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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 장태준(30)

자기밖에 모르며 받은 건 두 배로 돌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그러나 필요하다면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척 할 수 있는 남자. 수많은 적 중 누군가에 의해 납치, 감금당한 그는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다.


*여자주인공: 설아(23)

철들기 전부터 10년 동안 노예처럼 살아온 여자. 감금된 남자를 감시하고 아편에 중독시키라는 명령을 받는다.

- 발췌 : 리디북스


나라에서 지정한 특수구역, R.

이 안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간다.

그것이 이상하지 않은 것이,

R구역 대부분의 주민들은 범죄자 내지는 약물 중독자, 매춘부,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이다.

마굴과 매춘업소가 밀집한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설아는 "나눔 아기" 이다. 

이들 밑바닥 인생 중에서도 가장 비루한 마굴에서 허드렛 일을 하는 나눔 아기. 

언젠가는 함께 이 곳으로 들어오게 된 친언니의 행방을 알려주고, 자신도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마굴 주인의 말만이

설아를 이 곳에서 버티게 하는 단 하나의 희망이었다. 그것이 말 뿐일지라도. 설아는 그 말이라도 절실했다.

 

"끝방에 머무는 자에게 아편이나 챙겨 주거라. 대략 여섯 시간마다 주면 되겠다."

어느 날, 설아에게 주어진 일. 

다친 채 들어와 끝방에 감금된 손님을 아편에 중독되도록 하라는 것이었고,

그것은 설아로 하여금 그를 서서히 죽이라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손님, 무슨 잘못을 하셨기에 이런 곳까지 오셨어요."

마굴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깨끗한 피부, 탄탄한 몸. 

이 손님의 기구한 사연이야 알 수 없었지만 그를 이대로 망가지게 두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주인을 거스르는 일일지라도. 

 

꽤 재미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마굴의 어딘가였다.

저 한줌도 안되는 어리숙한 나눔 아기를 구슬려 정보를 캐내는 것은 장태준에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자신을 감시하고 아편에 중독시키라는 명을 받았을 것이 분명한 저 여자는,

왜 내 눈치를 보며 시중을 드는 걸까. 자신을 보살피는 그녀가 점점 재밌어진다.

어차피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이깟 마굴.

휴가라 생각하고 조금 더 머물러 볼까.

 

구질구질할 정도로 착한 성격과 무에 가까운 자존감이 모두 더해지니...

흠, 정말 귀엽잖아?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가 끝방에 감금된 자신을 위해 하는 일들이,

제가 가진 좋은 것은 모두 자신에게 주는 그녀를 보면서 점점 음험한 생각이 더해진다.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이제는 남의 개를 빼돌릴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이었다. 

자신을 올곧게 보는 연한 갈색의 눈동자를 이제는 가져야겠다.

그게 우선순위가 되었다.


몬스터, 괴물.

장태준은 그를 아는 타인에게 그렇게 불리워도 이상하지 않을 냉혹한 인물입니다.

누구에게도 큰 감정을 품지 않고 살아왔던, 인간의 행동에는 항상 의도부터 의심해왔던 그가, 

마굴에서 우연히 만난 나눔 아기 설아를 만나 180도 변합니다. 

아, 물론 설아 한정이죠.

 

저는 이 장태준이라는 괴물을 조련하고 길들이는 과정이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게 또 길들이는 장본인(설아)은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작품의 심쿵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한번 압도적이고 맹목적인 애정을 맛보게 된

괴물 본인이 그 자신의 목에 스스로 목줄을 채우는 것도 모자라 목줄을 설아 본인의 손에 쥐어줬음에도 

우리의 순진하고도 다정한 설아는 그 목줄을 그냥 가만히 들고만 있습니다.

또 우리의 몬스터 장태준은 그런 설아의 어리숙한 귀여움에 심장을 부여잡으며 점점 더 빠져들죠.

그녀의 손에 들린 목줄을 마구 휘둘러 이리저리 휘청인대도 장태준은 그 나름대로 행복했겠지만...

 

음험하고 욕심많은 장태준이 조금이라도 의심할 상황이 닥쳐서

그의 안에 내재된 음습한 소유욕을 꺼내서 설아를 억압할라치면

다정하게 조곤조곤 그가 원하는 말만을 내뱉은 설아는 정말..

장태준뿐만 아니라 저의 최애 여주 중 하나로 등극해 버릴 만큼 너무 귀엽고..귀엽고..귀여울 뿐이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은 한치 속임없이 내비치는 것이 저의 심장도 너무 심각하게 위험했습니다. 하..

 

거기에 가진 것은 없으면서 자신의 있는 모든 좋은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

겁도 많고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제 사랑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

마치 맹수를 지키려고 하룻강아지가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그 기특함, 짠함..

너무 심쿵포인트 아닙니까??

 

장태준말고는 다른 무엇도 욕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하고, 

귀엽게 소유욕까지도 내비치는 그녀에게 장태준은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 없어보입니다.

게다가 설아 역시 태준 한정 맹목적인 애정을 보이지, 어디가서 애정 한 줄기 흘리지 않습니다. 

이거 딱 장태준 맞춤인데 어떻게 설아에게 빠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손님이요.. 갖고 싶어요."

몸을 비비 꼬던 설아가 눈만 새치름하게 들어 올렸다.

습윤한 갈색 눈동자가 그의 눈치를 살며시 살폈다.

"안돼요?"

와, 씨발. 이게 어디서 이런 애교를......

왜 안 돼. 누가 안 됀대. 당연히 되지. 안 된다고 막는 새끼들은 다 조져 버리면 그만이다.

이 장태준의 독백=딱 내마음...장태준의 심정을 백프로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

우리 설아 하고싶은거 다해. 장태준 돈도 다 갖다 써 제발 ㅠㅠㅠ

남주때문에 광대 승천한 적은 많았어도, 여주의 대사 하나하나에 광대승천한 건 또 첨이네요. ㅋㅋㅋㅋ

 

장태준 너는 증말 로또 맞은거다!

