남주가 엄청나게 잘못했다..
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남주의 후회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남주의 무심함이 과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억지로 한 정략혼도 아니었고

여주 지안이 결혼 초에 그의 바쁜 일상을,
우선순위에서 그녀를 뒤로 하는 것을
불만 없이 지지해주는 모습 때문에
남주는 정말 안심하고
그녀의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건 아닌지..

이렇게 남주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순간,
이건 후회물이라기 보다는
쌍방과실로 보여지게 되어
절절함이 덜해져버렸습니다.

 

남주 정후가 후회하는 과정은 정말 절절하지만,

그게 이상하게 와닿지 않은 작품은 또 첨이네요.


웃긴 얘기지만...

이 작품은 저에게

결혼시차가 아니라,

결혼시대차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남주 정후의 행동에서 

왜 80,90년대 산업역군이었던 

우리 아부지의 모습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우선이고 

회사가, 나라가 잘살아야

우리가 잘산다는 생각아래

야근도 주말도 반납하고 살아온,

일이란 일은 다 끌어안고 살던 아버지.

일을 자신이 끌어안고 있어야만

그것이 능력처럼 보였던 때가 있었죠.

 

가정에서의 일은 엄마에게 모두 맡긴 채,

바깥 일에 엄마가 한소리하면

"어디 여자가! 남자 바깥일에 입을 대!" 

하던 시절.

 

우리 아부지가 요즘 시대에 살았더라면

정후같이 이혼당하기 딱 좋을,

그런 남자였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시절 지나고도

(물론 커가는 중간중간, 아빠의 부재는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거 보면 

(물론 엄마가 감내해야할 몫이 컸지만.)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ㅋ

 

나중에 지안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을 다 쳐내고 꼭 필요한 업무만 자신이 보고

이메일로 업무지시를 내리고..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에서는

다시 요즘 시대의 업무 스타일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할 수 있으면서 안한 건 정후가 좀 나빴죠.

진작에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외전은 솔직히..

왜 있는지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여유없이 바쁘게만 살던 정후가

지안을 외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게 되었다..

뭐 그런걸 보여주려고 했던건지.

 

논외로 여행가서 오로라는 정말 보고싶어지네요! 

 

후회남 키워드를 기대한

제게는 조금은 부족한,

쌍방과실로맨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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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장운.

사화로 인해 누명을 쓰고 노비가 된 남자.

도망쳐서 다시 비상하고 싶지만, 여은에 대한 애정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갈등한다.

입은 험하지만 사실은 다정남. 여은을 놀리고, 그녀가 펄펄 뛰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 여주 : 여은

가족을 잃고 하루아침에 과부가 됐다.

어린 여종인 깨금이와 노비 장운에게 의지해 열심히 살아가지만,

집안의 유일한 사내인 장운이가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의지가 되기도 해서 마음이 복잡하다.

-리디북스 발췌


엎친데 덮친격.

이럭저럭 잘 살고 있던 여은에게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송사에 휘말린 서방님이

매를 맞아 죽은 것을 시작으로 가세가 기울어

있는 재산들을 팔아 연명하기를 여러해.

시부모마저도 객사하여 시체도 찾지 못하고

여은은 그대로 과부에 홀몸이 되고맙니다.

 

여인네 혼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가진 전답과 가노들을 팔아 연명하는 와중에

도망 노비로 매를 맞아 다 죽어가던

장운만이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여은의 곁에 남아있게 됩니다.

 

"같이 있으면 무섭고,

그렇다고 내버려 두면 도망갈까 무섭고."

 

눈이 먼 어린 여종 깨금이와 여은을 제외하고는 

이 집안의 유일한 쓸모있는 일손.

장운은 노비지만 이 집에서 가장 대우받는 존재가 됩니다.

여은은 몸을 추스르고 건장해진 장운이

못내 무섭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망이라도 갈까 무섭습니다.

장운이 도망가면 전답은 누가 일구나!

 

마님, 여은은 그저 도망가지 말라고 

장운에게 백숙도 해주고

반상의 법도도 없이 대거리하는 장운을 

어찌하지 못하고 티격태격 살아갑니다.


"원하는 게 백숙이 아니고, 떡도 아니었다.

좋은 옷과 따스한 잠자리도 아니었다.

그저 여은, 그녀 하나만 품을 수 있다면."

