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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김세기

유망한 아이스하키 국대선수.

아버지는 경찰청장이고 두 형은 검사. 유복한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안하무인인 성격.

 

- 여주 : 임효주

모종의 이유로 집을 옮기고 여러가지 알바를 병행하는 휴학생. 

원하는 것을 가지기보다는 포기하는 삶을 살아왔다.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지.

- 세기.

 

자주 집을 옮기고,

여러 알바를 전전하면서 사는 효주 앞에 세기가 나타납니다.

사람까지 써서 효주를 찾아내는 세기.

 

둘은 어릴 적 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고,

효주의 어머니와 세기의 아버지는 

재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좋든 싫든 가족이 되어야 하는 사이.

 

어린시절,

그의 집에서 더부살이할때는 그렇게 괴롭히더니,

이제는 눈에 안보인다고 족족 찾아내서 눈 앞에 두려는 세기가 

효주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효주는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자신의 인생에 지나치게 끼어드는 세기에게 묻습니다.

야. 너 나 좋아하지.

- 효주

 

어.

이를 계기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직진하는 세기.

그리고 법적 남매가 될 사이인 세기에게 철벽을 치지만

자꾸만 흔들리는 효주.

 

두 사람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한데,

그들 앞에 자꾸만 나타나는 불행들은

그들이 함께하는 선택지를 고르기 힘들게만 합니다.


제목과 저 산뜻한 표지,

그리고

미리보기에서 만난 맹목적인 운동부 집착남주와

사연있는 여주.

 

정말 재미있겠다!!

로코인가? 

하고 봤던 저... 

 

앞으로는 키워드 꼭 확인하려구요...

무려 피폐였어요 피폐!!!!

 

정말이지...

멘탈이 탈탈 털렸네요. 

 

여주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성격은 아니었고

남주 역시 빙빙 돌리는 성격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답답해 죽을거같았습니다.

 

이 둘은 어쩜 그렇게 최악의 선택만을 하는지..

내일없이 오늘만 사는 사람들 같았어요. 

 

차분히 생각하고 행동하고 앞날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그저 현실에 닥친 상황을 회피하고 

미봉책으로 막아두기에 급급합니다..

 

화가 나면 때리고,

때려 부수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남주를 밀어내면서도 질투하고

남주의 욱하는 성격을 알면서 도발하고

그로인한 사고에는 남주를 원망하고...

 

작품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에서 

여주는 명확하게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게 행동하지만,

결론적으로 지독히 이기적인 여자였죠. 

 

여주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보니까

여주의 엉망진창인 내면이 그대로 반영된 거같은 일관되지 못한 행동들에 

정신이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 유년시절부터 학대당해왔고,

도망쳐 나와 몸을 의탁한 어머니에게는 

그녀의 인생을 좀먹는다는 부채감을 가지고 살아온,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었던 여주가

올곧고 이타적으로 자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불우한 환경에도 잘 자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환경에 집아 삼켜진 사람도 있을테니까요. 

여주는 후자였던 거죠. 

그러기에,

효주가 바라는 삶은 보통의, 평범한 삶이었지만,

그 평범한 삶을 사는게 효주에게는 가장 어렵기만 할 뿐이었던거같네요. 

 

그런 그녀를 마음에 담게 된 남주 세기 역시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삼형제의 막둥이로 사랑받고 자라,

치는 사고마다 경찰청장인 아버지가 족족 막아주니

자신의 행동에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효주를 대하는 태도는 사랑하는 사람의 그것이 맞지만,

그것 말고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습니다.

어떤 것도 책임져보지 못했던 남자의 미숙한 사랑을 보다보니,

답답함이 배가 되었네요. 

심력 소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결론은,

둘 다 조금씩 정신 어딘가가 망가져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둘이 만나서 붙었으니

최악의 상성이었던거 같네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은, 해결할 의지도 없는.

어떤 것도 안정적이지 못한, 안정적인 애정따위는 모르는

불안한 두사람. 

 

 

그리고 그걸 방관만 하거나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는

지독히 이기적인 부모들까지...

 

뭐 하나 맘에 드는 인간들이 없는 작품은 첨이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이지, 맘에 드는 등장인물이 하나 없어서

맘 붙일데 없이 외롭게 읽었어요..

 

 

 

결말 역시 그들다운

결말이었습니다. 

 

제목의 

넌 너무 "짜릿해"

가 아니라, 

"너무" 짜릿해

여기에 포인트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짜릿한 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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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대호 

정치인 고성하의 하수인이자 개.  

아쉬울 것도 집착할 것도 없었던 인생에 단 하나 붙잡고 싶은 것이 생겼다. 

- 여주 : 진서을

아버지의 사정으로 같은 성당에서 만난 조성하의 집에 몸을 의탁한다.

그 곳에서 대호라는 이상한 남자를 만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이자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정치인 고성하.
하지만 내게는 그저 언제든 나를 강간할 수 있는 악마일 뿐.
고3 여름, 그 악마에게 의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옥 같았다.

