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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페르난 카이사르.
전쟁을 제패하고 돌아온 북부의 지배자. 현 황제의 조카로, 황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항상 견제를 받고 있다.
- 여주 : 율리아 카이사르.
황제의 측근 세력인 엘로디 후작의 사생아. 사생아라는 사실을 숨기고 대공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략결혼을 강요받는다.


전형적인 후회남의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아는 맛이 더 맛나죠 ㅎㅎㅎ

남주 페르난은 대공의 지위에 있으나,
그 지위에서 매우 위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황제의 황권에 도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전쟁에 출전해야했고,
원치 않는 황제의 측근 영애(여주, 율리아)와
정략결혼도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정략결혼을 하게 된 페르난과 율리아는 처음부터 꼬였던거죠.

안타까운 건,
율리아는 페르난과의 짧은 어린시절 만남으로
다시 만난 페르난을 짝사랑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페르난은 당연히
자신에게 채워진 족쇄와도 같은 존재인
율리아의 존재를 달가워할 리가 없습니다.

"그대의 마음은,
내게 단 한 자락도 쓸모가 없어."

둘의 감정의 온도차로 인한 감정의 골은
자꾸 깊어져만 가고,
친정인 엘로디 후작의 음모에 가담했다는
오해까지 더해져
더이상 페르난과의 관계가
더이상 수습될 수조차 없게 됩니다.

율리아는 이미 본인의 집에서도
학대와도 같은 대우를 받고 자랐던 지라,
페르난의 태도에
더욱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율리아는
결국 여러가지 오해를 그대로 믿어버린 채
그의 옆에서 자신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음을
자각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페르난의 곁을 떠나기로 합니다.

페르난을 사랑했기 때문에
율리아는 더욱 불행했다.

새삼스럽게도 그 사실이 그녀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혼을 입에 올리는 율리아에게 당황한 페르난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자신의 곁을 떠나려고 하는 율리아를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서 감금하다시피 합니다.

아마도 인정하기 어려웠겠죠.
자신이 이미 율리아를 신경쓰고,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 옆에 있겠다고 말해.
빌어먹을 이혼 얘기도,
더이상 꺼내지 말고."
"......"

"그럼, 더는 가두지도
감시하지도 않을 테니."


사랑한다는 말랑한 감정따위는
모르고 살았던 페르난에게
율리아에 대한 감정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겠죠.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을겁니다.
자신을 기만한 사생아에,
자신을 족쇄처럼 가두어버린 존재니까요.

그러나 놓을 수 없는 감정.

율리아는 자신의 의지따위는 무시하고
자신을 휘두르려 하기만 하는
페르난에게서 벗어나고만 싶고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말라 비틀어져 버립니다.

결국 율리아는 그녀를 돕는 사제의 도움으로
무리를 해서까지 페르난에게서 도망칩니다.

그렇게 페르난은 율리아를 잃은 채
그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되찾은 그녀는 이미 예전의 따스한 눈빛을 지닌 율리아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을 속박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율리아.

그런 율리아를 잡아서 제 곁에 둘수록
율리아는 망가져만 갑니다.

페르난은 결국 율리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자신의 집착과 같은 사랑은 미뤄둔 채
그녀를 위해서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묵묵히 그녀가 모르게 뒤에서 율리아를 돕기도 하고,
율리아를 위협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갑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율리아에 대한
사랑으로 피폐해져만 갑니다.

멀리서만이라도 보고싶다는 일념으로,
어떤 오해를 받아도 좋으니 율리아만은 안전하게.

후회남의 정석대로
가슴아픈 페르난의 짝사랑과 구르기는 계속됩니다.



그러나...
페르난의 입장에서 본다면,
여주 율리아도 솔직히 문제는 있어 보입니다.

페르난이 왜 자신을 싫어하는지,
자신과 페르난의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하는 무지한 상태였다는 게
아쉬운 포인트였습니다.