 

여은의 속내와는 다르게,

마님을 가슴 속에 품은 장운은

백숙이나 해주고 떡이나 주는 마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사내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어찌 이리 사내 마음도 몰라주나.

 

"철이 든 건지, 안 든 건지.

이놈의 마님을 대체 어찌할꼬."

 

애초에 노비 출신이 아니라

사화에 휘말려 관노가 되어버린 장운이었기에,

이대로 노비로 삶을 끝내기에는 억울하기만 합니다.

야밤을 틈타 대문을 나서기만 하면 될일,

그 쉬운 일을 장운이는 마님때문에 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근데 이 마님은 

나를 무슨 일이나 죽어라 하는

말이나 소쯤으로 여기니,

 

장운의 시름은 오늘도 깊어만 갑니다.


"내, 내가 어찌해야 하니?

밥에다 산삼이라도 갈아 넣을까?"

 

"어이구, 이 답답한 양반아. 사내가 어찌 밥만으로 사오. 

주둥이에 밥 말고 다른 것도 넣어 줘야 할 거 아니오."

 

산삼보다 좋은 그 무엇.

결국 장운의 주둥이에 들어간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마님은 장운이에게 왜 백숙을 해주었나?"

류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내용 전개도 어렵지 않고

큰 갈등이 있지도 않은,

장운과 여은의 귀여운 티키타카가 

예전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동백꽃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순수한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밀어붙인 장운으로 인해

둘의 관계가 변하고

정분이 쌓여가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지켜보다 보면

조금씩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곳곳에 널려있던 위화감어린 단서들이

하나로 꿰어지는 순간이 오면서,

아,

장운이 정말 여은을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인생에 꽃길은 여은이 걷고,

저는 그 앞에서 꽃을 뿌리면 가리라."

 

모든 것을 감수해내는 장운의 사랑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면서

여운이 조금 길게 남았습니다.

 

외전의 후일담까지도 행복하지만

먹먹해지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여은은 장운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장운이 바라는 단 한가지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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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정윤교

폭력 조직, 우성의 거물이자 암묵적으로 내정된 후계자.
용의주도하고 철두철미하여 앞길에 방해가 된다면 가차 없이 제거하고 만다. 가치 없다 여겨지는 것에는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 않는다.


- 여주 : 최주미

우성 대주주의 외동딸.
넘쳐나는 돈, 권력 있는 집안. 겉으로는 모든 게 완벽해보이지만 늘 외로움 속에 산다.
뜻하지 않은 일 한번에 고요했던 인생에 파장이 인다. 비바람 그칠 일 없지만 속은 묵직하다.

- 출처 리디북스



제가 재탕, 삼탕, N탕하는 영화 중에는
신세계가 있는데요.
무조건 TV에서 방영하면 시청합니다.

영화 한편에 각 등장인물들의 입장 차와
감정을 잘 읽어낼 수 있는 장치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어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권력다툼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그 모든 것들을 제대로 봉합하는 시원한 전개로
다 보고 나면
항상 마음이 개운해지면서도
각각 다른 지점에서 상념이 들게 합니다.

"절대역"도 제게는 그런 작품입니다.
재탕, 삼탕, N탕하게 되면
영화 '신세계'처럼
그날그날 와닿는 면이 다르더라구요.

여담으로,
신세계가 이자성(이정재)과
그 임신한 와이프의 관계에 치중한 이야기였다면
절대역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절대역에서 배경으로 스쳐지나가는 권력다툼들이
신세계처럼 비정하고 잔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합니다. ^^


사실상 폭력조직인 우성을 세운 사람 중 하나인
윤교의 아버지는 회장 대신 칼을 맞고 죽었습니다.
그 후로 회장이 그를 대신하여 윤교의 뒤를 봐주며
윤교의 능력(재능?)을 알아보고
후계자로 잠정 내정했고,
윤교는 우성의 실세로 자리잡게 됩니다.

평생을 우성에 몸담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 세계에서 살아온 그는,
사랑같은 말랑말랑한 감정따위는 알지 못하고
그런 감정으로 약점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다 여깁니다.

자신이 존경하던 회장이
한 여자를 사랑하여
회장답지 않은 관대함을 보이는것 역시
한심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 한심함과
우성의 대주주인 최주미 아버지의 권력욕으로 인해
나가게 된 선자리에서 만난
최주미와의 만남으로
그의 무료하고 재미없는 세계에
재미있는 것이 하나 생기게 됩니다.

