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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블레이크 자베른(36) 

리아나, 이거 하나만 알아 둬.
네가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든,
마지막엔 내가 네 옆에 있을 거야.

단정한 붉은 머리에 푸른 눈이 인상적인 레토니아의 막내 왕자.

10년 전, 리아나가 제일 두려워하던 개인과외 선생이었던 그는

어찌 된 일인지 10년 후 리아나에게 격렬하게 입 맞추며 밀어를 속삭인다.


랜서 발레라(24)

당신과 함께 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꽃의 기사라 불려도 손색없을, 짙은 금발과 청록색 눈을 지닌 왕궁 기사단의 부단장.

10년 전, 리아나의 아버지인 미첼 경의 고분고분한 종자였던 그는

10년 후 리아나의 앞에 무릎 꿇고 오열하며 리아나의 손을 잡아 온다.

 

칼리언 워렌(26)

더 울어. 내게 매달려. 내게 집착해.
널 악몽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봐.

흑발에 붉은 눈이 아름다운, 위협적이고 날카로운 분위기의 마탑주.

10년 전 공작가의 사생아이자 말더듬이로 따돌림당하던 아카데미 동기로,

리아나가 지켜 주던 작은 소년이었지만 10년 후 리아나에게 적의를 드러낸다.

여주


리아나 미첼(26)

은발에 푸른 눈이 반짝이는 눈이 사랑스러운 소녀…였으나

유학 전날 잠들었다가 격통을 느끼며 눈을 뜨고 자신을 쏙 닮은 아기를 건네받게 된다.

이 아이가 내 아이라고? 하룻밤 만에 스물여섯 살이 된 리아나는

사라진 10년의 기억과, 아이 아빠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출처 : 리디북스

- 발췌 : 남편, 공개수배 본문 中


일단 찐한 씬의 프롤로그를 지나면 조우하는 충격적인 여주의 현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열여섯이 아니라 스물여섯이었고,

10년간의 기억은 날아간 상태.

그리고 사정없이 아파오는 회음부...

거기에, 안아보라며 건네주는 신생아까지.

낳은 기억도 없는 그녀의 아이.

 

일단 자신의 부모님부터 찾아야겠고..

아이는...

아빠를 찾아야 뭔 수가 생기겠다는 생각을 한 여주.

간신히 도착한 수도에서

그녀는 부모님의 살해범으로 몰려 현장체포를 당하게 되고,

큰 충격을 받은 여주의 앞에 

과거 인연이 있던 세 남자들이 나타납니다.

 

그들 중 아기의 아빠가 있음을 짐작한 여주.

몸은 스물 여섯이지만 생각과 정신연령은 열여섯인 여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버립니다.

그놈들과 전부 잠자리를 가지면......
흐꾸웩의 아빠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 남편,공개수배 中

 

(...아니야.. 그거 아니야...)

이렇게 시작된 아이의 아빠 찾기.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을 죽인 진범까지 찾아야 하는 상황.

기억을 잃기 전 자신이 자신에게 남긴 메세지가 마음에 걸립니다.

 

"아무도 믿지마."

 

여주 리아나는 현재의 상황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만 고군분투해 나갑니다.

 

그러나

진실에 다가갈 수록 리아나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과 

조우하게되는데.....

 

이하 생략입니다♡


 

오랜만에 현생에 지쳐 가벼운 내용을 읽고 싶었던 저는..

일단 표지에 속고 제목에 속아서 이 책을 골랐습니다. 

 

저 표지속 아이를 보십시오.

귀염귀염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

#역하렘.

기사+마탑주+왕자

이들이 모두 한 여주바라기라는데!!!

안읽을 수가 없지 않겠어요??

 

게다가 르릅님이 전작들에서 보여주신 재치 넘치는 필력이라면

아주 만족스러운..!!