이런 음습한 너란 녀석의 소유욕이나 집착마저도 행복해하며 받아줄 수 있는 여주가 흔치 않아!

다 읽고 나니 설아는 자존감은 낮을 지언정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쟁취하면 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마저 들 정도로 장태준에게 찰떡이었던 그녀였네요. 

 

장태준은 정말 마굴에 납치한 녀석에게 정말 고마워 해야한다....

(성의표시는 나름 했지만 ㅋㅋㅋㅋ)

이렇게 또 찰떡 커플 하나를 만났네요.

우리 설아 행복해야해♡

 

덧.

극한직업 최윤성 화이팅! 위궤양에는 양배추가 좋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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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해수

어머니와 나누어 가지던 우울감이
이제는 온전히 제게로만 쏟아진 까닭일까.

해수의 마음은 하루하루 눅진한 진창 속에 처박혀갔다.

삶은 늘 한순간이었다.

나름 잘 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은 거대 투자자의 자금회수로 나락에 빠졌고,

이를 못견딘 해수의 엄마는 목을 맸다.

이제 막 성인이 된 해수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과 어마어마한 빚.

우울감과 체념이 해수를 좀먹어간다.  

곱게 자란 그녀는 이 상황이 버겁고 곧게 서지 못하고 흔들리기만 한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

휘청대는 자신이 굳건히 땅에 발디디고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 해수의 유일한 소망이었다.

 

- 블랙 / 이호범

이호범은 끝이 썩었다고 한들 그녀에게 있어 분명한 동아줄이었다.
추저분한 오물밭을 나뒹굴게 되느니
객기를 부려서라도 한 번 매달리게 될.

무채색에 가까운 남자. 

해수에게 빚을 독촉하러 온 이호범은 그녀의 처음을 가졌고,

그녀에게 한번 잘 때마다 부채를 탕감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다수, 하나.

자신이 상대할 남자의 수.

이호범의 제안은 그 선택지에서의 선택일 뿐이었다. 

해수에게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가하면서도

그의 빚쟁이 이상의 집착과 파괴적인 애정은 해수에게 역겹기만 하다.

 

- 화이트 / 서해승

"벌레가 벌써 꼬였으려나..."
"해수 말이에요."
"나 없는 사이에 이상한 거 꼬였을 거 같아."

하얀 물감처럼 나긋하고 깨끗한 인상, 다갈빛 눈동자.

조금만 웃어도 보이는 보조개마저 아름다웠던.

해수의 빛났던 시절의 친구.

한국에서 친 사고로 인해 유학길에 올랐던 해승과 다시 재회해

그녀의 단칸방에서 벌어지는 이호범과의 정사를 들켰을 때,

해수는 더이상 그가 그녀의 착한 친구가 아님을 알았다.

 

- 골드 / 서무원

"그러게.... 왜 그럴까."
"왜 더러운 걸 알면서도 자꾸 손을 대고 싶을까."
"이런 건 처음인데."

서해승의 형, 서무원. 

타인과의 접촉을 불결해하는 결벽증.

해수만큼은 더럽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자꾸 손을 대고 싶어진다.

호기심과 불결함.

서무원은 해수에게 가진 두개의 양가감정을 토로하며

자신의 결벽증을 치료하는 데 일조할 것을 제안한다.

강제는 없었지만 그에게로 몸을 의탁하는 것은

그녀의 의지라기 보다는 상황에 떠밀려서였다.

폭력적인 이호범과 이상성욕자인 서해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사람.

그가 해수에게 바란 것, 해수에게 해온 것은 단지 그것뿐이었을까. 


블랙, 화이트, 골드.

해수에게 건넨 각자의 카드색입니다.

이 카드의 색이 각자를 잘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세계에서 살아온, 칠흑같이 검은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이호범.

해수에게만큼은 자신의 추잡한 속내를 숨기고 햇살같은 친구로 남고자 했던 이해승.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가지고 싶은 것은 가지지 못했던 서무원.

 

셋 모두 해수를 최악의 형태로 사랑했지만,

가장 온전한 형태의 사랑을 했던 것은 결국 이호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의지를 잃었던 해수를 그만의 방법으로 다그치고 일으킨 사람.

그녀의 황폐해진 인생에 제멋대로 들어와

어떻게든 자신을 그녀에게 우겨넣고자 했던 남자였죠.

그 방식이 비록 해수 본인에게는 역겹고 싫을지언정.

 

그만의 비틀린 애정은 곳곳에서 보여집니다.

단칸방에서의 언제나와 같이 폭력적인 정사 후의 협박같던 "같이 살자"는 말.

임신을 시켜서라도 이여자를 옭아매고 싶어하던 찐득하고 음습한 집착.

더운 여름에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냉장고를 꽉 채워두었던 아이스크림,

해수가 단칸방에서도 간직했던 바라 마지 않는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집.

 

자신의 변태적인 성향을 들키기 싫어 줄곧 숨겨왔던 해승과 

결벽증으로 인해 해수의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무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오롯이 해수가 좋든 싫든 온 몸으로 부딪혀온 것은 호범 뿐이었죠.

또한 그녀와 제대로 된 미래를 그렸던 것도 호범 뿐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아도

호범은 해수에게 건네진 최악의 사랑중 가장 차악의 사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해수에게 가했던 행동 한톨 후회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해

알뜰하게 자신의 이익을 챙겨드는 사특한 모습까지!

거기에 해수의 상처 또한 보듬기 보다는

아파도 내 옆에서 아프라는 이기적인 소유욕!!

실로 취저였습니다. 암. 이정도는 해야 몽슈님표 남주이지!! 

 

이와는 별개로,

해수와 세 남주들의 서사가 진행되는 동안 남주들의 매력은 제대로 발산되었고

(안경에 존댓말남!!! 햇살 외모랑 정반대의 음습한 변태성욕자라니!!)