"자꾸만 이 작고 여린 것이 멋대로,
감히 허락도 없이
그의 머릿속으로 기어들어 오고,

버릇없이 난장을 핀다.
죽여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한다."

우성의 대주주이면서도 더 갖고 싶고,
계속 갖고 싶어하는 아버지,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은 좋지만
조폭의 아내라는 오명이 싫은 어머니.

그 아래서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거기에 그녀의 의지는 없었습니다.
그냥 하라는대로, 시키는대로 사는 것만
할 수 있었던 주미.

그녀는 조폭의 딸이라는 타이틀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 그늘을 벗어나서는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
이도 저도 아닌 어쩡쩡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내가 불이익 당하고,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여
자신에게 씌어진 누명도 오욕도 감내한 채
사랑과 우정을 잃어도 아무 말 못하고
그저 조그만 반항으로 얻어낸
카페와 작은 오피스텔에 자신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최 전무와 어미를 두고도 기댈 곳이 없는 여자.
그 많은 최우석 소유의 빌딩을
물려받을 여자였지만

돈에는 관심이 없는,
외려 그 그늘 때문에
눈 안 가득 외로움이 들어찬 여자."


서로 원하지 않는 맞선자리에 앉게 된 두 사람.

역시나 맞선은 파국이었고,
주미는 며칠 뒤 어머니의 등에 떠밀려 본
또다른 맞선자리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윤교를 마주쳐 버립니다.

숨막히는 아버지와 윤교와의 대면을 끝낸 뒤
자신의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윤교를
거절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집으로 돌아간 순간,

주미는 그간 자신을 쫓아다니던
스토커의 기척을 느끼고
윤교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녀를 아무말 없이 도와주고 나서
돌아서는 윤교를 붙잡는,
불안해하는 주미에게 내민
넘치도록 따라준 와인 한잔.

그게 그 둘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추워.. 따뜻해. 따뜻..."
"최주..."
"뭔 가슴이 이렇게 넓냐.
지가 태평양이야, 뭐야."


"정신, 챙기자."


생각지도 못한 주미와의 하룻밤을 보내고
정신 못챙기는건 윤교도 마찬가지.

덩치 작은 햄스터인줄만 알았더니
한방 날릴 줄도 알고.
자꾸만 그녀가 재밌습니다.

콩알만한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그 여자가 자꾸 생각나고,
불필요한 것 없이 간결했던 자신의 세상이
자꾸 어지러워집니다.
또 그게 싫지만은 않은게
이미 주미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었던 겁니다.

그러던 차 눈치 빠른 윤교는
주미가 그 하룻밤으로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분명히 이 업계에서는
약점이 생긴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너무도 잘 아는 윤교로서는
그녀를 곁에 두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고,
그 감정의 정체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기도 하고
질투라는 낯선 감정에 당황하면서도
그녀를 자신의 집에 두고 보호하게 됩니다.

주미 또한 그가 위험한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꾸만 그에게만은 무방비해지고,
쉽게 체념하고 자신을 감추는 것보다는
자꾸 자신을 꺼내서 내보이게 됩니다.

점점 서로 가까워지고
감정도 어렴풋이 인정하게 되지만
그것이 위험한 일임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는
그 감정을 입밖에 내기가,
제대로 인정하기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차,
윤교와 주미를 겨냥한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윤교는 주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며
그녀와 아이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자신 역시 여자에게 끌려
권 회장처럼 바보가 된 것이다.
견고하게 다져 놓은 이성을 한 번에 허물어도 그저 사랑,
그 좆같은 이름으로 귀결되어 모든 것의 당위성이 되어버리는,
좆같은...."


주미 역시 투박하고 여전히 무섭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저 깊은 이면에서 하지 못할 말, 할 수 없었던 말들을
속 시원히 대신 해주는 윤교를 보면서
난생 처음 그녀의 인생에서
자신만의 결정으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준 윤교는
주미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구원자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절대역.

개인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절대역이 증가할 수록 감각은 점차 둔해진다고 하네요.


두 사람의 재미없고 무미건조했던,
외로웠던 감각만이 존재하던 상대방의 절대역에

유일하게 서로만이 도달하여

잊었던 감정과 감각을 일깨우고

결국은 그들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던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일깨운,

그런 둘의 이야기였습니다.

 


교결님은 정말 임신한 상태에 따른 변화를
잘 아시고, 또 그 소재를 잘 이용하시는 분 같습니다.

