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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다이 - 32세

일곱권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시니컬한 까칠남

- 여주 : 서지원 - 27세

꽃집 주인. 책 표지 디자이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현명녀

- 출처 : 리디북스


- 윤다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소년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청년이 되어 무료한 날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 99일 그리고 하루 中

그의 시시했던 시간들을 채웠던 것은 종이 위의 단어들 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 응모한 글이 당선되고 나자,

다이는 미련없이 대학을 때려치우고 

전업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삶에 대한 염증은 그래도 가시질 않고,

권태로운 일상은 여전합니다. 

다이는 차기작을 써보지만 영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지지부진한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항상 하루의 시작을 새벽 조깅으로 시작하는 그가

종종 마주치는 동네 꽃집의 여자에게서

"시한부연애"

 에 대한 제안을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자신의 글 속의 여자 주인공은 백혈병,

자신에게 시한부 연애를 제안한 여자는 암.

 

마침,

그의 차기작 속의 인물도 꽃집 여자와 비슷한 상황인 터라,

글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그런 예감으로 여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 제안이

다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 서지원

그 남자의 머리카락에 눈을 빼앗기면서부터였다.
살아 있고 건강하고 그래서 생명 그 자체인 것 같은 남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호의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아주 작은 외로움 한 조각도 보태서.

- 99일 그리고 하루 中

 

악성 림프종.

엄마도 외할아버지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고,

내려받은 유산처럼 지원에게도 온 암이라는 병.

힘든 항암 끝에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발했다는 말에,

지원은 항암을 포기하고 맙니다.

 

이미 엄마의 처절했던 그 모습을 보아왔기에,

지원은 자신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기로 합니다.

 

슬퍼할 만한 인맥들을 정리했고,

주변에 최소한의 인맥들만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항상 꽃집을 열때쯤 조깅을 하던 남자에게

점점 시선을 주게 됩니다. 

지원 자신도 이유를 몰랐지만

남자에게 시한부 연애를 충동적으로 제안하면서

비로소 지원은 자신이 외로웠다는 것을 느낍니다.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입에 올리는 것을 들으며,

지원은 안도합니다. 

 

자신의 죽음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관계.

딱 그만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한부 연애를 하는 동안의 다이는

다정했고, 좋은 남자였습니다. 

점점 그와의 연애는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퍼집니다. 

 

그래도, 그를 위해서는

더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아야합니다.

자신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는 생명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될테니까요.

 


키워드에...

"힐링물"

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진짜로 "힐링"물인지는 몰랐습니다!!

키워드가 스포라니..!! ㅋㅋㅋㅋㅋㅋ

 

이 작품 속의 두 사람의 시련은 밖에 있지 않고,

오롯이 둘 사이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한정된 기간의 삶을 살기에

남은 자신의 삶에 적극적인 여자와,

지금껏 하고싶은것도, 강렬한 열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비해왔던 남자.

 

그 둘이 시한부 연애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 내지는 소원을 우선했던 그들이

결국 상대방을 신경쓰게 되고

상대방을 조금씩 자신의 세계로 들이면서 겪는 모든 감정이

보통의 연애와 다름이 없다가도,

지원의 특수한 상황으로 겪게 되는 살얼음같은 항암의 과정,

그녀의 상태에 따라서 한순간에 부서져버리는 행복한 일상이 

담담히, 건조한 문체로 서술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했습니다.

마치 이들의 시련역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을 일이라는 듯말입니다. 

 

사실은 외로웠고, 죽음이 무서워서 

죽음에 대한 외면으로 애써 참아왔던 지원.

 

그리고 사실은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졌지만

그 열정의 대상을 찾지 못해 인생을 허비해왔던 다이.

 

둘 사이에 생겨난 사랑이라는 것은

내내 외면했던 것을 직시하게 했고, 

찾지 못했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둘이 함께 하는 인생은,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고

더는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

 

그들에게는 서로가 있으니까요!


가독성 좋은 간결한 문체로 단숨에 읽었던 작품입니다.

후회남.. 이라고는 했지만 

대체로 후회하는 (=반성하는)모습 보다는

지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직진남의 면모를 보였던 남주였습니다.

 

여주 지원은 상처 많지만 적극적일 때는 적극적인,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답게(!)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지원의 병에 매몰되어 처연하지 않은 여주라 좋았었습니다.