“고성하 말이야. 죽여 줄까? 나 사람 잘 죽여.”

어느 날, 그 악마의 개새끼라는 남자가 말했다.

“미쳤어요? 그쪽, 고성하 개새끼라면서요.”
“개새끼도 가끔 주인을 물어.”

그가 무심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튕겨 재를 털어 냈다.

“주인이라고 거슬리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내가 그 말을 이해한 것은 개학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3교시 수학 수업 시간, 악마는 저택과 함께 불에 타올랐다.

“잘 지내. 모시던 주인님이 죽었으니 난 새 주인 찾아야지.”

그리고 악마의 개새끼는 홀연히 새 주인을 찾아 떠났다.

***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은 그날로부터 10년.
새 주인을 찾는다던 남자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처음 마주쳤을 때와 똑같은 알몸으로.

 

- 출처 : 리디북스


그 유명한 대호,

드디어 만났습니다!!

 

처음은 아니었고 사실 읽덮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그때의 제 모럴은 문란남주를 품을 수 없었던 때였기 때문이었지요. 

물론 지금은 충분히 품을 수 있을 만큼 렙업했기에, 

대호를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이 대호라는 남자, 

정말 매력적이고 제가 좋아하는 능글남임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의 상황과 사랑이 이해가 가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이런 남주는 불호였습니다. 

 

끝까지 여주의 맘고생 시키면서

몸과 행동으로는 사랑한다 하면서 말로만 밀어내는 것이

얼마나 희망고문을 하는 것인지 알기에

대호는 정말 좋은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여주 서을이의 말처럼, 

서로를 갉아먹는 그런 사랑이었죠. 

미성년자였던 여주 서을을 탐하는 것을 감추지 않는

고성하의 집에서 무력하게 몸을 의탁할 수 밖에 없는,

거기에 고삼이라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호는 서을이의 외로운 일상에 구원같은 남자였습니다. 

 

장난스러운 말로 서을에게 농담을 던지고, 

서을의 날선 말들도 웃어넘기며 받아주는.

어떤 의미를 담은 눈길이 아닌,

담백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는 남자. 

 

그것만으로도 남자에 대한 풋사랑을 시작하기에 충분했을겁니다. 

그러나 서을은 이미 남자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알아버렸고

그로인해 자신도 모르게 

아직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행위를 함께 하는 고채원을 질투하고, 

대호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르는 채 날을 세우기도 하는...

 

서을의 첫사랑은 풋풋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대호의 진한 담배냄새처럼

항상 그녀에게 

온갖 사랑의 이면에 있는 역한 감정들만이 들러붙어 있었죠. 

지켜줄 것처럼 굴더니

결국 그녀를 놔두고 돌아서는 남자. 

 

그 처참한 첫사랑 이후 10년. 

다시 재회한 대호는 한결같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 서을과 재회하게 된

대호의 대체적인 행동에서는

서을에 대한 진한 소유욕이 뭍어났지만,

한편으로는 그와 정 반대로 서을을 놓아주고자 하는 행동이,

서을을 혼란스럽게만 합니다.

 

결국 서을은 

그렇게도 경멸하던 사랑에 빠진 사람이 되어, 

대호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고 했고,  

그가 정한 선 안에서 그를 자극하지 않는 연애를 하게 됩니다. 

투정한번 제대로 부렸다가는 

튕겨져나갈 것 같은 아슬한 관계...

 

이 지점이 정말 화나고 답답했던 지점이었습니다.

대호의 낮은 자존감이 불러온 이 남자의 두서없는 행동이,

대호와 서을 둘의 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 중 누군가가 이런남자 만난다고 하면

진짜 도시락 싸들고다니면서 말릴듯.. ㅠㅠ

 

그러나 외전에서,

작가님이 서을이에게도 주셨던 한줄기 희망을 제게도 주셨네요.

용기를 내서 고착된 관계를 깨부수고

다시한번 대호에게 자신을 사랑할 명분을 준 서을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인생에서도

내적 성장을 해서 대호에게 끌려다니는게 아니라 리드까지 하다니..!!

 

외전까지 읽어야

이 징글징글하고 찐득한 사랑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볼 수 있었던,

날것같은 감정들이 난무했던 전쟁같은 사랑이야기였습니다. 

ㅎㅎㅎ

 

증말..

맘에 안드는 남주임에도 불구하고, 

대호의 트레이드마크,

애기야.

오빠

는 자꾸 귓가에 맴도네요.

이게 이렇게 찰떡같은 남주는 또 첨이고..!!

 

어휴 이 농약같은 남자!!!

싫은데 또 땡겨!!! 

미운데 자꾸 생각나!!!

 

다 읽고나서도 모르겠어요 이남자..

그냥.. 대호는 대호인가봅니다.

 

역시 사람은 불량식품.. 몸에 나쁜 음식에 끌리나봅니다. 