우당탕탕 남편찾기+찐한 씬이 버무려진 로코

또는

귀염뽀짝 아기+찐한 씬이 난무하는 육아물

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찐한 씬은 안빠짐.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미처 못보고 지나간 몇가지 키워드...

 

그렇습니다.

이 귀염귀염한 표지의 영애는 구르고 구릅니다.

피폐물인거죠.

ㅠㅠㅠ

 

기억상실에 빈털터리 신세로 출산을 겪고,

부모님은 자신에 의해 살해당했다 세상이 알고 있는 상태.

그녀에게 닥친 상황도 정말 피폐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인칭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온실 속에서 곱게만 커온 열여섯살 영애의 속마음을

그대로 읊어 주는 것 같아 답답하게 느껴졌는데요.

(애 이름을 흐꾸웩이라고 지은것도 그중하나...하..리아나 너 증말..)

 

제게는 이것이 이 작품의 피폐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꽃밭인 머리속 필터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자신과 분리해 조금 떨어져서 받아들어야 했고

할 말을 속으로 삼켜야 했던,

그녀가 잃어버린 그 과거로 인해

머릿속에 각인되듯 생긴 버릇이었던 거죠.

 

그 실마리가 하나하나 풀리면서

세 남자와의 관계도 점점 풀려나가는데요,

 

결국 여주 리아나의 기억회복 고군분투기는

남주 세명의 합작품이자,

저 셋중 한 남자의 집착이 빚어낸 산물이었습니다.

 

사실 피폐물이라도 이게 너희들의 최선이다!

라고 납득이 간다면 저는 흐뭇하게 책장을 덮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아직도 의문입니다.

 

과연 그녀에게 이게 최선이었을까?

 

그렇다고

그를 욕하기에는 그의 희생도 만만치 않습니다.

찐사긴 찐사가 맞아요.

근데 음.. 역시 삐뚤어졌어요.

 

혼란하다 혼란해..

가벼운 책을 고르려다가 얻어걸려서

더욱 피폐함을 느낀 작품이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르릅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농밀한 씬(남주 각각과의 씬 주의!!)과

르릅님 특유의 위트있는 문체로 인해

분위기 자체는 무겁지 않아

오히려 피폐함이 더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각잡고 봤으면 음청 재밌었을..

그러나 내가 원한건 야한 로코라 조금 당황했을 뿐...

다음부터는 키워드 끝까지 확인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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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채겸(28) 

연희수의 첫사랑.
수려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을 지녔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기 어렵다.
“표정이 왜 그래, 희수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  남주 : 정지혁(24)

떠오르는 신예 배우.
직진하는 성격으로, 연희수와 섹스 파트너 이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누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뻐요. 나 바람맞히고 남자 만났어요?”


-  남주 : 고해성(30)

화려한 외모에 바람둥이 기질을 보유한 남자.
신랄하지만 연희수에게만은 변덕처럼 다정하다.
“너는 네가 여우처럼 군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넌 모든 게 다 너무 어설퍼. 그래서 자꾸 신경이 쓰여.”


- 남주 : 이수림(35)

도시적인 외모와 상반되는 가학 성향 보유.
연희수에게 두 명의 섹스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을 세 번째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오늘 이곳에서 아픔만 얻어 가고 싶은 게 아니라면, 목구멍까지 열어서 제대로 삼키는 게 좋을 겁니다.”



- 여주 : 연희수(28)

예쁘지만 잘 휩쓸리고, 쾌락에 약한 여자. 윤채겸과 재회한 후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 출처 : 리디북스


 

안정적이지만 무료한 직장,

제법 루틴있는 삶. 

그리고 

그것에 여흥을 더하는 세명의 섹스파트너.

 

적당한 성적 긴장감만을 취하고

감정의 교류는 허용되지 않는 관계.

희수는 그들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상처도 받지 않는 

현재의 삶에 만족스러워합니다.

 

마치 심심할 때 꺼내먹는 사탕과도 같은 남자들.

