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주 : 윤다이 - 32세
일곱권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시니컬한 까칠남
- 여주 : 서지원 - 27세
꽃집 주인. 책 표지 디자이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현명녀
- 출처 : 리디북스
- 윤다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소년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청년이 되어 무료한 날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 99일 그리고 하루 中
그의 시시했던 시간들을 채웠던 것은 종이 위의 단어들 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 응모한 글이 당선되고 나자,
다이는 미련없이 대학을 때려치우고
전업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삶에 대한 염증은 그래도 가시질 않고,
권태로운 일상은 여전합니다.
다이는 차기작을 써보지만 영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지지부진한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항상 하루의 시작을 새벽 조깅으로 시작하는 그가
종종 마주치는 동네 꽃집의 여자에게서
"시한부연애"
에 대한 제안을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자신의 글 속의 여자 주인공은 백혈병,
자신에게 시한부 연애를 제안한 여자는 암.
마침,
그의 차기작 속의 인물도 꽃집 여자와 비슷한 상황인 터라,
글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그런 예감으로 여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 제안이
다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 서지원
그 남자의 머리카락에 눈을 빼앗기면서부터였다.
살아 있고 건강하고 그래서 생명 그 자체인 것 같은 남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호의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아주 작은 외로움 한 조각도 보태서.
- 99일 그리고 하루 中
악성 림프종.
엄마도 외할아버지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고,
내려받은 유산처럼 지원에게도 온 암이라는 병.
힘든 항암 끝에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발했다는 말에,
지원은 항암을 포기하고 맙니다.
이미 엄마의 처절했던 그 모습을 보아왔기에,
지원은 자신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기로 합니다.
슬퍼할 만한 인맥들을 정리했고,
주변에 최소한의 인맥들만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항상 꽃집을 열때쯤 조깅을 하던 남자에게
점점 시선을 주게 됩니다.
지원 자신도 이유를 몰랐지만
남자에게 시한부 연애를 충동적으로 제안하면서
비로소 지원은 자신이 외로웠다는 것을 느낍니다.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입에 올리는 것을 들으며,
지원은 안도합니다.
자신의 죽음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관계.
딱 그만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한부 연애를 하는 동안의 다이는
다정했고, 좋은 남자였습니다.
점점 그와의 연애는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퍼집니다.
그래도, 그를 위해서는
더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아야합니다.
자신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는 생명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될테니까요.
키워드에...
"힐링물"
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진짜로 "힐링"물인지는 몰랐습니다!!
키워드가 스포라니..!! ㅋㅋㅋㅋㅋㅋ
이 작품 속의 두 사람의 시련은 밖에 있지 않고,
오롯이 둘 사이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한정된 기간의 삶을 살기에
남은 자신의 삶에 적극적인 여자와,
지금껏 하고싶은것도, 강렬한 열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비해왔던 남자.
그 둘이 시한부 연애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 내지는 소원을 우선했던 그들이
결국 상대방을 신경쓰게 되고
상대방을 조금씩 자신의 세계로 들이면서 겪는 모든 감정이
보통의 연애와 다름이 없다가도,
지원의 특수한 상황으로 겪게 되는 살얼음같은 항암의 과정,
그녀의 상태에 따라서 한순간에 부서져버리는 행복한 일상이
담담히, 건조한 문체로 서술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했습니다.
마치 이들의 시련역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을 일이라는 듯말입니다.
사실은 외로웠고, 죽음이 무서워서
죽음에 대한 외면으로 애써 참아왔던 지원.
그리고 사실은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졌지만
그 열정의 대상을 찾지 못해 인생을 허비해왔던 다이.
둘 사이에 생겨난 사랑이라는 것은
내내 외면했던 것을 직시하게 했고,
찾지 못했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둘이 함께 하는 인생은,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고
더는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
그들에게는 서로가 있으니까요!
가독성 좋은 간결한 문체로 단숨에 읽었던 작품입니다.
후회남.. 이라고는 했지만
대체로 후회하는 (=반성하는)모습 보다는
지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직진남의 면모를 보였던 남주였습니다.
여주 지원은 상처 많지만 적극적일 때는 적극적인,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답게(!)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지원의 병에 매몰되어 처연하지 않은 여주라 좋았었습니다.
꾸금딱지가 꽤 눈에 띄지만
잔잔한 스토리라 그런지 씬은 그렇게 많거나 농밀하지는 않았던...
힐링(!)하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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