대호처럼요!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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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달, 길면 삼개월...

이래도 사랑이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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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다이 - 32세

일곱권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시니컬한 까칠남

- 여주 : 서지원 - 27세

꽃집 주인. 책 표지 디자이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현명녀

- 출처 : 리디북스


- 윤다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소년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청년이 되어 무료한 날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 99일 그리고 하루 中

그의 시시했던 시간들을 채웠던 것은 종이 위의 단어들 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 응모한 글이 당선되고 나자,

다이는 미련없이 대학을 때려치우고 

전업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삶에 대한 염증은 그래도 가시질 않고,

권태로운 일상은 여전합니다. 

다이는 차기작을 써보지만 영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지지부진한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항상 하루의 시작을 새벽 조깅으로 시작하는 그가

종종 마주치는 동네 꽃집의 여자에게서

"시한부연애"

 에 대한 제안을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자신의 글 속의 여자 주인공은 백혈병,

자신에게 시한부 연애를 제안한 여자는 암.

 

마침,

그의 차기작 속의 인물도 꽃집 여자와 비슷한 상황인 터라,

글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그런 예감으로 여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 제안이

다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 서지원

그 남자의 머리카락에 눈을 빼앗기면서부터였다.
살아 있고 건강하고 그래서 생명 그 자체인 것 같은 남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호의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아주 작은 외로움 한 조각도 보태서.

- 99일 그리고 하루 中

 

악성 림프종.

엄마도 외할아버지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고,

내려받은 유산처럼 지원에게도 온 암이라는 병.

힘든 항암 끝에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발했다는 말에,

지원은 항암을 포기하고 맙니다.

 

이미 엄마의 처절했던 그 모습을 보아왔기에,

지원은 자신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기로 합니다.

 

슬퍼할 만한 인맥들을 정리했고,

주변에 최소한의 인맥들만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항상 꽃집을 열때쯤 조깅을 하던 남자에게

점점 시선을 주게 됩니다. 

지원 자신도 이유를 몰랐지만

남자에게 시한부 연애를 충동적으로 제안하면서

비로소 지원은 자신이 외로웠다는 것을 느낍니다.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입에 올리는 것을 들으며,

지원은 안도합니다. 

 

자신의 죽음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관계.

딱 그만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한부 연애를 하는 동안의 다이는

다정했고, 좋은 남자였습니다. 

점점 그와의 연애는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퍼집니다. 

 

그래도, 그를 위해서는

더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아야합니다.

자신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는 생명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될테니까요.

 


키워드에...

"힐링물"

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진짜로 "힐링"물인지는 몰랐습니다!!

키워드가 스포라니..!! ㅋㅋㅋㅋㅋㅋ

 

이 작품 속의 두 사람의 시련은 밖에 있지 않고,

오롯이 둘 사이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한정된 기간의 삶을 살기에

남은 자신의 삶에 적극적인 여자와,

지금껏 하고싶은것도, 강렬한 열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비해왔던 남자.

 

그 둘이 시한부 연애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 내지는 소원을 우선했던 그들이

결국 상대방을 신경쓰게 되고

상대방을 조금씩 자신의 세계로 들이면서 겪는 모든 감정이

보통의 연애와 다름이 없다가도,

지원의 특수한 상황으로 겪게 되는 살얼음같은 항암의 과정,

그녀의 상태에 따라서 한순간에 부서져버리는 행복한 일상이 

담담히, 건조한 문체로 서술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했습니다.

마치 이들의 시련역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을 일이라는 듯말입니다. 

 

사실은 외로웠고, 죽음이 무서워서 

죽음에 대한 외면으로 애써 참아왔던 지원.

 

그리고 사실은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졌지만

그 열정의 대상을 찾지 못해 인생을 허비해왔던 다이.

 

둘 사이에 생겨난 사랑이라는 것은

내내 외면했던 것을 직시하게 했고, 

찾지 못했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둘이 함께 하는 인생은,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고

더는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

 

그들에게는 서로가 있으니까요!


가독성 좋은 간결한 문체로 단숨에 읽었던 작품입니다.

후회남.. 이라고는 했지만 

대체로 후회하는 (=반성하는)모습 보다는

지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직진남의 면모를 보였던 남주였습니다.

 

여주 지원은 상처 많지만 적극적일 때는 적극적인,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답게(!)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지원의 병에 매몰되어 처연하지 않은 여주라 좋았었습니다.

 

꾸금딱지가 꽤 눈에 띄지만 

잔잔한 스토리라 그런지 씬은 그렇게 많거나 농밀하지는 않았던...

힐링(!)하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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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건 (37)

펜션 경영, 차분하고 부드러운 인상과 해맑은 미소 속에 열망을 숨기고 있는 남자


* 여주: 이영 (39)

주얼리 디자이너, 고급스럽고 세련된 외모의 무감한 여자


부모세대의 기나긴 악연으로 인한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깊은 연애 한번 하지 못한 채, 

사별까지 겪었던 여자, 이영. 