 보는 내내 흐뭇하게(!) 읽을 수 있었던, 

비틀린 망한 사랑을 치열하게 전개하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단 2권에 이 세 캐릭터들이 공평하게,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거죠??

이건 몽슈님의 필력이 다한겁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마지막까지 이 작품을 읽고 덮으면서도

피폐물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었는데요.

 

해수가 이미 망가져버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상당부분 자신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우울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친 상태에서

이 미친 사랑들을 비교적 담담한 태도로 감당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둡거나, 무거워서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던 것같습니다.

 

언제나 삶에 대한 큰 의지와 놓지 않았던 희망이 있었던 해수였고, 

호범에게 빚청산을 댓가로 몸을 열었을 때도

그로인한 자괴감이 들었을 지언정 빚 청산 이후의 자유를 꿈꾸었죠.

또한 서해승의 감금과 변태적인 플레이를 견디면서도  

나름의 협상으로 틈을 만들어냈고, 

그 틈을 이용해 서무원에게 구함을 받게 되었고요,

또한 서무원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에게 협조해 살아남으려고 했었죠. 

 

이정도면 해수는 마성의 여자 내지는

삶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는 똑쟁이 당찬 여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쁘고 몸매 좋지만

삼재였을까.. 평생의 악운을 다 갖다 썼을까 싶을만큼,

세명의 나쁜 놈을 만나 최악의 사랑만을 받았던 해수.

정말 고생 많았다...

 

세 남주들이 하나같이

매력 넘치고 재력도 넘치고 집착/소유욕 MAX, 섹텐 MAX 맛집찾으시면,

여깁니다 여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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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당으로 몰려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아버지의 친우였던 참판댁의 가노로 부려지길 수년,

연이는 동생 성을 기르기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목숨을 부지합니다.

 

"나라의 흉사가 끊이지 않으니

산등성에 참한 처녀를 바쳐 산군의 진노를 잠재워라."

 

국무당이 전한 하늘의 계시에 

산군의 제물로 낙점된 여인은 참판댁의 여식.

 

참판은 그녀를 대신 해

연이에게 산군의 제물이 될 것을 종용하고, 

동생 성이의 속량을 약조받은 댓가로

연이는 산군에게 가는 가마에 오릅니다.

 

산군은 그런 연이 자신에게 올라오는 모습을 산 위에서 지켜봅니다.

죽을 자리를 찾아 가는 가마 안에서

낭군 운운하며 없는 용기를 그러모으다가도,

남이 보지 않을때 소리없이 우는 연이를 지켜보던 산군은

참 맹랑한 계집이다 생각하며 그녀에게 관심을 둡니다.

 

"저런 게 어떻게 들어가.

성이를 만나기도 전에

반으로 쪼개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럭 치밀었다."

 

그렇게 산군을 만나서 치르게 된 초야.

연은 꼼짝없이 초야를 치르고 죽겠지 싶었지만,

그런 날들이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가고...

어느덧 연은 산군과 그가 부리는 영물과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갑니다.

 

산군역시 연과 함께 살게 되면서,

인간세상에 자비를 베풀어 역병을 사그러트리고

퍼붓던 비를 멈추어 줍니다.

 

여식을 바쳐 인세를 평안케 한 참판에게

인간 임금은 큰 상을 내리고,

이에 참판은 연대신 자신의 여식을 이용해서

더 큰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산중호걸, 호랑이 이야기입니다.

영물들을 부리고, 스물두 산맥의 주인인 산군!

다른 존재들에게는 무섭고도 잔인한 존재이지만,

역시나! 내 여자 한정 달달합니다.

 

게다가 존댓말 다정남이라, 달달함이 한도초과..

제 각시에게 극존칭의 존댓말을 쓰는 호랑이님.

 

영물들은 인간화 될 적에 짐승의 흔적 하나씩 남는다는데,

복실한 꼬리가 남으시는 호랑이님.(쏘큣...)

 

연이 애지중지 기른 남동생 성이랑

연이 모르는 물밑에서 애정싸움을 하는 계략남 호랑이님.

 

산군님답게 절륜하기는 또 얼마나 절륜하신지.ㅋㅋ

질투쟁이 집착계략남(!)

외모도 눈부신 흑발에 금안이신..

고양이과 산군 호랑이님이었습니다♡

 

내용또한 전래동화같이 똑떨어지는

권선징악, 사필귀정, 인과응보의 후련한 이야기.

 

호랑이님의 집착어린 신경전이 펼쳐지는

외전포함 단돈 1,900원에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동물농장 로설 - 뱀 ↓↓↓

https://lunasea-daily.tistory.com/66

 

[로맨스소설] 밤의 주인님/마뇽/리디북스

"아가야." 차갑고 사악한 음성이 서혜의 귀에 스며들었다. 뱀의 음성이었다. "이제 두 번째 것을 넣어 주마." "아가씨를 모셔왔습니다!" 삼경이 지난 시간, 예왕부의 뜰은 아무도 잠들지 못했습니

lunasea-daily.tistory.com

동물농장 로설 - 토끼 ↓↓↓

https://lunasea-daily.tistory.com/65

 

[로맨스소설] 내 남편이 토끼라니/핑캐/리디북스

남주 : 카르브 가족도 무리도 없는 토끼 수인. 남편감을 찾는 레나에게 납치되었다. 여주 : 레나 레오나르의 정식 후계자가 되기 위해 당장 반려를 구해야 하는 사자 수인. 의외로 얼굴을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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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로설 - 늑대 ↓↓↓

https://lunasea-daily.tistory.com/68?category=869433 

 

[로맨스소설] 내가 키운 늑대 공작님/유희지/리디북스

"카리엔, 방랑의 숲에 절대로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 언제나 조심해야 해." 대대로 변경 후작가의 가신으로 살고 있는 한미한 남작가의 장녀 카리엔. 카리엔에게 아버지는 항상 후작령에 인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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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이환(알렉슨드르 솔로비요프)

첫 영화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매력적인 영화계의 신성. 러시아 모친과 한국인 부친 사이의 혼혈로, 우성 그룹의 혼외자로서 자신의 모친과, 자신을 부정하고 냉대한 우성 그룹 일가에 복수를 계획한다.