 

꾸금딱지가 꽤 눈에 띄지만 

잔잔한 스토리라 그런지 씬은 그렇게 많거나 농밀하지는 않았던...

힐링(!)하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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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레온 윈스턴

혁명군에 의해 왕정의 개라 불리는 남자. 혁명군에게 아버지를 잃고, 같은 날 첫사랑을 잃었다.
묘하게 자신을 자극하는 하녀 샐리 브레스톨에게 끌린다.

- 여주 : 그레이스 리들

혁명군의 딸. 첩자로 윈스턴가에 샐리 브레스톨이라는 이름으로 잠입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중, 수뇌부의 명령으로 레온 윈스턴을
유혹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1부 <1~142>

- 배경
왕정전복을 일으킨 혁명의 바람은
그 결실을 맺지 못했다.
10년도 지나지 않은 혁명정부는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왕정복고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게 '리폰 공화국'은 다시 '리폰 왕국'이 되었다.
아직 반군의 소탕이 끝나지 않은 뒤숭숭한 시대.


(왕국이름이 리폰 왕국인지는 재탕하면서 알게됨..ㅋㅋㅋㅋ)


"샐리, 네게서 좋은 냄새가 나."

혁명군의 잔당을
잔인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
"캠든의 흡혈귀"라고 불리우는 레온 윈스턴
자꾸만 자택의 "고문실" 담당 하녀
'샐리 브래스톨'에게 끌립니다.
아주 아름답지도 않고
특색있지도 않지만 자꾸 거슬리는 그녀.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혁명 반군 세력의 첩자역할로
윈스턴 저택에 잠입한 것이죠.
이름도, 신분도 모두 거짓인 그녀의
원래 이름은 '그레이스 리들'.

사실 레온 윈스턴과 그레이스 리들 사이에는
어린시절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그 사실도 그녀의 신분도 모른채
속절없이 끌려버린 레온 윈스턴과,
모든 것을 알고 거부했지만,
결국 상부의 명령에 마지못해
레온 윈스턴과 부대껴야하는 그레이스 리들.

둘의 미묘한 신경전은
그레이스의 비밀이 레온 윈스턴에게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더이상 그녀를 거부하고 멀리해야 할 구실이 사라진 레온.
레온 윈스턴은
과거에 얽힌 그녀와 그,
혁명군과 윈스턴가가 엮인 비극에 대한 분노를
아낌없이 그녀에게 퍼붓습니다.

그러나.
레온이 그레이스에게 가졌던 감정은
단연 분노만이 아니었죠.
어찌할 수 없이
그녀가 누구였든 끌려버렸던 레온은
그 감정 자체로 수치심을 느끼며 감정을 부정하며
점점 그레이스를 한계로 몰아버리게 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입덕부정기가 매우 깁니다..
그리고, 매우 잔혹합니다.

그레이스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과거에 얽힌 사건에 대한 원망.

혐오하면서도 놓을 수 없는 소유욕.

고통받는 것은 그레이스지만
고통을 가하는 이 남자역시

가해자인 동시에
과거에 갇혀 현실을 부정하게 되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끔찍한 경험을 했던 둘..
결국 둘은 어른들과 시대의 사정에 의해
적이 된 것입니다.


"언젠가 널 비참한 꼴로 만들어 줄 거야.
그때 내게 빌어봐.
네가 얻는 건 후회뿐일 테니."

여주 그레이스는,
레온의 가학적인 행태에 굴복하느냐.
아니요, 강단있고 똑똑하게 레온을 상대합니다.

매우 맘에 드는 대목입니다.
아주 강한 남주에게 속절없이 끌려가는것이 아니라,
그의 구속아래 있지만
꿋꿋하게 무너지지않고 자신을 지키는 모습에
그레이스를 더욱 응원하게 합니다.

"죄는 값을 치러야 사해지는 법이지."


거기에 자신이 세뇌 당하며 교육받은 진실이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되고,
추악한 현실을 직면한 그레이스는
그녀에게 지옥을 선사해준 모든 이에게
복수를 결심합니다.