그녀는  "유사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피 한방울 안 섞인 전남편의 아들과

고등학교 동창 감미옥과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영의 모친은 이영에게 자신의 상견례 자리로 오라는 연락을 합니다.

그 지리멸렬한 싸움을 하고서 이제 사랑, 결혼 따위에 학을 뗀 줄 알았는데..

다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겠다는 모친을 어이없어하며

그 결혼을 반대했지만 모친은 막무가내입니다.

"그래서 하겠다고? 그 난리를 치고 이혼을 했으면서?"
"그랬으니 더 해야지. 이 세상에 네 아빠 같은 사람만 있는게 아니란걸,
내가 알고 불신의 아이콘인 네가 꼭 알려면."

- 이영 & 미옥여사

 

이게 무슨 결자해지랍니까.

이혼으로 딸에게 별꼴 다 보인 장본인이 이제는 결혼의 좋은면을 보인답니다.

그렇게 떠밀려 나온 자리에는, 상견례의 주인공들은 없고

이영과 윤건. 

당사자들의 자식들만 덩그러니 앉아 있게 됩니다.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하게 된다는 모친의 연락을 받고,

윤건과 이영은 주인공 없는 상견례를 치릅니다. 

 

갈색 머리에 갈색 눈을 한 밀크티 같이 부드럽고 조용한 이미지의 남자.

햇빛에 보기 좋게 그을린 얼굴 또한 이영의 호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사람의 부친이라면. 

자신의 모친을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양 부모님들의 신혼집은 윤건과 그의 아버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횡성의 펜션으로  결정되었고, 

터를 잡고 집을 짓는 것은 윤건이, 그 안을 채우는 것은 이영이 맡게 됩니다.

 

그렇게 한번은 가야 했던 이영의 횡성행.

장마철의 폭우를 뚫고 도착한 윤건의 펜션에서 

이영은 비로 인해 발이 묶여버립니다.

 

1박2일간,

세상과 고립된 채 두 사람만이 있던 공간에서

이영과 윤건은 더없는 편안함을 느꼈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윤건과 이영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며칠 뒤, 

윤건은 이영의 집 앞에 서 있게 됩니다.

현관 문을 열자, 

윤건은 이영을 안고 집어삼킬듯한 키스를 퍼붓습니다.

 

첫인상의 부드러움이 아닌 강렬함으로 이영에게 불쑥 다가온 윤건.

"죽을 것 같아서...... 안 보면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숨이 막혀 죽는 것보다는
쓰레기에 미친놈 되는 게 낫다 싶어서...... 그래서 왔어."

- 윤건

 

사실, 윤건은 이영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오래전부터.

일말의 아쉬움으로 남았던 풋풋했던 그때의 감정이 채 사그라들지 않고

다시 이영을 만나자 되살아난 것입니다.

 

양쪽 부모님이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기까지 2주일.

윤건은 이영에게 딱 2주일 동안 자신에게 마음 한자락 허락해 달라 합니다.

 

풋사과 같은 열아홉.
체리 향을 품은 스물 아홉이 아니기에 더는 눈치 볼 거 없다.
타인을 의식하고 눈치 보기에 난 너무 익어 버린 홍시니까......

- 윤건

 

이제 윤건은 자신의 마지막이자 유일할 사랑이 다가왔을 직감하고,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게 직진합니다.

서른 아홉의 나이 만큼 신중해지고 겁이 많아진 그의 첫사랑.

이영에게.

 


다미레 작가님을 만난 첫 작품입니다.

제목에 우선 끌렸습니다.

서른아홉.

제 나이 언저리이기 때문이죠.

 

조심스럽고 어른스럽지만,

그러면서도 지지부진하지 않은 그들의 가까워짐은

풋풋하지도 간질간질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세월을 지내온 만큼의 배려가 있었고, 인내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참아내고 상대방을 살필 줄 알았던 윤건과

자신을 돌아보며 사랑뿐만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신중해졌던 이영.

 

둘은 남은 시간이 아깝다는 듯 빙빙 돌려말하지 않았고,

상대방을 더 알고 싶은 욕심에 상대를 다치게 하지도 않습니다.

 

서른 아홉, 

저와 같은 나이인 이영은 이렇게 어른스러운 사랑을 하네요.

 

그에 비해 

사랑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가 섞여든 지금의 내 사랑은 

함께 지내온 시간만큼 조금은 무뎌지고 바래졌을지,

아니면 그들의 사랑만큼, 홍시처럼 완숙해져가는 과정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많은 것을 겪고 성장하여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는 나이에 만난 두 사람이 조금 부러워집니다.


책을 읽고 난 뒤의 여운은 참 좋았지만,

곳곳에 보이는 과한(!) 표현은 몰입을 좀 힘들게 했습니다.

친구 감미옥의 찰지고 적나라한 대사들이 주는 웃음보다는 과함이라던가..