남자들의 어렴풋한 진심이 느껴졌지만, 

희수는 의도적으로 이를 외면한 채 그들과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진심이 되어버리면,

희수의 회피적인 성향 상 상대에게 의존하고 맞추게 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적 휘둘림이 그저 피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희수는 힘들었던 학창시절에 한줄기 빛과도 같았던 첫사랑,

윤채겸을 우연히 조우합니다.

 

지금껏 연애했던 남자들,

현재의 섹스파트너와는 사뭇 달랐던 채겸과의 만남이 거듭될 수록

희수는 채겸에 대한 애정이 다시 되살아 나는 것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하며 방황합니다.

그러나 채겸은 방관할 뿐 희수에게 손을 먼저 내밀지 않습니다.

 

관계에서 어떤 선택을 해본 적이 극히 드문 희수는

이런 채겸의 모호한 행동이 헛갈리기만 합니다.

 

그냥 다른 남자들처럼 자신에게 바라는 바를 명확히 해주었으면..

정말로 채겸이 자신을 원한다면, 좀더 강렬히 자신을 원했으면..

그러나 채겸은 희수의 바램과는 달리 일정한 선 밖에서 희수를 관망합니다.

 

채겸과의 지지부진한 관계가

파트너였던 세 사람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희수의 변화를 감지한 세 남자는 그들의 방식으로 

희수에게 부딪혀옵니다.

 

이제, 희수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채겸이 선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던지던 무언의 압박.

이제는 자력으로 채겸에게 와주길 바라는 진심.

 

그러나 희수는 온전히 자신의 진심을 내던지기에는 겁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 인생에 다시 없을 이 사랑을 놓을 수도 없던 희수.

 

희수와 그녀를 둘러싼 네 남자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 스포주의!!

리뷰에 다량의 스포가 함유되어있습니다.

참고하여 읽어주세요!!

 

웹툰으로 먼저 접하고 소설을 읽은 케이스입니다.

웹툰도 참 좋습니다. 네.. 좋아요!!

url미쳤어 ㅋㅋㅋㅋㅋㅋㅋ 컴온 맨???!!!!!

잔치다 잔치..!!!

https://www.bomtoon.com/comic/ep_list/comeon_man

 

봄툰

순정, 로맨스, BL 장르가 가득한 여성 독자를 위한 프리미엄 웹툰

www.bomtoon.com

일단 키워드 확인 바랍니다.

출처 : 리디북스

 

이건 작가님이 종합 선물세트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다있어요!!

연상, 연하, 대형견남, SM플레이, 계략남, 다정남, 능글남, 애샛기남

어휴... 

읽는 내내 즐겁기만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세 남자와의 씬들이 각각의 특색이 있는지..

그러나 그 씬들이 각자의 서사를 위한 씬이라

그렇게 과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초반에는 세 파트너와의 일상이 그려졌다면, 

중후반에는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었던 채겸의 등장으로 

서서히 부서져가는 희수의 견고했던 세상과,

이에 혼란스러워하는 희수의 심리가 잘 묘사되었는데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주는 아니었지만

감정을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채겸을 향한 강한 끌림을 어쩌지 못하는 희수의

촘촘한 심리묘사에 나도 모르게 희수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굉장히 화가 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제 삼자의 눈으로 보면 정말 문란한 여주라 할 수 있겠지만,

감정적인 교류는 배제한 관계이고,

그것이 나름의 심리적 도피처였던 것을 다 알면서도 

그 관계를 묵인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했던 당사자인 남자들!!!

아니 

여주랑 서로 감정을 배제하고 만난다는 데 동의했으면서

여주가 파트너가 몇이든 이제와서!!!! 마치!!!!

바람난 본처를 대하듯 화를 내는게 

도저히 이해 불가였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희수와 몸부터 섞는 그런 관계를 하지 말던가,

관계를 맺고 나서도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던가!

 

그저 그녀가 보이는 호의에 안주했던 거면서 말입니다.