임신의 과정이 참 디테일하게 묘사되는 것과
그 와중에 벌어지는 적나라한 성애 묘사가
일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양립하기 힘든 두개의 요소가 맞붙으면서
약간의 배덕감을 느끼게도 하고
더욱 적나라한 씬이 되도록 하는 장치로 쓰이는 것이
교결님의 시그니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폭이라는 남주의 설정답게
다소 강압적인 씬들이지만
그 중간에 윤교의 독백같은 지문을 읽다보면
이 남자의 입덕부정기, 소유욕,
주미가 귀여워 죽겠다는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쁜남자 정윤교,
오랜만에 재탕을 하니
왜이렇게 멋있는거죠??

저 단호박 말투도 너무 좋습니다!

"정신,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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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임주헌

적호 기획 경영전략팀장. 3년 전 전처와 사별 후 현재의 아내 강은과 재혼했다.
근사한 외모에 냉랭한 성격.
하지만 강은에겐 다정하며 사려 깊은 남편일 뿐이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 여주 : 최강은

한국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선 자리에서 만나 주헌과 결혼해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맡은 바 소임을 꿋꿋이 해내는 노력파. 하지만 과거, 마취약에 의한 사고 이후 신경안정제 계열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주헌을 사랑하지만, 그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는 걸 두려워한다.

- 리디북스 발췌


장마까지 D-29일.
이 작품의 배경입니다.
여름, 장마철은 참 신기한 계절입니다.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뜨겁다가도,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하면
종전의 열기는 온데간데 없고 추위가 엄습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인,
두 전선의 맞부딪침으로서 발생하는 '호우'처럼,
그들의 충돌은 곧 그들의 사랑에
큰 시련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은 뜨겁고 질척하게 얽히면서도
동시에 차갑게 식어가기도 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의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여주 강은은
선으로 만난 적호 기획의 경영전략팀장 남주 주헌과
결혼 2년차입니다.

맞선 이전에 우연히 만났던 둘은
호감을 느꼈고,
그대로 일사천리로 결혼식까지 올리게 됩니다.

 

안정적인 직업과
부족할 것 없는 삶.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둘의 관계는 더없이 안정적이지만,
그 이면을 보자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서로의 일에 터치하지 않고
굳이 밖에서 겪은 일들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사이에는 여전히 빈 공간이 존재합니다.

주헌은 강은이 환자와
어떤 트러블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강은은 주헌이 왜 같이 있다가도
갑자기 뛰쳐나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임주헌. 그와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단 한 번도 그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완벽하게 정돈된 실내,
그의 입맛에 맞춘 음식."


강은은 항상 일이 우선인 주헌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맞춰가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 역시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꼭 주헌에게 밉보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느낌이 들었던 강은의 사랑.


"어째서 나는,
사후피임약을 스스로 처방해
비치해 놓은 걸까.


왜."

강은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질문만 되뇌이며
주헌에게 어떤 곤란한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욕심 부리지 않는 착한 아내로 남고자합니다.

"보채지 않는 여자.
캐묻지 않는 여자.
한걸음 물러서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기다려주는 여자가 바로 최강은이었다."


주헌역시 강은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호의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그저 그녀의 성격인양 오해하고 맙니다.

사랑앞에서 건조하고
욕심안나는 사람이 어딨다고..

사랑하는 강은과의 미래를 위해,
주헌은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고자 움직입니다.
강은은 모르게.

그러던 차
강은은 병원에서의 환자와의 트러블이 발단이 되어
제주도의 병원으로 좌천되어 파견근무를 가게 됩니다.

주헌은 처음으로
강은의 파견근무에 반대의견을 내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처음으로 냉전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주헌과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 강은은
파견근무를 간 제주도에서
자신이 도망쳐온,
같은 과인 과거의 연인을 만나게 되고
묘하게 눈이 가는 시한부 말기 암환자를 맡아
통증치료를 하게 됩니다.

싸우고 떨어져 지내게 된
강은이 신경쓰인 주헌 역시
제주도에 자신의 과거가 있음을 알게 되고,
주헌은 긴 휴가를 냅니다.

그렇게 강은과의 현재를 위해,
그 현재를 안온하게 지키기 위해
과거를 정리하려고
제주도로 향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니 ,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았던..

각자의 과거를 조우하게 됩니다.