윤건과 이영의 감정을 묘사할 때 나오는, 분위기를 저해하는 표현들.

 

또 연하남이지만 대놓고 반말하는 윤건...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영까지 존대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장유유서를 존중하는 유교걸이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돌고 돌아 만나게 된 과거의 인연,

어른스러운 연하 직진남 윤건과 상처 많지만 무심하고 세련된 여주 이영!

 

그들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꼭꼭 씹어(!) 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꽤 오래 붙들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ㅎㅎㅎ)

 

덧. 

이영의 유사가족, 똑똑한 아들 지유의 사랑이야기도 넘나 궁금해집니다!

작가님, 지유랑 지안이 이야기로 후속작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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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이네스크

제국의 통치자이자 고귀한 흰 뱀. 결벽증이 심해 타인과의 접촉을 꺼린다. 

-  여주 : 라테르 

  벌꿀오소리족 수인. 결혼을 위해 입양되었으나 불임을 이유로 맨몸으로 쫒겨났다.


배고픔을 못 이긴 라테르는 우연히 숲에서 마주친 흰 뱀을 덥석 물었다.

 

뱀을 먹는 일쯤이야 벌꿀 오소리족 수인에게는 일도 아니었으나, 

문제는 그 뱀이 케디드 제국의 가장 고귀한 존재 이네스ㅡ였고,

격렬한 입질에 서로 각인이 되고 만 것!

 

이네스크의 각인 열병을 책임지기 위해 라테르는 성에 머무르게 되는데....

- 시리즈 소개글 발췌.


일단 벌꿀오소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생소한 동물, 벌꿀오소리?

출처 : 나무위키

못 먹는게 없는 무적 여주.. 신박하다!!

먹는데 거칠것이 없던 여주는 심지어 남주까지 먹이로 보고 입질을 하고

그 결과 각인이 되어버리는 상황 또한 매우 재미졌는데..

그런데...

그 이후에 서사는 조금 아쉬웠네요.

 

묘한 포인트에서 여주에게 반해버린

서브남이 등장하는가 싶었지만 개쩌는 남주와의 능력치 밸런스 때문에 조금 아쉬웠고....

 

그래도 로코답게!

벌꿀오소리답게!!

먹는것으로 안정을 얻는 여주가 신박하고 재밌었습니다!

지금껏 본 여주 중 가장 최고 쎈 수인캐가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ㅋ

 

문체나 사건의 전개는 조금 아쉬웠지만,

씬도 있고, 가볍게 호로록 볼 수 있는 로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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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승주

 34세.

매력적인 외모와 우월한 능력의 소유자. 연매출이 2조에 달하는 식품회사 사주의 외아들이자 회사의 경영진.

 

- 여주 : 이지영

29세.

승주와 같은 회사 임원진의 비서였다가 승주의 비서로 발령남. 3년째 승주를 짝사랑하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윤승주.

그런 그를 짝사랑한지 어언 3년차인 프로 짝사랑러 이지영.

그녀는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돈으로 샤넬 백을 사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자신의 생일인 12월 25일에

단 10분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짝사랑남, 

승느님과 마주 앉아 커피한잔을 하는 것입니다. 

 

어느날, 

그녀가 모시던 전무가 급 은퇴를 결정하게 되고,

지영은 마침 비어있던 승주의 비서자리로 발령을 받습니다. 

 

짝남의 비서가 되어 소원에 한발자국 다가갔다 행복해 하는 것도 잠시.

 

비서로서 프로다운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만..

승주의 앞에서 자꾸만 못볼 꼴을 보이게 되는 지영. 

자꾸만 그녀의 소원은 멀어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한편,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사람에게 기대 없이, 감흥 없이 살아왔던 승주는

새로이 발령난 자신의 비서, 지영에게 역시나 관심이 없었습니다. 

희미한 인상의 비서일 뿐. 

 

그러나

 

그녀가 자신을 보필하게 되면서

그의 주변에는 작지만 또렷한 변화가 생겨납니다.

지영이 주는 세심한 관심에 자신의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그의 주변에 기분 좋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지영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기한 여자다. 
요술처럼 항상 손닿는 곳에 있는 여자.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한 걸음 앞에서 배려해주는 여자. 

이 무미건조한 일상에 계속해서
재미와 웃음을 가져다 주는 여자. 


- 크리스마스의 남자 中

 이제 승주는 그녀를 향했던 "관심"이 

자신의 안에서 생소한 감정'들'로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 

승주는 그의 내면에 이러한 뜨거운 감정이 있었는지,

게다가 그 감정이 한 여자 때문이라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그들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가지만, 

지영은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그와 그녀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을. 

 

그래서 그녀가 바란 것은

단지 그와의 커피 한잔이었는데...

 

지영은 욕심내고 싶지만 욕심 낼 수 없는 남자,

승주에게 더더욱 빠져드는

자신을 다잡습니다. 

 

지영의 오래된 두 가지 소원, 

그녀는 모두 이룰 수 있을지..