만약에 율리아가 페르난의 상황을 이해했다면,
자신에게 향하는 무관심과 경멸도 이유를 알고
합당한 대처를 했겠지만,
율리아는 그냥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당신이 왜 나를 싫어하는지..
내가 이렇게 노력하면 날 사랑해줄거죠??

를 시전할 뿐이라, 조금 답답했습니다.

게다가 본인은 사생아라는 걸 알면서
대공비가 되었는데,
그 당당함은...?

율리아의 머릿속이 생각보다 꽃밭이었던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페르난이 진지하게 율리아를 위하고
처절히 반성하고 사랑하는 것과는 달리,
율리아는 페르난을
이해하려고 하는 부분이 보이지 않았어요.

페르난을 정말 생각했다면,
그에 대한 고마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마지막까지 페르난의 부탁을 어기지는 않았을텐데..

결국 율리아가 한 것은
자신의 페르난에 대한 감정이
죽지 않았음을 자각하는 것.
그것 하나였던 것같습니다.

페르난의 후회남 루트는 참 좋았습니다.
연약하지만 강단있는 모습도
종종 보였던 기특한 율리아였지만
감정선에서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웠습니다.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어떤 도주도 할 수 없었던..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했지만..)
똑똑하지는 않은 여주였네요.

그래도,
둘의 서사를 읽어 내려가면 갈수록
가난한 그들의 인생에서
의지할 것은
결국은 둘뿐이었고,
페르난과 율리아는
그렇게 천생연분이구나 싶었습니다.


돌아서버린 연인의 마음을 돌리는 게
이렇게 힘들고 어렵습니다.

인생에서 좋은 날은 없었고
돌고 돌아
서로에게 좋은 날이 되어준 두사람이
이제는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런 날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 완벽하지 않은 날이라도 괜찮았다.

" 그대의 말이 맞아. 괜찮은 날이야."


제목만큼,
열심히 사라지고 잡혔던

"사라져드릴게요, 대공전하"

였습니다. ㅎㅎ
이제는 둘이 꼭 붙어서
좋은 날 궂은 날 함께 하겠죠!

외전에서는 페르난도 그 무거운 입좀 열어서
율리아랑 달달한 대화좀 나눴으면 합니다..
말을 너무 안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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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타 작품보다는 꽤 긴 호흡을 가진 작품입니다.
2부로 나뉘어져 연재되었습니다.

<1부-1~69화>

이전 생에서 여주 엘리아노 로사나는 한떨기 꽃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뭐가 옳은지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모른채
정치적인 목적에 희생되어 적국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곳은 일부 다처는 물론 첩도 거느리면서, 그 자식들이 모두 황위를 가지기 위해 개싸움을 하고
지는 쪽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살얼음판과도 같은, 순진한 엘리아노가 겪어내기에는 너무나도 지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이 결혼한 황자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그를 살리고 황제로 만들기 위해 엘리아노는
온갖 더러운 술수로 손을 더럽혀가면서 결국 남편을 황제로 만들고 그녀는 제1황후가 됩니다.
후사를 보아야 입지가 굳건해짐에도 불구하고, 엘리아노는 후사를 보지 못해
흔들리는 입지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정치적 치명타를 입게되고,
그녀가 사랑했던 남편,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낸 황제에게 독살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 정략결혼의 이전으로 회귀하게 됩니다.
정치적으로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만렙을 찍고 회귀한 엘리아노는 본인의 처지가 이렇게나 한심했음을 알고
이미 겪어봤던 끔찍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정치적으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북부의 대공 플린트 하워드와 결혼할 계획을 세우고, 그를 이 계획에 끌어들이고자 노력합니다.

