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주 : 이수완(32세)
교수. 배우 뺨을 후려 패는 외모, 모두를 녹이는 언변, 타고난 여유, 매너로 주변의 관심을 받기 싫어도 받았던 남자.
모든 것이 쉬웠지만 아쉬울 것도 없던 인생이었다. 신중하지만 한번 마음이 움직이면 거침이 없다.
- 여주 : 최은수(28세)
유아 피아노 심리치료 강사. 아담한 키에 마른 체격. 수수하고 단아한 얼굴.
자신 가정사에 대한 상처로 자격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마음의 움직임이 남보다 느린 여자.
■ 루시드 드림(Lucid dream) : 자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꾸는 꿈.
은수는 몇 달 째 같은 남자가 나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은수는 그와 다정히 눈을 맞추고, 가까워지고 사랑을 합니다.
깨고 나면 공허해지는 이 감각.
"내가 널 만나러 갈게."
처음으로 꿈 속의 연인은 현실에서의 만남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은수에게 놀랄 일이 생깁니다.
바로 꿈 속의 그 남자가, 그녀에게 찾아온 것이죠.
그녀는 혼란스럽습니다.
꿈 속의 그는 다정한 연인인데
현실의 그는 완전한 타인이며 직업상 마주친 보호자일 뿐입니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은수는 처음만난 꿈 속의 그, 수완에게 싸구려 작업같은 멘트를 해버립니다.
이에 자신에게 대시하는 수많은 여자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는 은수에게 실망하는 수완.
"내가 차은수 씨 취향에 맞았는지 모르지만, 난 아닙니다. "
"저, 그게......"
.
.
.
"꿈을 꿔요!"
- 밤의 연애 中
차갑게 밀쳐내려는 차, 은수의 한마디에 수완은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입니다.
"나도 그래요."
타인과는 공유할 수 없는 꿈의 공유.
이에 은수에게 동질감과 위안을 느낀 수완은 이 여자가 궁금해집니다.
■ 생각할 사(思), 헤아릴 량(量) : 사랑의 어원.
상대방을 생각하고 헤아리는 정도에 따른 사랑의 깊이.
그것이 수완이 정의한 사랑이었습니다.
수완의 꿈에서 나온 그녀는 깨고 나면 그 외양도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감정만은 그의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수완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대로라면,
그는 꿈 속의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깊이.
시시때때로 머릿 속에 그녀를 담고 있었으니까요.
꿈에 대한 은수의 고백을 듣자, 그제야 시야가 환해집니다.
은수가 그녀였습니다.
이제 수완은 자신의 현실에 나타난 그녀가 뭘 하든 예뻐보입니다.
수완은 이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대응합니다.
"나 이제 몰입."
"네?"
"다 걸 거라고요."
그러고 싶어졌어요.
뒷말은 삼키며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다 걸어서 꿈을 현실로 만든다.
- 밤의 연애 中
우선, 사전 정보 1도 없이 펴들었던 이책의 제목,
"밤의 연애" 때문에 왜 위에 빨간딱지가 없지?? 하면서 펴들었던 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주 많이 정화(!!)되었습니다.
책 제목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야한다.. 를
다시한번 느끼며 머쓱함을 내게 안겨준 작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용으로 돌아와서.
한 번 정한 마음에 거침없이 직진하는 이남자. 이수완씨..
대체 뭔가요???
이렇게 완벽한 남주가 있다니요!!!
절판된 이 책을 소장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이렇게 내 아들을 키우고 싶다는 지침서(!!)로 활용하고 싶은 것이
그 첫번째 입니다.
자존감 높은 이의 특유의 여유로움과, 배려.
거기에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에게는 아낌없이 베푸는 성정.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속도에 맞지 않는다고 안달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인내.
상대방의 비참함을 목도했음에도 의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의 짐을 덜어내는 재치와 아량.
그러면서도 상대에게는 어떠한 마음의 짐도 지우지 않는 섬세함.
교수로서, 꽃구경 가라고 자체휴강 해 주는 이 남자. (대학생때는 이게 최고임!!)
대체 부족한게 뭡니까???
....아.. 쓰다보니 너무 많네요.
나에게 이 책은 수완과 은수의 사랑이야기이자,
은수에게 빙의하여 읽어 내려갔던 나에게 전해지는 위로같은 글이었습니다.
누구나 있을 자신만의 크고 작은 그늘을, 타인이 이토록 감쌀 수 있을까요?
수완은 은수가 가진 그늘에 대해 완벽한 공감이라는 오만보다는
그녀의 일상을 그로 채울 수 있도록,
그 자신이 그녀의 인생에 한줌 햇살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그가 그녀의 인생에 내비치는 사랑으로 그늘을 몰아내고자 합니다.
그로 인한 상처가 아니었기에 이미 마음에 난 생채기를 어찌 할 순 없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그는 은수의 상처까지도 보듬습니다.
그렇게 수완은 은수 혼자 감내해왔던 상처를 하나하나 꺼내어
후후 불어 말려주고, 거기에 빨간 약까지 정성스레 발라줍니다.
흉터는 남겠지만 수완은 그 마저도 기특하다고 은수의 머리를 쓰다듬겠죠.
이로 인해,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던 은수가 점점 하고싶은 말을 다 하고
수완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고 당당히 받아들이게 되는 그 순간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언뜻 일상의 한순간처럼 보였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그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수만 바라보는 수완은 당연히,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감격해합니다.
수완 역시 그의 평탄했지만 큰 자극없던 인생에 은수가 들어옴으로써
전해지는 그 다채로운 감정들을 만끽합니다.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오는 것이라 했던가요.
수완은 그 말의 뜻을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남자였습니다.
함께 온 은수의 상처도, 외롭던 그녀의 인생도
그는 기꺼이 사랑해 마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이 책 중에서 가장 제가 좋았던 구절입니다.
수완의 설렘이 오롯이 느껴지는 구절이라서요.
마음이 급해졌다. 보고싶다. 꽃이.
금세 지고 말 것을 걱정했지만
사실 내일 당장 푸른 잎사귀가 맺힌대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조급한 이유는 보고 싶은 꽃이
나무에서 핀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피어난 것이라 그렇다.
서둘러 교수실을 나섰다.
제게서 결코 질 리가 없는 은수를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 밤의 연애 中
뿌뿌, 아가, 솜이, 강아지.
사랑하는 이에게는
세상의 어여쁜 단어들을 애칭으로 불러주고
온갖 유치한 대사들을 태연히 읊어대는,
언제나 내 여자의 편인 이 남자.
이수완씨를 이 봄에 만나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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