과연 그녀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날까요?


특정 시즌이 되면 생각나는 작품들이 있죠. 

이 작품 역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제목부터가 "크리스마스의 남자"니까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관리"만 해왔던 승주가 

똑부러지지만 사랑 앞에서는 허당끼 넘치는,

그렇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쏟을 줄 알았던 지영을 만나서,

그녀의 세심한 관심 속에서 서서히 얼었던 승주 마음이 녹아내리는 과정이

따뜻하기도 했고, 로코답게 그야말로 현웃 터지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미워할 수 없는 조연들이 대거 등장해,

지영과 승주의 파란만장 사내 연애사에 한몫 합니다. 

 

외로운 인생을 살았던 그녀의 든든한 단짝친구이자

때때로 지영에게 돌직구를 날려주던 제시카 알바. 숙자. 

승주의 수행비서이자 라이벌이 될 뻔... 한,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이름부터 조연삘인 김남조실장.

지영이 가르쳤던 사고뭉치 신입비서, 우연희.

그리고

마지막 빌런이라 여겼던..

웃으며 입에 칼을 물던 승조의 아버지, 윤정우와

승조의 약혼예정자 오이지(!!)까지!

 

여러 조연들이 등장해

그들의 감정이 깊어지는 데 일조를 합니다. 

 

이 책을 읽을 수록

아, 진짜 이거 드라마로 만들면 딱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력적인 조연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두 주인공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조심스러웠고,

억지스럽지 않은 사내 연애의 정석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혔습니다. 

 

혼기찬 사회인들의

성숙하면서도 어딘가 조금 서툰 연애를 본 느낌이랄까요?

 

승주가 겉으로는 완벽한 재벌남으로 보여지지만,

사실은 어딘가 살짝 허술한 면이라던가,

평생 눈치보지 않은 남자라 가끔 눈새가 되는 것이 그랬고, 

 

비서이자 평범한 20대 후반 여성인 지영이 

예상치 못한 승주의 행동에 황당해 하면서도

또 그것을 흠잡지 않고 감싸 주는 것이 그랬습니다. 

 

둘이 점점 감정이 깊어지며 그들의 속내를 

도란도란 조곤조곤 이야기 하며 가까워 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무겁지 않게, 위로를 건네는 말들이 

그간 그들이 감당해온 인생의 무게를 토대로 하는 말들 같아서 

읽는 내게도 위로가 되는 말들이었습니다.  

 

물론, 로코답게..

살짝 오바스러운 장면들도 있었지만,

(승주의 광란의 고속도로씬... ㅋㅋㅋㅋㅋㅋㅋ)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어떠한 찝찝함이 1도 없이

마지막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34세 재벌 동정남 승주,

사랑 앞에서 200%의 능력을 발휘하고 마는 씩씩한 지영.

 

트리 장식할 때면 꼭꼭 이들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꼭꼭 재탕 생각에 찾아들게 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따스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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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 하은수

방송국 외주 구성 작가. 방송국의 PD 주승모와 연인사이이며,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는 여자.


- 남주 : 최무형

평소에는 느릿하지만 승부처에서는
날카로운 감각을 드러내는 발군의 투수.
잠자리는 갖지만 마음은 바라지 말라고 하며 여자를 갈아치운다.


"승모 여잡니까?"
"주승모 피디와 사귀는 건 맞는데요....
누구 여자, 그렇게 불리는 건 상당히 거북하네요."
......
"안잤어요?"

- 브로큰하트 신드롬 中, 무형/은수

무형은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표급의 투수이자,
번듯한 외양으로 꽤 잘나가는 여자들과의 염문을 뿌리고 다니는 남자입니다.

그런 무형을 인터뷰 차 만나게 된 은수.
그녀의 애인인 승모의 고교동창이자 인터뷰 대상이었던 무형은
은수에게 초면에 매우 무례하게 굽니다.
그것도 모자라 민망할 정도로 그녀를 집요하게 쳐다보던 무형.

그런 무형을 처음만났지만,
어쩐지 그의 남보다 커다란 손이
자꾸 낯이익어 소름이 끼치는 은수는 혼란스러워하며
무형과의 첫번째 인터뷰를 마칩니다.

무형의 집요한 시선은 다음의 만남에도 계속됩니다.
마치 그녀를 과거에 알고 있었던 듯한 말투.

"그렇게 사람을 빤히 보는 최무형 씨의 시선,
처음엔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것 같아요.
나한테서 뭘 찾아내려는 것 같아요.
혹시 날 아세요?"
"정말... 기억을 못 하는군요."

- 은수/무형

은수는 자신의 기억에 없는 기억을 떠올리는 무형.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그녀를 괴롭혀오던 악몽의 편린들.
그 악몽의 끝에 등장하는 커다란손...
은수는 무형의 커다란 손이 악몽에서의
그것과 닮음을 인지한 순간,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도대체 그가 알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녀는 어떤 기억을 잃었는지.