결국 혁명군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혁명군의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위

그레이스를 놓아주었지만
그녀를 다시 잡을 수 있는 안전장치로
그녀를 임신시킨 레온 윈스턴.
(이 과정도 하... )

그렇지만 그레이스를 너무 얕봤습니다.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것이 복수의 시작이었다면
영원이 사라지는 것으로 그 남자를 향한 그레이스의 복수는 완성됐다."

이렇게 완성된 그레이스의 복수.
남겨진 레온 윈스턴.
둘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계속됩니다.


레온과 그레이스,
그 둘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은
싸움하는 두사람 사이에
서 있는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기가 빨리면서도 이 싸움의 끝을 보고싶은 마음.

결국 1부에서는 그렇게
그레이스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펼쳐질 2부(*이미 2021년 10월 18일부터 2부 시작되었습니다!)에서는
후회 마일리지를 어마어마하게 적립한 레온이
어떻게 신박하게 구를지,
그레이스는 레온에 대한 감정을 언제쯤 자각할지.
작가님이 붙여주신 태명 체리의 거취는 어찌될지.
둘 아니, 셋은 정말 행복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상상불가한 상황이라
작가님의 연재만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주7회 연재라는 것이 매우 감사할 따름입니다.

많이들 쓰시는 플랫폼은 아닌
톡소다의 연재물이라 아쉽긴하지만,

2021년 내에 완결이 나오고
단행본은 내년쯤 나온다고 하니
곧 위의 궁금증은 금방 해결되겠네요!

혐관(혐오관계)스토리가
이렇게 재밌고 긴장감 넘치는 줄 몰랐습니다.

역시 리베냐님의 작품은 정말...
제 취향을 너무 잘 아십니다..

너무 잘 알아서 무서워...근데 재밌어..

정말 혐관 좋아하시는 분들 꼭꼭꼭!!
보시길 바랍니다.

※리베냐님 다른 작품 리뷰도 보고싶으시다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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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남주 : 권희재

제성 그룹의 사생아. 어릴 적 이복형, 권중혁에게 학대에 가까운 괴롭힘을 당한 까닭에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긋지긋해한다. 권중혁의 사망으로 대표직에 오르게 된 그는 이연과 권중혁의 사이를 의심하고 그녀를 쳐내려고 하지만 뜻하지 않게 휘감긴다.

 

- 여주 : 정이연

제성 그룹의 후원으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화가 "연". 슬럼프, 그리고 후견인 권중혁의 죽음이라는 위기가 갑작스레 도래한 가운데 저를 이복형의 애인으로 의심하는 권희재와 묘한 기류가 생긴다.

 


Review

몽슈님의 귀한.. 첫 현대물입니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아묻따 구매했지요.

 

저는 몽슈님 특유의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정과 씬의 조화를 참 좋아합니다.

으른 남주들이지만 지문으로 풀어지는 남주들의 생각의 흐름은 아이 같은 면이 있는 몽슈님의 남주들.

그 이율배반적인 생각들이 몽슈님의 남주들을 좀 찌질하게 보이게 하기도 하고, 역으로 사랑에 미쳐 보이게도 합니다.


여주 이연은 학대받던 보육원에서의 삶에서 건져내어져 권희재의 이복 형 권중혁의 후원을 받았던 대가로,

제성 그룹의 돈세탁을 위한 그림을 그려오며 자신의 삶을 제성에 온전히 의탁한 상태였습니다.

하루아침에 재능있는 불행한 고아에서 잘나가는 화가의 삶을 살게 해준 권중혁이 고맙지만

제성의 주인을 바뀌었고, 자신은 끈떨어진 연이 된 신세.

어떻게든 새 주인에게 자신의 필요성을 증명해내야만 하지만 긴 슬럼프로 인해 그림작업은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남주 권희재는 이복 형의 집요한 살해 위협과 학대에 시달리다

결국 죽으라고 보낸 홍콩에서의 무자비한 환경에 내던져져

살고자 했던 욕망만으로 살아 남아야 했던 그답게 누구보다 욕망에 충실합니다. 

 

이복 형의 죽음으로 홍콩지사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그룹(조직)을 장악한 그는

이복 형 권중혁의 흔적을 지우려 하던 차에, 그의 애인으로 의심되었던 이연을 만납니다.

이연을 잘라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건만.

 

"단정해."

"얌전하게 생겼어.'

....

그래, 그런 여자들이 딱 권희재의 취향이라는 말이었다.