같이 즐겨놓고서 본인이 진심이 되었다고 피해자인 양 구는것,

니가 원해서 몸만 맞댔는데 너 힘들때 감정적으로 굴었다며 

여주를 걸레취급하는 남자들..

 

거기에 그들의 진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하겠다는 여주....

정말 보살이다 보살...

이것도 희수의 성장이 돋보이는..

뭐 그런 장치라고 이해합니다. 

엉망진창이었던 마지막을 제대로 잘 수습하려는 희수,

정말 대단했습니다. 

장하다, 연희수!!

 

그 전까지는 정말 매력터지는 남주들이었지만,

푸시식 식어버렸습니다.

지들은 뭐 그렇게 잘났다고.

 

그리고 시종일관 의뭉스러웠던 윤채겸.

역시나 계략남이었네요!!

 

16~17세의 짧지만 강렬했던 첫사랑을

28세까지 무려 11년간 실패한 첫사랑을 곱씹고

다시한번 재회를 한다면 희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희수를 감정적으로 몰아갔던 이남자.

제일 음습하고 무서운 녀석이었습니다. ㅋㅋㅋ

 

그러나 희수는 그런 채겸이라는 남자를 통해

내적으로 한단계 성장하게 되었고,

채겸은 결국 그토록 원하던 사랑을 쟁취하게 되었네요.

서로 윈윈이면 뭐..매우 꽉찬 해피엔딩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ㅎ

 

뒷맛은 씁쓸했던 퇴장에도 불구하고 

누구랑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던 매력터지는 남자들,

저의 픽은 고해성이었습니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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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해수

어머니와 나누어 가지던 우울감이
이제는 온전히 제게로만 쏟아진 까닭일까.

해수의 마음은 하루하루 눅진한 진창 속에 처박혀갔다.

삶은 늘 한순간이었다.

나름 잘 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은 거대 투자자의 자금회수로 나락에 빠졌고,

이를 못견딘 해수의 엄마는 목을 맸다.

이제 막 성인이 된 해수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과 어마어마한 빚.

우울감과 체념이 해수를 좀먹어간다.  

곱게 자란 그녀는 이 상황이 버겁고 곧게 서지 못하고 흔들리기만 한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

휘청대는 자신이 굳건히 땅에 발디디고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 해수의 유일한 소망이었다.

 

- 블랙 / 이호범

이호범은 끝이 썩었다고 한들 그녀에게 있어 분명한 동아줄이었다.
추저분한 오물밭을 나뒹굴게 되느니
객기를 부려서라도 한 번 매달리게 될.

무채색에 가까운 남자. 

해수에게 빚을 독촉하러 온 이호범은 그녀의 처음을 가졌고,

그녀에게 한번 잘 때마다 부채를 탕감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다수, 하나.

자신이 상대할 남자의 수.

이호범의 제안은 그 선택지에서의 선택일 뿐이었다. 

해수에게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가하면서도

그의 빚쟁이 이상의 집착과 파괴적인 애정은 해수에게 역겹기만 하다.

 

- 화이트 / 서해승

"벌레가 벌써 꼬였으려나..."
"해수 말이에요."
"나 없는 사이에 이상한 거 꼬였을 거 같아."

하얀 물감처럼 나긋하고 깨끗한 인상, 다갈빛 눈동자.

조금만 웃어도 보이는 보조개마저 아름다웠던.

해수의 빛났던 시절의 친구.

한국에서 친 사고로 인해 유학길에 올랐던 해승과 다시 재회해

그녀의 단칸방에서 벌어지는 이호범과의 정사를 들켰을 때,

해수는 더이상 그가 그녀의 착한 친구가 아님을 알았다.

 

- 골드 / 서무원

"그러게.... 왜 그럴까."
"왜 더러운 걸 알면서도 자꾸 손을 대고 싶을까."
"이런 건 처음인데."

서해승의 형, 서무원. 