은수는 12년 전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을 되찾게 되고,
자신을 망쳐놓은 그날의 일에 관련한 이들에게
복수를 시작합니다.
거기에는 무형도 포함이 되었고,
무형은 기꺼이 그녀의 복수를 묵인하고
오히려 그녀의 복수를 돕습니다.

그게 자신을 향한 복수일지언정.

그 과정에서, 은수는 아무리 막아보아도
그에게로 흐르는 자신의 마음에 절망해버립니다.
이 뱀의 심장을 가진 남자에게
자신의 순정따위야 티끌만도 못한것을.

한편,
그간 여자들을 통해서
단순히 새로운 자극과 쾌락을 얻고자 했던 무형은
은수에게서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좀더 가슴 깊은 곳에서의 갈증을 느끼며
그녀의 복수를 흔쾌히 지켜보고,
그녀를 보는 것이 기분 좋아집니다.
이같은 마음을 단순히 욕정의 산물이라 치부하는 무형.

무형은 그녀의 칼날이 그를 향하고 있음에도
눈 하나 꿈쩍 않고 그녀를 품고 있지만
그녀는 칼자루를 쥐었음에도 베이고 있었다.
어쩌지, 그를 사랑하나 봐,
은수는 이 어리석은 게임을 시작한 것을 자책했다.

- 브로큰하트 신드롬 中


이제 둘의 아슬아슬한 감정은
그렇게 종국으로 치닫게 될 수록 어긋나기만 합니다.
은수와 무형.
은수는 무형에 대한 마음을 뒤로하고
그녀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속내를 알 수 없는 무형과 알수 없는 악목으로 불안해 하는 은수의
초반 내용에서는 스릴러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정을 거의 내비치지 않는 남자인 무형은 흡사 사이코패스같은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무형의 불투명한 속내는 보는 저마저도 은수의 불안함에 이입하게 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남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며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한다면..

그 불안함은 어마어마 하겠죠.

초반부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은수의 기억이 돌아와 진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분노가 됩니다.

그 기억의 주범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참혹한 진실의 방관자에 대한 분노.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은 방관자에 대한 분노가
왜 주범에 대한 분노보다 더했는가 였습니다.
솔직히 저라면,
주범에 대한 분노가 더했을텐데 말입니다..
방관자였지만 그래도 그때의 은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던 사람인데 말이죠.
물론 그 뒤에 그 사건에 대해 침묵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그의 성정이라면, 타인의 일에 그리 깊게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
그의 입장에서는 그의 침묵이 이해가 갔었습니다.

은수는,
그의 도움을 애써 잊은 채
어쩌면 원망할 대상을 찾다가 결국 방관자를 선택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수가 그렇게 원망하는 대상에 빠져들면서,
자괴감이 들면서도 그와 있음에 행복해하는
그 이질감에 괴로워하는 은수와
겉으로는 변함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변화해갔던 무형의 심경이 대비되어
또다른 비극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이러니 했고,
또 그 아슬아슬한 감정선이 읽는 내내 계속되어
작품에 흐르는 음울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심지어는 그들이 잠깐의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장면 조차도
불안해 하면서 보게되는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12년 전의 사건으로 영혼이 부서져버린 은수와,
채워진 적 없었던 텅빈 영혼으로 살아온 무형은
그들이 만날 수 있었던 최악의 조합이며,
한편으로는 그렇게 어딘가 고장난 이들끼리의 끌림같아서
어찌보면 그들은 운명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한번 부서진 그녀의 영혼은 다시 이어 붙여보았지만
결국 파괴되어 버렸고,
채워진 적 없었던 텅빈 그의 영혼은
채워짐의 충만함을 인지하지 못해 결국 다시 비어버렸습니다.

그들의 결말은 예견되어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끝까지 둘은 솔직하지 않았고(못했고)
그랬기에 어긋나버린 그들의 감정은 결국 파국일 수 밖에 었었기에,
남여주에 대한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저는 이 소설의 결말이 너무 좋았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결말부분에서
상세한 대화나 장면의 서술 없이
마치 신문지면상의 기사처럼 나열된 무형과 은수의 마지막 행적이
꼭 그들의 사건이 아무것도 아닌 양, 제 삼자의 눈으로 비춰지게 되면서
생경하면서도,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으로 전해듣게 되는 느낌이라
오히려 그래서 더욱 여운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지막이 더 부각되었고,
무형의 무심한 속내같은 마지막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녀는 결국 무형에게 최고의 복수를 했고,
무형은 한결같았던 그의 태도대로 기꺼이 그녀의 복수를 달게 받았네요.
이정도면 제게는 최고의 후회남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용서받지 못하고
여주에게서 구원받지 못하는 남주가 최고(최악?)의 후회남 아닐까요.?