그렇게나  감추고 싶었던 과거였지만
서로에게 진심으로 부딪칠수록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어버리는 진실 속에서
두 사람은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혼란스러움.
분노. 화.
서운함.

결국 주헌이 선택한 것은
그 모든 질척이는 감정들을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 가두어버리는 것.

그곳에서 자신이 가진 감정을
강은이 원하든 원치 않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어 버리고
강은과의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안돼... 나는 되고 너는 왜 안 되냐고 욕해도
난 이기적인 인간이니까..."


그렇지만 강은은 아니었습니다.

주헌의 과거사에 대한 변명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헌 씨도 나를 버렸어요.
죽어가는 나를 두 번 죽였어."

절실히 필요했던 과거의 순간에
연인에게 외면받았던 강은의 상처를
주헌이 한번 더 반복하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할 뿐.

강은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절실한 마음으로
주헌에게 고백합니다.

"잊을 수 없다면, 덮는 수밖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면 그것을 덮어 두껍게 감추는 수밖에."

그녀가 부딪쳐온 진심에 덮어버림을 선택한 주헌.
자신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강은을 감싸고자 하지만,
강은은 강한 거부감을 느낍니다.

여기서 저는 주헌의 행동이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필생의 용기를 다해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을 강은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선택한 행동이 고작 회피라니..

두려워하던 사람이 애써 용기를 냈지만
그 용기에 대한 화답이 없을 때는
오히려 더 두꺼운 벽을 세우고 말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죠.

강은은 모든 것을 정리한 뒤
둘만의 세계에 안주하고자 했던
주헌의 앞에서 사라져버리고,
주헌을 더이상 받아들일 용기를 낼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주헌은
자신의 과거와 강은의 과거라는 시련에
오답을 내놓습니다.

혼자서 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듬고 극복해야하는 것임을
주헌은 몰랐던 것이죠.

그 오답의 대가처럼 주헌과 강은은
긴 시간을 떨어져서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
한차례의 호우가 지나고


돌고돌아 다시 호우의 계절에 만난 두 사람은
또다시 비에 젖어버린 서로를 조우합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두사람은 서로를 올곧게 바라보게 됩니다.

"나를 봐줘요. 주헌 씨가 봐줘요. 하나도 빼지 말고 모든 걸 봐줘요."


두 사람 사이에
다시 한번 호우가 쏟아진다 해도
이제는 괜찮을 겁니다.

서로가 젖지 않도록 계속 지켜보고,
흠뻑 젖더라도 서로가 옆에 있을테니까요.

사랑은 역시 감추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을 자신의 마음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작품이 말하는 큰 줄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단권소설이었지만 제게는 꽤나 여운이 있었던...

장마철이 지난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면서 읽어 다행이다 싶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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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남주 : 노재민

넘치는 양기 하나로 7급 공무원이 된 금수저. 소꿉친구 빛나와 같은 날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게 악연이라고 툴툴대면서도 입에 먹을 걸 넣어주는 츤데레남.

- 여주 : 한빛나

초능력을 가진 비밀 요원. 어릴 적부터 초능력 병기로 키워졌으나 능력이 자주 고갈돼 조루 배터리로 불린다. 



 Story & Review

 

대한민국에 

"특이현상관리청"이라는 비밀정부기관이 있다는 세계관.

 

특이현상관리청에서는 못다루는 현상, 생물이 없습니다.

우리가 한번쯤 전설로 들었을 거의 모든 것들이 

현실에 존재하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혼란을 막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특이 현상을 관리하는 사람들.

 

미국에는 MIB가 있지만 

한국에는 특이현상관리청(이하 특관청)이 있는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모르는 곳에서 

활약하는 비밀스러운 요원들, 

그리고 미스터리한 현상들과 존재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이 설정,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설정인데요.

 

이 작가님도 소싯적에

X파일, MIB 좀 보셨다고 합니다. ㅎㅎ


 

어린시절, 토스터기에 낀 빵쪼가리를 빼겠다고 

포크를 꽂은게 화근이 되어,

양기능력자가 되어버린 여주 한빛나.

 

그때부터 빛나의 인생은 국가에 저당잡혔죠.

능력자가 된 빛나를 국가에서는 혈세로

퇴마용 병기로 키우기 위해 학자금 지원등 갖은 지원을 합니다.

 

그러나 한번 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급격히 체력과 능력이 고갈되는 탓에

항상 양기 부족에 시달려

"조루배터리"라는 별명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하는 여주.