타인과의 접촉을 불결해하는 결벽증.

해수만큼은 더럽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자꾸 손을 대고 싶어진다.

호기심과 불결함.

서무원은 해수에게 가진 두개의 양가감정을 토로하며

자신의 결벽증을 치료하는 데 일조할 것을 제안한다.

강제는 없었지만 그에게로 몸을 의탁하는 것은

그녀의 의지라기 보다는 상황에 떠밀려서였다.

폭력적인 이호범과 이상성욕자인 서해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사람.

그가 해수에게 바란 것, 해수에게 해온 것은 단지 그것뿐이었을까. 


블랙, 화이트, 골드.

해수에게 건넨 각자의 카드색입니다.

이 카드의 색이 각자를 잘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세계에서 살아온, 칠흑같이 검은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이호범.

해수에게만큼은 자신의 추잡한 속내를 숨기고 햇살같은 친구로 남고자 했던 이해승.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가지고 싶은 것은 가지지 못했던 서무원.

 

셋 모두 해수를 최악의 형태로 사랑했지만,

가장 온전한 형태의 사랑을 했던 것은 결국 이호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의지를 잃었던 해수를 그만의 방법으로 다그치고 일으킨 사람.

그녀의 황폐해진 인생에 제멋대로 들어와

어떻게든 자신을 그녀에게 우겨넣고자 했던 남자였죠.

그 방식이 비록 해수 본인에게는 역겹고 싫을지언정.

 

그만의 비틀린 애정은 곳곳에서 보여집니다.

단칸방에서의 언제나와 같이 폭력적인 정사 후의 협박같던 "같이 살자"는 말.

임신을 시켜서라도 이여자를 옭아매고 싶어하던 찐득하고 음습한 집착.

더운 여름에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냉장고를 꽉 채워두었던 아이스크림,

해수가 단칸방에서도 간직했던 바라 마지 않는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집.

 

자신의 변태적인 성향을 들키기 싫어 줄곧 숨겨왔던 해승과 

결벽증으로 인해 해수의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무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오롯이 해수가 좋든 싫든 온 몸으로 부딪혀온 것은 호범 뿐이었죠.

또한 그녀와 제대로 된 미래를 그렸던 것도 호범 뿐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아도

호범은 해수에게 건네진 최악의 사랑중 가장 차악의 사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해수에게 가했던 행동 한톨 후회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해

알뜰하게 자신의 이익을 챙겨드는 사특한 모습까지!

거기에 해수의 상처 또한 보듬기 보다는

아파도 내 옆에서 아프라는 이기적인 소유욕!!

실로 취저였습니다. 암. 이정도는 해야 몽슈님표 남주이지!! 

 

이와는 별개로,

해수와 세 남주들의 서사가 진행되는 동안 남주들의 매력은 제대로 발산되었고

(안경에 존댓말남!!! 햇살 외모랑 정반대의 음습한 변태성욕자라니!!)

 보는 내내 흐뭇하게(!) 읽을 수 있었던, 

비틀린 망한 사랑을 치열하게 전개하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단 2권에 이 세 캐릭터들이 공평하게,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거죠??

이건 몽슈님의 필력이 다한겁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마지막까지 이 작품을 읽고 덮으면서도

피폐물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었는데요.

 

해수가 이미 망가져버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상당부분 자신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우울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친 상태에서

이 미친 사랑들을 비교적 담담한 태도로 감당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둡거나, 무거워서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던 것같습니다.

 

언제나 삶에 대한 큰 의지와 놓지 않았던 희망이 있었던 해수였고, 

호범에게 빚청산을 댓가로 몸을 열었을 때도

그로인한 자괴감이 들었을 지언정 빚 청산 이후의 자유를 꿈꾸었죠.

또한 서해승의 감금과 변태적인 플레이를 견디면서도  

나름의 협상으로 틈을 만들어냈고, 

그 틈을 이용해 서무원에게 구함을 받게 되었고요,

또한 서무원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에게 협조해 살아남으려고 했었죠. 