<2부-70~366화>

정략결혼을 피하는 데 성공한 엘리아노는 플린트와 북부로 향하고,
북부에서 자리를 잡고 대공비로서의 생활을 영위합니다.
나름 평화로운 시간이 지내던 중, 엘리아노의 과거의 인연들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과거의 인연들은 회귀 전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또 그녀를 기억하지는 못하는 현시간대의 인물도 있습니다.
엘리아노는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그들과 겪었던 미래를 생각하며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예비하기도 하고,
미래와는 다른 사건이 일어날 때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해서 그녀 앞의 사건들을 모두 그녀 입맛대로 흘러가게 할 수는 없는법.
실패도 하고 회귀 전에 겪었던 사건의 내막을 알게되기도 하면서 좌절하고, 분노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플린트와의 관계도 처음에는 이용만 하려고 했던 것에서 발전하여 진실로 사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엘리아노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게 됩니다.


제가 거의 실시간으로 달렸던 장편 로판이 얼마전에 완결을 맞았습니다.
무려 366화로 마무리 되었는데요,
이건 본편만이고, 9,10월즈음에 외전이 나온다고 하니
애증을 가지고 봤던 작품인 만큼 외전도 꼭 사수해야겠습니다.^^
제가 처음 접했던 로판 회귀물이었고,
또 꽤 많은 등장인물들과 많은 사건들로 가끔은 피로감이 쌓이기도 해서 잠시 쉬었다가 몰아보기도 하고,
연재일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보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2부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위의 소개글의 내용은 1부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제목에서 나타내는 사건이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작품 전체를 아우를 정도의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꽤 긴 호흡인지라 가끔 피로감이 있을정도로 지지부진한 진행을 보여 독자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여러 관련인물의 시점에서 진행되어 한 사건의 진행이 느리게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사건의 절정에서 모든 인물들이 움직이는 데 타당함을 줄 수있는 장치라고 보면
또 그렇게 느린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마치 한 사건을 조감도 처럼 위에서 관련된 모든 이들을 내려다 보는 느낌이랄까요.

장장 366화의 연재를 달리면서 엘리아노에게 푹 빠져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엘리아노가 회귀라는 강점으로 많은 것을 해내게 되어
플린트라는 무뚝뚝하지만 내여자 한정 자상남에게는 많은 매력발산의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엘리아노가 1인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였어요.

초반에는 플린트의 활약이 좀 있었는데, 나중에는 엘리아노에게 집중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어
당당한 남주인 플린트는 주연급 조연으로 전락해버렸다는게 약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엘리아노는  응원하게 되고, 꽤 몰입이 잘 되는 여주였어요.
답답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여주였습니다 .

긴 장편 소설이지만 나름의 상황극같은 유머가 숨어있어 무겁지만은 않게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친정에서 종용하는 정략 결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책을 쓰는 엘리아노의 엉뚱함이나,
플린트와 엘리아노 두사람은 타인의 아픔에는 무감하고, 심지어는 고문하고 심문하는 것에
도가 튼 사람들인데 서로의 티끌같은 상처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거나
서로가 서로에게 무르고 너무 관대한거 아니냐며 혀를 차는 그 온도 차는
아 둘이 진짜 천생연분이구만 하면서 읽는 저도 같이 혀를 차게했습니다.

다만 마지막에 가서는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떡밥 회수가 조금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탑, 성기사, 성황청, 성녀, 황태자, 황제, 황후, 그리고 적국의 황자들, 비밀 길드들, 친정의 공작가, 여러 귀족가들.
조금 산만한 느낌과 세련되지 못한 표현도 종종 보이긴 했지만 (쾅, 슝-하고 날아가는 마법구 같은..)
결국 뿌려졌던 떡밥들은 거의 완벽히 회수되었고, 그 상태로 완결을 맞게 되어 속이 매우 시원합니다.

2021년 4월 3일부터 시작된 이 작품이 근 4개월간의 연재가 끝나고
완결을 본 이 시점에는 조금 허전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합니다.
수~일 연재라 새회차 업로드 알림이 오면 열심히 쿠키구워서 봤던 작품이라서요.
외전에서는 부디 플린트와 엘리아노가 아주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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