 

죽은 이복 형의 애인으로 의심되는 이연에게 끌리는 자신을 부정하지도 않고, 그 감정에 대한 정의도 의심도 없이

대놓고 여주 이연에게 신경을 쓰고, 발정하고, 추근대고, 놓지 못합니다. 

 

"권희재는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난제 같은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있었다.

공격적이고 거친 방식, 깡패짓이나 하는 조폭. 

진한 혈향이 어울릴 듯한 악랄한 인상.

그 분명한 사실을 알고 봐도 사라지지 않는 어떠한, 

관능적인 무언가."

 

권희재를 만난 뒤 자신의 안위를 위협함과 동시에 강렬한 무언가를 느꼈던 이연은 

그 자극으로 인해 슬럼프를 극복하게 되고, 

결국 권희재가 보이는 거침없는 욕망에 못지않은 강한 끌림을 받았던 이연도 휩쓸려

두 사람은 그들 사이의 불편한 진실을 모른척 한 채 서로의 몸에 몰두하게 됩니다.

 

가끔씩 보이는 균열속에 엿보이는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은 채 

속절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사람.

 

죽은 이복 형이 만들어 내는 의심과 균열은 메꿀 새 없이 끊임없이 두 사람을 위태롭게 합니다.

 

사랑을 받아본 적도 준 적도 없는 두 사람은 서툴게 부딪혀가며

그들 사이에 놓여진 균열을 메꾸어가며 자신의 진심을 조금씩 드러내게 됩니다.

 

듣기 좋은 말들,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하는 정제된 말들이 아니라,

흔히 연인들의 싸움에서 감정에 못이겨 툭 던지는 해서는 안되는 말들,

그것에 상처받고 밉지만 또 상대를 놓기는 싫으니 잡게되는 모순.

지극히 평범한 사랑싸움들을 통해서 말이죠.

 

어떠한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라도 사랑은 보편적인 것이고,

사랑싸움은 유치하기도 하고,

서로의 상처를 헤집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그로인해 더욱 단단해 지는 것이 사랑이라는 일련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 되는 것.

저는 몽슈님의 이런 감정선들을 참 좋아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의 변화는 둘의 발걸음으로 묘사되는데요.

처음에는 정박이 아닌 엇박자로 걷던 그 발걸음이,

권희재가 이연의 발걸음을 따라 밟게 되고

결국은 온전히 겹치는 그 과정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권희재가 살던 세상 속의 인물들은 모두 이중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그 자신 마저도 이연에게 감추는 모습이 있었으니, 

권희재가 이연에게 가졌던 의심은 그의 세상에서는 타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심을 파고들수록 감춰진 모습 없이 하나의 모습만 보였던 이연에게

권희재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자신은 글렀다. 글러먹었다.
그녀에게서 빠져나오는 건 죽고난 이후에야 가능하리라.
어쩌면 다른 의미로 파멸일지 모를 이연을
품에 가둔 채로 폭우처럼 쏙아 내는 감정은 그토록 노골적이었다."

 

이연역시 뿌리없이 흔들렸던 그녀를 단단히 땅에 붙잡아 준 권희재를 놓을 수 없을겁니다.

그녀가 처음 가졌던 온전하고, 완벽한 애정이었으니까요.


과거 이복 형 권중혁과 권희재 사이의 반목과 서사, 

이연이 겪었던 과거에 관한 상처나 그에 대한 감정 

그리고 권희재의 집착적인 면모를 조금 더 보고싶었는데

둘에게 벌어지는 사건의 수습과

현재 진행되는 그들의 연애 서사만으로 지나가 버렸던 게 조금 아쉽네요.

좀 더 늘여서 써주셨어도 좋았을것 같아요.

 

네, 그만큼 작품 끝나는게 아쉬웠다는 말입니다. ㅋㅋㅋ

이 작품은 외전이든 뭐든 꼭 더 보고싶네요!

 

야만적이지만 그녀에게만은 야만적이지 않은,

내여자 한정 다정남 권희재였습니다. ㅎㅎ

 

몽슈님의 다음 작품도 현대물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것도 역시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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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남주 : 정대욱 - 해명의 문제아. 정략결혼 및 물건 사고팔듯 사람을 대하는 재벌의 행태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나

                    일련의 사건을 무마하는 대신 정략 결혼을 하도록 종용받는다.