항상 받는 실적에 대한 압박은 빛나를 우울하게만 합니다. 

 

남주 재민은 입대전 신검에서 

양기가 과다하게 많은 체질임이 판명되어,

특관청, 빛나와 같은 부서에서

양기지원전담요원으로 대체복무중입니다.

 

"유교 국가에서 미친거 아니냐고!"

 

빛나가 한 사람의 요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꽂아서 양기충전"을 해야하지만

이를 거부하는 빛나. 

 

차라리 만년 실적꼴지를 택하는 빛나와

그런 빛나가 안쓰럽긴 하지만,

"꽂아서 충전"이라니, 우리 둘사이는 절대 그럴수가 없다며

빛나의 고민을 굳이 자신이 해결해 줄 마음이 들지 않는

"찐 친구"재민에게 사건이 맡겨지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양기 고갈로 빛나는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재민은 죽을 위기에 처한 친구를 앞에 두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이 작품은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온도차>,

<팀장님, 드래곤한테 죽어도 산재인가요?> 

특이현상관리청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두 작품의 프롤로그? 맛보기?

같은 느낌의 작품입니다.

물론 이 작품을 보지 않아도 두 작품을 감상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https://lunasea-daily.tistory.com/32?category=869433

 

[로맨스소설]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온도차/리베냐/리디북스

등장인물 - 여주 : 홍초원. 특이현상관리청 특이생물관리3팀 주무관. 무속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앓던 신병을 억누르기 위해 특관청에 들어왔다. 다른 팀에서도 눈독을 들일 만큼 능력이 좋

lunasea-daily.tistory.com

https://lunasea-daily.tistory.com/30?category=995234 

 

[연재/완결] 팀장님, 드래곤한테 죽어도 산재인가요?/리베냐/리디북스

- 남주 : 조승준 특이현상관리청 특이생물관리3팀의 팀장. 직장 내 별명이 저승사자일 정도로 무뚝뚝하고 냉철한 성격이다. 일가족을 참혹하게 잃은 후, 소중한 사람이 생기는 것이 두려워 늘 홀

lunasea-daily.tistory.com

 

항상 느끼는 거지만 K-현실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신을 반영한,

현실과 픽션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가는 이 설정이 너무 재밌어요!

 

남주가 군복무 대체요원으로 특관청에 근무하게 되는 설정이나,

귀신과 대치하면서 지급되는 소총에는 팥 달인 물이라니.

 

"...원래 알코올이 정화 능력이 있잖아."

"무슨 소리예요. 술은 귀신 불러오잖아요."

"복숭아 소주 마시면 되지. 복숭아가 귀신 쫓잖아."

"그건 또 무슨 창과 방패의 대결이죠?"

 

이런 류의 대화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는

특관청 세계관입니다. 

 

이런 정부기관에 내 혈세가 쓰인다면

나는 세금을 조금 더 낼수 있어!


26년 지기인 두 남녀 주인공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깊게 얽히게 되어버립니다.

 

단 한번도 이성이라 느끼지 않았던 상대방이

어엿한 이성이었다는 진실을 새삼 대면하는 그 생경한 감정이

사춘기 시절, 주체못하는 호르몬처럼 넘쳐나는 과정이 

재밌고 귀엽게 그려집니다.

 

그렇지만 조금 부족하기도 가볍기도 한 것이,

뭔가 <특관청> 세계관의 프롤로그랄까?

맛보기 같은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시기 상으로도 

소꿉친구>팀드산>온도차

의 순이니 틀린 말도 아니겠네요.

 

만약 리베냐님의 <특관청> 세계관을

가볍게 접해보고싶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하겠지만

(가격이 두권에 2,600원!)

이미 온도차와 팀드산을 보신 분들에게는 굳이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중간에 등장하는

초원씨와 조승준 팀장님의 존재만으로도 

매우 반가웠던,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역시 매운맛 소설 뒤에는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봐야 현실 복귀가 빠른거 같습니다. ㅎㅎ 

(※ 매운맛 소설)

https://lunasea-daily.tistory.com/40?category=869433 

 

[로맨스소설] 메리배드엔딩을 위한 공략집/프레티아/리디북스

등장인물 - 여주 : 서지아 (디아) 베타 테스터로서 게임 속으로 들어와, 모든 공략 캐릭터를 공략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인물. 죽은 언니의 뒤를 이어 황위 계승 후보자가 되는 것으로 게임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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