 

- 여주 : 신유리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그녀를 우성 그룹 일가가 후원을 명목으로 거두어 주었다. 20년 가까이 남매처럼 지낸 권선호와의 결혼을 종용받고 있다.

 

- 남조 : 권선호

신유리를 거두어 키운 우성 그룹의 하나뿐인 후계자. 신유리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를 잃고

혼자 세상에 남겨진 유리를 거둔 것은

우성 그룹의 오너 일가였습니다.

 

유리는 그들이 자신을 거둔 이유를 

정확히 모른 채, 

자신을 나락같은 삶에서 구원해준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 또는 부채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네 천한 출신이 남들 입방아에 오르지 않도록 

눈 한 번도 생각을 하고 깜박이고

숨 쉴 때도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

 

유리가 자람에 따라,

함께 자라게 된 우성 그룹 일가의 유일한 후계자인

권선호는 유리를 보는 눈빛이 점차

이성을 보는 눈빛이 되어갑니다.

이를 눈치 챈 선호의 모친은 유리의 처지를 자각하며

그녀가 권선호와 가까워 지는 것을 꺼려하도록

그녀를 옭아 매고 가스라이팅을 서슴치 않습니다.

 

물질적으로는 호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신을 억눌린 채 살아온 유리.

 

선호는 이제 유리에게 청혼을 하며

그녀의 인생을 통채로 소유하고자 하는 소유욕을 서슴치 않고 내비칩니다.

선호의 모친은 이 결혼을 반대하며

더더욱 유리의 숨통을 조여가고,

중간에 끼어버린 유리는

더 이상 키워준 은혜만으로는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어갑니다.

 

권선호의 집착어린 손길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것.

그 남자의 것이 된다면 권선호는 그녀에게 손을 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한 것이죠.

 

그렇지만 어중이 떠중이 같은 남자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아는 유리는 그에 걸맞는 남자에게 접근합니다.

 

그 남자는 바로,

권선호의 부친의 부정으로 태어난 혼외자인 이환이었습니다.

 

이환 역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신의 모친을 한 가정을 깨트린 여자로몰고갔던

우성 일가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차,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신유리를 이용하고자 합니다.

 

권선호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하기로 한거죠.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계약관계.

이들은 각자를 얽고있는 과거의 인연들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끊어낼 수 있을까요? 


믿고 보는 나야님의 신간 연재작입니다.

아쉽게도...

15세 관람가도 아닌 전체 이용가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집착적이면서도 사이코스러운,

신유리만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고있는 권선호라는 인물이

신유리와의 결혼에 고집만 부리는, 

어떤 계략도 어정쩡하게 부리고마는 

아쉬운 캐릭터로 남아버렸습니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이환도 러시아에 너무 오래 있었죠.

ㅠㅠ

직접적으로 활약은 이환이 불러온 러시아 갱단 친구들이 했으니..

남자주인공인 이환의 활약이 너무 적어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여주 신유리는 

숱한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지난 날에도 불구하고,

이환을 만나면서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해방감을 느끼게 되고, 

그녀의 의지없이 흘러가던 나날들을 보냈지만 

점차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어떤 행동이든 해 나가게 되고 

또한 이환의 상처까지도 의연히 보듬게 되는..

그래도 이 작품의 등장인물 중에 가장

고구마(!)스럽기도 하고,

큰 성장을 이루는 인물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솔직히 선호를 그렇게나 싫어하면서 

거부하는 이유도 명확하지는 않았고..

솔직히,

권선호라는 인물이 가장 매력적이라

아니 이정도면 그냥 만나도 되지 않겠어??

하는 생각까지 들정도 였네요.. ㅋㅋㅋ

(집착남 좋아함)

 

그 외 우성 그룹일가가 유리를 데려다 키우게 된 이유역시

개연성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역술가의 조언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권선호가 유리를 만나고 나서 

그의 포악한 성정을 누르는 에피소드들이

추가되었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네요.


차라리 19금 피폐물이었다면 

제대로 된 집착, 쌍방구원물이 되었을 이 작품..

수위가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수위라고 해서,

마냥 야하고 씬이 많은 것만이 아니라,

그 집착의 정도라든가

서로를 구원하는 과정에서 

좀더 아래로 떨어진 뒤 끌어올려지는 것이 

더 극적일텐데..

 

나야님 작품은 전부 재밌게 읽었었는데 

재벌가의 혼외자, 복수, 가스라이팅, 집착, 쌍방구원 같은

자극적인 소재, 키워드였지만 

자극적이지 않는 내용으로 

밋밋한, 아쉬운 작품이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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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서정후

태강 그룹의 부사장. 혼외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을 이끌어나간다. 그에게 있어서 정략결혼은 미래를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다. 완벽주의 성향.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 여주 : 민지안
세경기업 가의 딸로 태어나 태강 그룹의 자제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밝고 조화로운 성격. 서정후를 오랫동안 짝사랑 해왔다.
정후와의 결혼생활을 잡음 없이 해나가려고 노력한다.

- 출처 : 리디북스


- 그남자, 서정후

"나쁘지 않은 결혼,
괜찮은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그가 바랐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정후로서는 사생아로 태어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정략 결혼은 당연한 것 이었습니다.
그 상대인 지안이 했던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사업 파트너 같은 제안은
더할 나위 없는,
자신에게 맞춤형 결혼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7년간 자신의 옆에서
여러가지 부침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잘 버텨주면서
묵묵히 아내로서, 재벌가의 며느리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지안은
그에게 매우 만족스러운 인생의 파트너였습니다.

그렇게 그남자, 서정후에게
지안은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자신의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그런 당연한 존재였습니다.

"버텨."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변하는 건 없어."