언제고 다시 읽으면서,
그들의 감정을 천천히 따라가보고싶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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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이시현

한국대 광고홍보학과의 자랑이자 자존심. 준수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 매너 좋은 태도로 어딜 가나 호평을 달고 사는 인물. 그런 그가 유일하게 무심한 것이 있다면 바로 CC였던 희영뿐이다.


*여주 : 윤희영.

한국대 광고홍보학과 재학 중. 아무런 문제도 없던 자신의 삶에 멋대로 개입해놓고서, 번번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시현이 너무나 싫다.

- 출처 : 리디북스


이래서 선배들이 그런 거구나.
CC는 죽었다 깨어나도 하는 거 아니라고.

- 반발심리 中

 

희영은 일년 간의 휴학을 마치고 복학한 학교에서

CC였던 그. 

같은 과의 선배이자 과의 인기남인 이시현을 조우합니다.

 

CC, 그것도 같은 과 CC의 치명적인 단점.

나의 지난했던 과거가 종종 술안주로 회자되며,

 잊고자 했던 대상이 눈 앞에서 살아 서성댄다는 것.

 

희영은 그와 헤어지고 충동적으로 신청한 휴학기간 동안

그를 잊고자 노력했으나,.

자신의 눈 앞에서 너무도 멀쩡한 그를 본 순간,

그녀의 노력은 모두 무위로 돌아가버리게 됩니다.

다시 1년전 이별했을 때의 그녀로 돌아가버린거죠.

그 질척했던 미련과 매달림의 시간들...

 

이미 그는 우리 관계의 끝을 받아들였는데

나만 괴로웠던 걸까.

나만 이 관계의 끝을 붙잡고 있는걸까.

 

그의 평온한 낯짝만 봐도 멘탈이 갈리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이제 끝난 연애라 치부한 주변인들은

 희영에게 자꾸 행복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땐 그가 그녀를 정말 좋아했다고.

그러나 정작 그때의 그녀는 자괴감에 매몰되어 그조차  느낄 수 없었죠.

그런 과거형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희영은 더더욱 그가 싫어집니다. 

 

감정을 주체 못하고 그에게 질척이는 그녀의 앞에서는 철벽이었지만

자꾸만 알게 모르게 그녀만이 알 수 있는 흔적을 남겨대는 그의 저의가 궁금해집니다.

 

그 평온한 낯짝의 이면을 들추어 볼 수 있다면...

너도 나처럼 힘들었다고 

나에게 한 것처럼 너도 나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그걸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희영은 기묘한 호승심에 사로잡히게 되고,

둘의 소원했던 관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됩니다.


몽슈님의 신작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하나인데요,

작가님이 저의 대학생활을 염탐했나.. 싶을만큼

같은 과 CC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풀어주셨습니다.

(같은과  CC 해본 사람.ㅋㅋㅋ) 

흑역사 생성시기의 대부분인 20대.

 

일단 여주의 시점에서 쓰여졌기에,

매우 공감가는 대목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인기 많은 남주를 만나면서

나름 잘 지내던 자신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되는 건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고통이죠.

여담이지만, 

냇가에서 살던 물고기가

갑자기 넓은 바다를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 

갑자기 주어진 자유와 선택에 대한 낯설음.

저의 첫 대학생활은 그런 감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학기 내내 고군분투하던 내게

연애감정, 즉 사적 감정을 가진 누군가가 생긴다는 것.

삭막한 대학생활에 기댈만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파급력이 있었죠.

그리고 그것은 그를 향한 어떤 집착이 되었고, 

청춘들의 질펀한 술자리에서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경계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감정.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는 점점 작아지고 

더이상 CC는 행복해지지 않더라구요.

그러면서도 관성적으로 그를 집요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불안했던 나날들.

숱한 질투와 의심에도 불구하고 

놓을 수 없었던 관계를 겪어 봤던 저는,

그래서 희영을 많이 응원하면서 읽었습니다. 

 

저런식으로라도 그를 흔들어볼걸.

따라가서 악다구니라도 속 시원하게 써볼걸.

지나간 과거의 인연을 이리저리 가정해보는 것도 참 재밌었구요.

(그러나 그녀석은 어학연수로 토껴버림..)

 

끝까지 자신의 마음에 충실했던 희영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딱 20대때의 철없던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부딪쳐 오는 희영이.

 

결국 남주 시현의 망설임을 여지없이 깨부수고 관계를 전환한건

이런 희영의 끈질긴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실패했지만 

희영과 시현의 연애는 꼭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아니 근데 시현이도 잘한거 하나 없지 않나요??

얼레벌레 남친한다고 사귀는 것도 별로.

확신을 주지 않고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것도 별로.

나는 여주편이니까!!!

특히나,

에필로그에 남주시점을 읽으면서 조금 등짝 때리고 싶었습니다.

으이구 화상아!!!!

 

뭐, 결국 둘이 헤어져 있던 1년은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잘한 선택인거 같네요.

 

흑역사를 흑역사로 남기지 않고 

기어이 인생의 빛나는 한 페이지로 만든 희영과 시현.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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