                    그 대상이 강일그룹의 강소유. 강소유는 그에게 있어 치욕스러운 물물교환의 상징이다.   

여주 : 강소유 - 강일의 죽은 장자의 단 하나의 핏줄, 혼외자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강일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어린나이부터

                    결혼시장에 내돌려질 계획으로 결혼만을 바라보며 맞춤형 교육을 받아왔다. 

                    일찍부터 욕심보다는 체념에 길들여진 여자. 그러나 누구보다도 행복해지고자 한다.

                    비록 그녀에게 주어진 상황이 지옥과 같아도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으려 한다.  


Review

소년감성님의 작품 중 벌써 네번째 작품이네요.

네번째 작품인데 이작가님도 소나무같은 스토리 취향을 가지고 계시네요.

여주의 선임신, 그리고 도망, 남주의 후회와 재회한 여주 집안에 대한 권선징악.  

근데 이 비슷한 큰 줄기의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게, 다르게 느껴지는게 또 작가님의 필력 아니겠습니까. 

내소유는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소년감성님 작품 중에 가장 개아가스러운 남주였어요.

후회남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만큼 아주 등짝 후려치고 싶은 남주입니다. 

 

대욱은 그닥 자신의 집안이 좀더 꿀려서 밑지고 들어가는 물물교환과도 같은 결혼에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소유는 대욱의 심경보다는 일단 자신이 살고자 하는 마음에 결혼을 강행하고 맙니다 .

그들의 말을 잘 들어야 소유의 친모를 만날 수 있고, 자신도 이 집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믿고 

그 자유를 위해 대욱과의 정략결혼을 잘 유지하다가 때가 되면 이혼하고 자신의 인생을 되찾고자 합니다. 

절박하고 그래서 더 저돌적인 소유의 행동이 대욱은 어른의 입맛대로 말 잘 듣는 속물과도 같은 행동으로 생각해

소유를 경멸하고, 자신을 결혼장사에 성공한 사람취급 받게 하는 소유를 미워합니다.

소유를 보면 자신의 처가 덕본 남자라는 처지가 떠오르게 되니까요. 

 

소유는 정말 불도저 같은 느낌입니다. 앞뒤 안보고 달려드는;;;

심리상태는 매우 많이 불안정해서 위태롭게 느껴져요. 

기댈 곳이 하나 없어서 어린시절에 생모가 자기를 때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건

다 자기가 있어서니까 자기가 책임져야하고 나만 견디면 될거라는 생각에

자기의 몸이나 감정은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아버지쪽 재벌가 사람들의 지시에 따라 모든 걸 다 하려고해요.

대욱은 그렇게까지 하는 소유가 이해가 가지 않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도 담담한 소유 때문에 기가 막혀합니다. 

체념이 익숙하니까 대욱의 멸시나 빈정거림도,

쭉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도

너무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소유를 보면서 엄청 짠하고 가슴 아팠어요 ㅠ

 

 

그러면서도 소유는 막 찌통 캐릭은 아니에요. 자기 처지에 매몰되어서 슬퍼만 하는 캐릭이 아니라 거기서

어떻게든 더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긍정적으로 상황으로 보려고 해서 더더욱 찌통이었어요

 

 

아직 대학도 졸업 못한 소유가 그 나이에 맞지 않는 말을 할 때마다 소유맘의 심정이 되어서 한숨쉬어가며 읽었습니다.

대욱이 진짜 지옥의 주둥이 나불댈 때마다 (모든 후회남주들이 그렇지만) 한대씩 주둥이를 치고 싶은 맘이었어요. 

나중에는 대욱이 소유의 발닦개가 되었음에도 만족스럽지 않을 정도..

그냥 똑똑하고 착한 소유가 잘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혼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남주였어요.

 

이번에 특별 외전도 따로 나왔다고 해서 달렸는데, 후회남 마일리지 적립은 톡톡히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구르지는 않은 후회남이었습니다. 

소유같은 동생 있었으면 진짜 방문걸어 잠그고라도 남주를 내가 더 굴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유가 너무 착해요 진짜 ㅠㅠㅠㅠㅠ  


나의 한줄평

더 굴렀어야 하는데 여주가 너무 착해...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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