언젠가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아
이 태강그룹의 정점에 서게되는 순간까지,
그때가 되면.
그때야말로
그의 손을 잡아주고,
인생의 파트너로서 함께 세월을 보낸
지안에게 보상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안은 이미 그 길다면 긴 세월을 감내하며
겉과 속이 만신창이가 되어갔는데,
그는 지안의 상처를 돌아보기에는
그에게 지워진 짐이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나중에, 나중에...
지안과의 관계는
그에게 자투리 업무같은 존재입니다.


- 그여자, 민지안

"아무리 조건에 맞춰 시작한
결혼생활이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그냥 막연히,
사랑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7년전, 맞선자리에서
짝사랑하는 남주, 정후를 잡기 위해
호기롭게 당신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당신의 일에 더 신경쓰라고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혹은 자신의 짝사랑을 과신해서!)
정후에게 더욱 훨훨 날 수 있도록
서포트 하겠노라 다짐하며,
날개를 달아준건
어리고 세상물정을 모르던 지안이었습니다.

 

"어쩌면 문제는 그가 아니라
매번 기대하고 실망하는
제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지안도 이렇게 자신감에 가득 차 시작한
정후와의 실전 결혼 생활이 당황스러웠을겁니다.
정후는 지안의 막연한 바램과는 달리
7년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독백과도 같은 지문에
그녀의 당황이 묻어납니다.

거기에,
결혼생활 7년간 최악으로 치달아 버린
지안의 주변 상황은
그녀에게 숨조차 크게 내쉴 수 없이
조용히 숨죽여 살게 합니다.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 지안을
시가에서 곱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온갖 시모의 막말과 행동으로 인해,
정후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안은 점점 지쳐만 갑니다.

그런 지안의 숨막히고 위태로운 상황은
견고하고도 자신만만했던
그녀의 짝사랑마저도 흔들어 버립니다.

그녀는 이제,
그와의 결혼생활을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후회남이라는 키워드.
제가 정말 너무 좋아하는 키워드입니다!

저는 남주의 후회업보가 쌓일수록,
이후에 그 자신이 쌓아놓은 업보
(흔히들 고구마 구간이라고 하는)를
어떻게 청산해낼지,

여주(또는 독자)에게 용서받을 수 있도록
설득력있게 치열한 반성을 통해
여주를 위한 남주로 거듭나는 그 장면을
기대하면서 읽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봤는데요.

솔직히 남주가 엄청나게 잘못했다..
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남주의 후회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남주의 무심함이 과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억지로 한 정략혼도 아니었고

여주 지안이 결혼 초에 그의 바쁜 일상을,
우선순위에서 그녀를 뒤로 하는 것을
불만 없이 지지해주는 모습 때문에
남주는 정말 안심하고
그녀의 호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건 아닌지..

이렇게 남주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순간,
이건 후회물이라기 보다는
쌍방과실로 보여지게 되어
절절함이 덜해져버렸습니다.

 

남주 정후가 후회하는 과정은 정말 절절하지만,

그게 이상하게 와닿지 않은 작품은 또 첨이네요.


웃긴 얘기지만...

이 작품은 저에게

결혼시차가 아니라,

결혼시대차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남주 정후의 행동에서 

왜 80,90년대 산업역군이었던 

우리 아부지의 모습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우선이고 

회사가, 나라가 잘살아야

우리가 잘산다는 생각아래

야근도 주말도 반납하고 살아온,

일이란 일은 다 끌어안고 살던 아버지.

일을 자신이 끌어안고 있어야만

그것이 능력처럼 보였던 때가 있었죠.

 

가정에서의 일은 엄마에게 모두 맡긴 채,

바깥 일에 엄마가 한소리하면

"어디 여자가! 남자 바깥일에 입을 대!" 

하던 시절.

 

우리 아부지가 요즘 시대에 살았더라면

정후같이 이혼당하기 딱 좋을,

그런 남자였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시절 지나고도

(물론 커가는 중간중간, 아빠의 부재는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거 보면 

(물론 엄마가 감내해야할 몫이 컸지만.)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ㅋ

 

나중에 지안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을 다 쳐내고 꼭 필요한 업무만 자신이 보고

이메일로 업무지시를 내리고..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에서는

다시 요즘 시대의 업무 스타일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할 수 있으면서 안한 건 정후가 좀 나빴죠.

진작에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외전은 솔직히..

왜 있는지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여유없이 바쁘게만 살던 정후가

지안을 외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게 되었다..

뭐 그런걸 보여주려고 했던건지.

 

논외로 여행가서 오로라는 정말 보고싶어지네요! 

 

후회남 키워드를 기대한

제게는 조금은 부족한,

쌍방과실로맨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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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강태윤

한때 주목받는 피아노 신동이었으나, 죽은 모친과의 거래로 피아노를 그만두고 EA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다. 7년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다시 만난 서우에게 깊은 애증을 가지고 있다.

- 여주 : 윤서우

고아로 자란 탓에 희생에 익숙하다. 하피스트였던 태윤의 모친에게 발탁되어 하피스트의 꿈을 키우던 중 사고로 하프를 놓게 되고 무의미한 삶을 살고 있다.


춈춈님의 시리즈 진출작(?)입니다.
솔직히 말해 시리즈는
춈춈님의 스케일을 담을 그릇이 아니라 생각해서
탐탁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역시나 춈춈님이었습니다.
춈춈님표 남주 특유의 느른 퇴폐미와,
조금 정제된듯한(한번 거른듯한?)
더티토크와 디테일한 상황묘사는
날것이 내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살짝 가려진 것이 더 야하듯..
좀더 상상력을 자극하게 합니다.

한마디로 텐션은 어디 안가더란말이죠
역시는 역시!
갓춈춈은 갓춈춈!
ㅋㅋㅋㅋ


여주 서우는 어린시절 부모를 잃고,
EA그룹의 고용인으로 살아가던
할머니의 밑에서 자랍니다.
할머니가 일하는 동안 봐줄 사람이 없어
데리고 온 일터,
EA그룹 오너의 외손자인 태윤이 있는 저택에서
서우는 태윤과 처음 만나게 됩니다.