 

이정도면 해수는 마성의 여자 내지는

삶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는 똑쟁이 당찬 여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쁘고 몸매 좋지만

삼재였을까.. 평생의 악운을 다 갖다 썼을까 싶을만큼,

세명의 나쁜 놈을 만나 최악의 사랑만을 받았던 해수.

정말 고생 많았다...

 

세 남주들이 하나같이

매력 넘치고 재력도 넘치고 집착/소유욕 MAX, 섹텐 MAX 맛집찾으시면,

여깁니다 여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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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여주 : 서지아 (디아)

베타 테스터로서 게임 속으로 들어와, 모든 공략 캐릭터를 공략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인물. 죽은 언니의 뒤를 이어 황위 계승 후보자가 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 남주 1 : 아호텝 

히타이트에서 최고 실권을 가진 대귀족. 디아를 죽이고 아들인 테오스를 황제로 만들려고 한다.

 

- 남주 2 : 테오스

디아의 죽은 언니이자 전 황제의 약혼자였던 남자. 아호텝의 권력으로 차지 황제 위를 노린다.


- 남주 3 : 칸

황실 친위대 출신 병사. 충직하고 순종적이나, 후에 병적인 집착과 의심에 시달리게 된다.

 

- 남주 4 : 라이문트

바다 민족 루카의 왕세자. 히타이트의 침략으로 인해 포로로서 하렘 궁에 감금된다.


- 남주 5 : 세스

히타이트 대신전의 대사제. 어딘지 의문스러운 인물.


- 남주 6 : 타릭

디아가 투견장에서 구출해내는 노예 남자.


- 남주 7 : ...

상상도 못했던 남주!!! 



Story & Review

 

출간 당시부터 꽤나 말이 많았던 작품인지라,
관심이 가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작품 키워드 중에 불호도 꽤 있고
수많은 묵은지(사놓고 읽지 않은 작품들..)가
많은 상황에서, 무려 9권이나 되는 작품을
읽기란 부담스러워서 도전을 못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던 차,
톡소다에서 이 작품의 연재분으로

조금씩 맛보기하며 달리다가

결국 전편 결제로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세컨드 월드라는 가상현실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그를 개발한 회사에서

출시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

엔딩을 클리어해가며 공략집을 작성해 줄 플레이어로

여주 서 지아를 지목해 계약합니다.

 

거절하지 못할 액수의 금액과 함께 

제시된 조건은 

모든 엔딩을 클리어할 때까지 로그아웃을 하지 않는 것.

 

"운이 좋으면 메리 배드 엔딩, 혹은 배드 엔딩뿐입니다."

"그럼 플레이어들의 목표는......"

"메리배드엔딩이죠." 

 

메리 배드엔딩은 

공략 캐릭터들에게 집착 당하고 감금당하고, 감시당하는,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는, 그런 엔딩을 말합니다.

여주 지아는 꿈에 그리던 게임이라고 생각해

선뜻 이 게임 공략집 작성계약에 동의하고,

게임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과연 서지아는 모든 엔딩을 클리어하고 

게임을 무사히 로그아웃할 수 있을까요??


단순한 게임물이라고 하기에는 

작가님의 고증이나, 참고문헌들이 어마어마한 작품입니다.

 

무려 1년여를 준비하셨다고 하니,

대단한 준비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히타이트라는 고대제국은

역사상에서 홀연히 나타났다가

당대의 강대국이었던 이집트에 비견할 만큼 강성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홀연히 사라진 제국으로,

아직도 많은 것이 베일에 쌓인 고대 국가라고 합니다.

 

가상의 게임과

베일에 쌓인 고대의 야만이 숨쉬는, 흔적만 남은 고대제국.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하는 여지를 주게합니다.