또래였던 태윤과 태윤의 동생인 은하, 서우는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에게 다정한 윤서우가
쩍쩍 마른 땅 위에 나타난 오아시스였다면,
윤서우에게 그들은 처음으로 생긴
가족의 형태였다."

가족의 정을 잘 모르고 살던 서우에게는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자신이 마음에 담았던 첫사랑 태윤도
자신을 친언니처럼 따르는 은하도,
그리고 자신에게 하프를 가르쳐주는 그들의 모친도
모두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가족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고아원에 가게 된 서우를
태윤 모친인 하영의 배려로
그들의 저택으로 데리고 오면서,
서우는 유년시절을
그들과 함께하게 됩니다.

사실 그 10년의 유년시절은
남들이 보기에는 더없이 꿈같은,
가난한 고아 소녀에게는 과분한 환경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했으나
그 이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느시점에서부턴가 비틀려있던 태윤의 가족에
끼워진 윤활제 같은 서우의 역할.
서우의 희생과 감내로
이 욕심과 이기심 가득했던 EA가의 일원들은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성인이 되던 겨울,
태윤과 모친과 그의 딸인 은하는
서우를 데리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해
모친은 죽게되고
은하는 다리에 큰 상처를 입게됩니다.

태윤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과 함께
서우는 그들의 앞에서 사라져버립니다.

남겨진 이들에게 한마디 변명도 설명도 없이.

태윤과 은하에게
갑작스러운 서우의 부재는
각각의 상처로 남게됩니다.


"...강태윤, 안녕?"
"도망가는 것치곤 인사 잘하네."


그로부터 7년의 시간이 지나고.
서우는 하프를 그만둔 채 작은 회사의 계약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회사를 인수한 EA그룹 본사에서
본부장으로서 서우의 앞에 선 태윤.

애초에 서우만을 위해 살아왔던 태윤은
자신에게 선을 긋고
나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자신을 놓고 살아가는
어딘가 망가진 서우의 지난 7년을 파헤치려하고,
그러면서 서우와 이기적이었던 어른들이
필사적으로 가리려고 했던 사실을 알게되고
태윤은 분노하게 됩니다.

자신에게도.
그의 가족에게도.

그리고 서우의 상냥함을 잃지 않기위해
할수 있는 모든걸 동원하여
서우를 잡아둡니다.


어렸던 태윤, 서우 그리고 은하가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폭력처럼 감내해야했던
강제적인 이별과
그들앞에 놓여진 버거운 짐들.

어른이 된 그들을
죽어서도 속박했던 모친의 한마디..

대상이 사라져버린 원망은
시원한 복수로 이어지지는 못합니다.

대신,
태윤과 은하 두 남매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던 서우.
그녀와 함께할 미래를 위해
해묵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곪아가던 그것을 터뜨려내어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과거의 흔적을 지워나갑니다.

착해빠져서 모든걸 홀로 감내하고 살아온 서우가
답답한 구간도 있었지만
나중에 참다참다 태윤의 앞에서 절규할때
눈물이 났습니다.
어휴 저 착한것 ㅠㅠㅠ


게다가 여주남주 위주의
춈춈님의 여타 소설과는 달리
여러 조연들이
꽤 개성있게 나와서
주변 인물들과의 서사도 재밌었습니다.

치매걸린 회장부인과 서우 씬에서도
눈물이 ㅠㅠㅠㅠ

살짝 개그코드도 있고
태윤 은하 남매의 찐남매 모먼트,
서우만 모르는 두 남매의 서우에 대한 집착도
외전을 기다리게합니다 ㅋㅋㅋ
(진정한 서브는 은하였던걸로 ㅋㅋㅋ)

EA그룹 총수일가의
츤데레같은 서우사랑!
서우는 그들에게 진정 천사였지 싶네요 ㅎㅎ

행복해라 서우야!!

오랜만에 시리즈에서
볼만한 작품하나 건졌네요!

춈춈님답지않은 조금 퓨어한(?),
그러나 섹텐은 여전한
도른자의 사랑을 보고싶으시다면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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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정윤교

폭력 조직, 우성의 거물이자 암묵적으로 내정된 후계자.
용의주도하고 철두철미하여 앞길에 방해가 된다면 가차 없이 제거하고 만다. 가치 없다 여겨지는 것에는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 않는다.


- 여주 : 최주미

우성 대주주의 외동딸.
넘쳐나는 돈, 권력 있는 집안. 겉으로는 모든 게 완벽해보이지만 늘 외로움 속에 산다.
뜻하지 않은 일 한번에 고요했던 인생에 파장이 인다. 비바람 그칠 일 없지만 속은 묵직하다.

- 출처 리디북스



제가 재탕, 삼탕, N탕하는 영화 중에는
신세계가 있는데요.
무조건 TV에서 방영하면 시청합니다.

영화 한편에 각 등장인물들의 입장 차와
감정을 잘 읽어낼 수 있는 장치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어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권력다툼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그 모든 것들을 제대로 봉합하는 시원한 전개로
다 보고 나면
항상 마음이 개운해지면서도
각각 다른 지점에서 상념이 들게 합니다.

"절대역"도 제게는 그런 작품입니다.
재탕, 삼탕, N탕하게 되면
영화 '신세계'처럼
그날그날 와닿는 면이 다르더라구요.

여담으로,
신세계가 이자성(이정재)과
그 임신한 와이프의 관계에 치중한 이야기였다면
절대역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절대역에서 배경으로 스쳐지나가는 권력다툼들이
신세계처럼 비정하고 잔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합니다. ^^


사실상 폭력조직인 우성을 세운 사람 중 하나인
윤교의 아버지는 회장 대신 칼을 맞고 죽었습니다.
그 후로 회장이 그를 대신하여 윤교의 뒤를 봐주며
윤교의 능력(재능?)을 알아보고
후계자로 잠정 내정했고,
윤교는 우성의 실세로 자리잡게 됩니다.

평생을 우성에 몸담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 세계에서 살아온 그는,
사랑같은 말랑말랑한 감정따위는 알지 못하고
그런 감정으로 약점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다 여깁니다.

자신이 존경하던 회장이
한 여자를 사랑하여
회장답지 않은 관대함을 보이는것 역시
한심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 한심함과
우성의 대주주인 최주미 아버지의 권력욕으로 인해
나가게 된 선자리에서 만난
최주미와의 만남으로
그의 무료하고 재미없는 세계에
재미있는 것이 하나 생기게 됩니다.

"자꾸만 이 작고 여린 것이 멋대로,
감히 허락도 없이
그의 머릿속으로 기어들어 오고,

버릇없이 난장을 핀다.
죽여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한다."

우성의 대주주이면서도 더 갖고 싶고,
계속 갖고 싶어하는 아버지,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은 좋지만
조폭의 아내라는 오명이 싫은 어머니.

그 아래서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거기에 그녀의 의지는 없었습니다.
그냥 하라는대로, 시키는대로 사는 것만
할 수 있었던 주미.

그녀는 조폭의 딸이라는 타이틀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 그늘을 벗어나서는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
이도 저도 아닌 어쩡쩡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내가 불이익 당하고,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여
자신에게 씌어진 누명도 오욕도 감내한 채
사랑과 우정을 잃어도 아무 말 못하고
그저 조그만 반항으로 얻어낸
카페와 작은 오피스텔에 자신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최 전무와 어미를 두고도 기댈 곳이 없는 여자.
그 많은 최우석 소유의 빌딩을
물려받을 여자였지만

돈에는 관심이 없는,
외려 그 그늘 때문에
눈 안 가득 외로움이 들어찬 여자."


서로 원하지 않는 맞선자리에 앉게 된 두 사람.

역시나 맞선은 파국이었고,
주미는 며칠 뒤 어머니의 등에 떠밀려 본
또다른 맞선자리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윤교를 마주쳐 버립니다.

숨막히는 아버지와 윤교와의 대면을 끝낸 뒤
자신의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윤교를
거절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집으로 돌아간 순간,

주미는 그간 자신을 쫓아다니던
스토커의 기척을 느끼고
윤교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녀를 아무말 없이 도와주고 나서
돌아서는 윤교를 붙잡는,
불안해하는 주미에게 내민
넘치도록 따라준 와인 한잔.

그게 그 둘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추워.. 따뜻해. 따뜻..."
"최주..."
"뭔 가슴이 이렇게 넓냐.
지가 태평양이야, 뭐야."


"정신, 챙기자."


생각지도 못한 주미와의 하룻밤을 보내고
정신 못챙기는건 윤교도 마찬가지.

덩치 작은 햄스터인줄만 알았더니
한방 날릴 줄도 알고.
자꾸만 그녀가 재밌습니다.

콩알만한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그 여자가 자꾸 생각나고,
불필요한 것 없이 간결했던 자신의 세상이
자꾸 어지러워집니다.
또 그게 싫지만은 않은게
이미 주미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었던 겁니다.

그러던 차 눈치 빠른 윤교는
주미가 그 하룻밤으로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분명히 이 업계에서는
약점이 생긴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너무도 잘 아는 윤교로서는
그녀를 곁에 두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고,
그 감정의 정체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기도 하고
질투라는 낯선 감정에 당황하면서도
그녀를 자신의 집에 두고 보호하게 됩니다.

주미 또한 그가 위험한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꾸만 그에게만은 무방비해지고,
쉽게 체념하고 자신을 감추는 것보다는
자꾸 자신을 꺼내서 내보이게 됩니다.

점점 서로 가까워지고
감정도 어렴풋이 인정하게 되지만
그것이 위험한 일임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는
그 감정을 입밖에 내기가,
제대로 인정하기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차,
윤교와 주미를 겨냥한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윤교는 주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며
그녀와 아이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자신 역시 여자에게 끌려
권 회장처럼 바보가 된 것이다.
견고하게 다져 놓은 이성을 한 번에 허물어도 그저 사랑,
그 좆같은 이름으로 귀결되어 모든 것의 당위성이 되어버리는,
좆같은...."


주미 역시 투박하고 여전히 무섭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저 깊은 이면에서 하지 못할 말, 할 수 없었던 말들을
속 시원히 대신 해주는 윤교를 보면서
난생 처음 그녀의 인생에서
자신만의 결정으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준 윤교는
주미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구원자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절대역.

개인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절대역이 증가할 수록 감각은 점차 둔해진다고 하네요.


두 사람의 재미없고 무미건조했던,
외로웠던 감각만이 존재하던 상대방의 절대역에

유일하게 서로만이 도달하여

잊었던 감정과 감각을 일깨우고

결국은 그들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던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일깨운,

그런 둘의 이야기였습니다.

 


교결님은 정말 임신한 상태에 따른 변화를
잘 아시고, 또 그 소재를 잘 이용하시는 분 같습니다.

임신의 과정이 참 디테일하게 묘사되는 것과
그 와중에 벌어지는 적나라한 성애 묘사가
일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양립하기 힘든 두개의 요소가 맞붙으면서
약간의 배덕감을 느끼게도 하고
더욱 적나라한 씬이 되도록 하는 장치로 쓰이는 것이
교결님의 시그니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폭이라는 남주의 설정답게
다소 강압적인 씬들이지만
그 중간에 윤교의 독백같은 지문을 읽다보면
이 남자의 입덕부정기, 소유욕,
주미가 귀여워 죽겠다는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쁜남자 정윤교,
오랜만에 재탕을 하니
왜이렇게 멋있는거죠??

저 단호박 말투도 너무 좋습니다!

"정신,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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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임주헌

적호 기획 경영전략팀장. 3년 전 전처와 사별 후 현재의 아내 강은과 재혼했다.
근사한 외모에 냉랭한 성격.
하지만 강은에겐 다정하며 사려 깊은 남편일 뿐이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 여주 : 최강은

한국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선 자리에서 만나 주헌과 결혼해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맡은 바 소임을 꿋꿋이 해내는 노력파. 하지만 과거, 마취약에 의한 사고 이후 신경안정제 계열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주헌을 사랑하지만, 그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는 걸 두려워한다.