 

실존 역사물에 픽션을 더한 작품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지나칠 수 없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역시나 소문대로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저세상 수위에,

내용 자체도 기원전 초기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픽션 역사물이니만큼

잔인한 사건들이나

현 시대의 모럴로는 이해할 수 없는 야만적인 장면도 많았습니다.

 

젠장,

이건 정말이지.

'출시되면 대박날 게임이다.'

이 괴기스러울 만큼 배드 엔딩에 충실한 게임은

그녀와 같은 하드코어 유저들의 돈다발을 먹고 대기만성할 것이다.

 

씬에서 역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분노를 유발하거나 흐린눈으로 보게될 정도의..

그러나,

여주인 디아(서지아)의 게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아 이건 좀...

하다가도 피식 웃으면서 

그래 이건 게임이지, 공략중이네.

이 언니 정말 즐기고 있어!! 

하면서 납득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는 남주들을 부추기는 면모까지..!!

 

여기서 작가님이 설정한 독자층이 드러납니다.

하드코어...ㅋㅋㅋㅋㅋㅋㅋㅋ 

 

 

"창은 이조차 지나갈 일에 불과한 

어느 한 엔딩을 뿐이라며 디아를 다독였다."

 

하나의 선택으로 인한 엔딩을 보고,

세이브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

게임세계에서는 회귀처럼 보이는 과정으로 인해

여주의 정신세계가 조금씩 힘들어질 때

디아는 이것은 게임일 뿐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이것 역시 작가님이 독자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한번도 엿보지 않았던 묘한 세계를 엿보는 느낌에

 피폐하고 기빨리는 독자들을 다독이는 작가님.. ㅋㅋㅋㅋ


끝까지 9권이라는,

권마다 약 600페이지 정도를 육박하는 장편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이 약 3일간 현망진창이 되어가며

마치 누가 따라오는 것처럼 뒤를 흘끗대면서도

(이건 들키면 정말 안된다.....)

놓지 못하고 쭉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메리 배드엔딩과 배드엔딩만을 나열한

소위 기떡물이라 불리는 그런 류의 게임물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엔딩이 전부 그쪽이긴하지만 개연성없는 그런 류는 아닙니다!)

 

역하렘물답게

공략 캐릭터와 여주와의 서사들은

읽는 누구든 하나쯤은 당신 마음에 드는 서사가 있을거라는 듯

여러가지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나이차커플

역키잡(구원물)

혐관

신성한 사제의 비밀

주종관계

거기에 골고루 뿌려진

BDSM과 강압적 요소, 

그리고 ...음....

(물론 저도 여러 남주 주식을 사고 팔면서 봤습니다. ㅋㅋㅋ)

 

그렇게 본편 7권에 걸친

서사가 쌓여가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들,

각자의 이익과 욕망을 위한 권모술수, 

고대국가간의 전쟁과 각 부족간의 특징들,

심지어는 복장들까지 서술해낸 탓에

과장 조금 보태서 

예전에 읽었던 "람세스"라는 책을 떠올릴만큼

역사 소설로서의 재미까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알뜰살뜰 챙겨서 결말에 외전까지 가져간

각 공략 캐릭터와 여주간의 유기적인 서사는 

마지막에는 결국 아련함까지 느끼며

눈물까지 났습니다.

 

허...

초반에 씬들이 몰아칠 때는 

상상도 못할 아련함과 절절한 로맨스에 눈물까지 흘리다니..

싹다 챙겨서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작가님 정말..

천재입니다.

 

휴.. 마지막까지도 저는 최애를 고르지 못했습니다.

다들 아픈 손가락이라.. ㅠㅠㅠㅠㅠ

 

작가님은 고르신것 같지만요.. 


찬바람이 불면서(?)

허한 마음에 조금 센 작품을 읽고싶었는데

아주 센 작품을 읽었습니다.

현실 복귀하려면 조금 걸릴듯...

 

 

여긴 어디인지..

1007번째 세계인지...

 

제취향은 이쪽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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