- 리디북스 발췌


장마까지 D-29일.
이 작품의 배경입니다.
여름, 장마철은 참 신기한 계절입니다.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뜨겁다가도,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하면
종전의 열기는 온데간데 없고 추위가 엄습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인,
두 전선의 맞부딪침으로서 발생하는 '호우'처럼,
그들의 충돌은 곧 그들의 사랑에
큰 시련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은 뜨겁고 질척하게 얽히면서도
동시에 차갑게 식어가기도 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의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여주 강은은
선으로 만난 적호 기획의 경영전략팀장 남주 주헌과
결혼 2년차입니다.

맞선 이전에 우연히 만났던 둘은
호감을 느꼈고,
그대로 일사천리로 결혼식까지 올리게 됩니다.

 

안정적인 직업과
부족할 것 없는 삶.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둘의 관계는 더없이 안정적이지만,
그 이면을 보자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서로의 일에 터치하지 않고
굳이 밖에서 겪은 일들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사이에는 여전히 빈 공간이 존재합니다.

주헌은 강은이 환자와
어떤 트러블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강은은 주헌이 왜 같이 있다가도
갑자기 뛰쳐나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임주헌. 그와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단 한 번도 그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완벽하게 정돈된 실내,
그의 입맛에 맞춘 음식."


강은은 항상 일이 우선인 주헌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맞춰가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 역시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꼭 주헌에게 밉보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느낌이 들었던 강은의 사랑.


"어째서 나는,
사후피임약을 스스로 처방해
비치해 놓은 걸까.


왜."

강은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질문만 되뇌이며
주헌에게 어떤 곤란한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욕심 부리지 않는 착한 아내로 남고자합니다.

"보채지 않는 여자.
캐묻지 않는 여자.
한걸음 물러서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기다려주는 여자가 바로 최강은이었다."


주헌역시 강은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호의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그저 그녀의 성격인양 오해하고 맙니다.

사랑앞에서 건조하고
욕심안나는 사람이 어딨다고..

사랑하는 강은과의 미래를 위해,
주헌은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고자 움직입니다.
강은은 모르게.

그러던 차
강은은 병원에서의 환자와의 트러블이 발단이 되어
제주도의 병원으로 좌천되어 파견근무를 가게 됩니다.

주헌은 처음으로
강은의 파견근무에 반대의견을 내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처음으로 냉전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주헌과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 강은은
파견근무를 간 제주도에서
자신이 도망쳐온,
같은 과인 과거의 연인을 만나게 되고
묘하게 눈이 가는 시한부 말기 암환자를 맡아
통증치료를 하게 됩니다.

싸우고 떨어져 지내게 된
강은이 신경쓰인 주헌 역시
제주도에 자신의 과거가 있음을 알게 되고,
주헌은 긴 휴가를 냅니다.

그렇게 강은과의 현재를 위해,
그 현재를 안온하게 지키기 위해
과거를 정리하려고
제주도로 향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니 ,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았던..

각자의 과거를 조우하게 됩니다.


그렇게나  감추고 싶었던 과거였지만
서로에게 진심으로 부딪칠수록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어버리는 진실 속에서
두 사람은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혼란스러움.
분노. 화.
서운함.

결국 주헌이 선택한 것은
그 모든 질척이는 감정들을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 가두어버리는 것.

그곳에서 자신이 가진 감정을
강은이 원하든 원치 않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어 버리고
강은과의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안돼... 나는 되고 너는 왜 안 되냐고 욕해도
난 이기적인 인간이니까..."


그렇지만 강은은 아니었습니다.

주헌의 과거사에 대한 변명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헌 씨도 나를 버렸어요.
죽어가는 나를 두 번 죽였어."

절실히 필요했던 과거의 순간에
연인에게 외면받았던 강은의 상처를
주헌이 한번 더 반복하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할 뿐.

강은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절실한 마음으로
주헌에게 고백합니다.

"잊을 수 없다면, 덮는 수밖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면 그것을 덮어 두껍게 감추는 수밖에."

그녀가 부딪쳐온 진심에 덮어버림을 선택한 주헌.
자신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강은을 감싸고자 하지만,
강은은 강한 거부감을 느낍니다.

여기서 저는 주헌의 행동이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필생의 용기를 다해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을 강은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선택한 행동이 고작 회피라니..

두려워하던 사람이 애써 용기를 냈지만
그 용기에 대한 화답이 없을 때는
오히려 더 두꺼운 벽을 세우고 말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죠.

강은은 모든 것을 정리한 뒤
둘만의 세계에 안주하고자 했던
주헌의 앞에서 사라져버리고,
주헌을 더이상 받아들일 용기를 낼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주헌은
자신의 과거와 강은의 과거라는 시련에
오답을 내놓습니다.

혼자서 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듬고 극복해야하는 것임을
주헌은 몰랐던 것이죠.

그 오답의 대가처럼 주헌과 강은은
긴 시간을 떨어져서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
한차례의 호우가 지나고


돌고돌아 다시 호우의 계절에 만난 두 사람은
또다시 비에 젖어버린 서로를 조우합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두사람은 서로를 올곧게 바라보게 됩니다.

"나를 봐줘요. 주헌 씨가 봐줘요. 하나도 빼지 말고 모든 걸 봐줘요."


두 사람 사이에
다시 한번 호우가 쏟아진다 해도
이제는 괜찮을 겁니다.

서로가 젖지 않도록 계속 지켜보고,
흠뻑 젖더라도 서로가 옆에 있을테니까요.

사랑은 역시 감추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을 자신의 마음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작품이 말하는 큰 줄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단권소설이었지만 제게는 꽤나 여운이 있었던...

장마철이 지난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면서 읽어 다행이다 싶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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