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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의 릴리 블룸은 

보스턴의 한 건물 옥상에 올라

12시간 전 있었던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의 일을 떠올립니다.

 

아버지의 추도사를 하기 싫다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그저 그의 좋은 점 다섯 가지만 말하라는 주문을 했고,

릴리는 아버지의 장점따위는 말하지 않은 채,

추도사를 대차게 말아먹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대외적으로는 존경받는 인사였으나,

가정 내에서는 그저 아내 학대범이었고 

그녀의 첫사랑의 마지막을 산산이 부숴버린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릴리는 그녀의 행동에 불편함과 후련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유년시절의 악몽을 마무리했다는 안도와 

남자로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지만

그러나 분명 아버지로서는 자신의 양육에

최선을 다했던 이중적인 아버지에 대한 애증.

 

그리고 아버지를 끝까지 놓지 못하고 

그의 허물을 숨기기에 바빴던 어머니.

 

아버지를 온전히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못한 감정을 갈무리하는 릴리의 뒤로,

그녀가 있는 옥상에 한 사람의 방문객이 등장합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낸 탓에

옥상에 널려있던 의자를 발로 차대며 분노를 발산해대는 남자. 

라일 킨케이드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라일은 매력적인 남자였고,

직업 또한 번듯한 신경외과 레지던트였습니다.

릴리는 불현듯 나타난 이 남자와 '벌거벗은 진실'을 얘기했고,

그들은 그들 인생에 발생한 좋지 않은 기억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깊은 끌림을 느낍니다.

 

그러나 각자의 사정으로 연애관이 매우 달랐던 두 사람은

첫 만남을 애매한 호감만 남긴 채 끝맺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릴리는 우연히 라일을 만나게 되고, 

그에 대한 호감을 확신합니다.

라일 또한 릴리가 만나왔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의미임을 깨닫게 됩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라일과 릴리는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특별함을 인정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랑으로 충만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라일과 릴리는 저녁을 만들며 고급와인에 취한 둘은 

사소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라일은 오븐에 있는 그릇을 맨손으로 움켜쥐었고,

뜨거워서 놓친 그들의 저녁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라일은 곧장 찬물로 데인 손가락을 식혔고,

릴리는 그 모든 것이 재밌게 느껴져 웃었습니다.

 

중요한 수술을 앞둔 라일은 손가락의 상처에 예민했고

릴리는 취했을 뿐인데.

 

라일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릴리를 밀쳐버립니다.

릴리는 밀려난 힘에 이마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찰나 일어난 일에 릴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라일은 아버지와 달라. 그럴리 없어.

라일은 그렇게 무신경한 쓰레기가 아니야.

 

진심으로 사과하며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는 라일을 보며

릴리는 어머니를 학대했던 아버지와 라일은 다르다고 되뇌입니다.

그녀는 라일을 무척 사랑했으니까요.

심지어는 그의 다친 손가락을 보며 웃었던 자신을 자책합니다.

그의 중요한 수술이 멀지 않았는데...

 

한편, 힘들었던 10대 시절을 함께 이겨냈던 첫사랑

아틀라스와 보스턴에서 재회한 릴리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방문하게 되고, 

릴리의 아픈 과거를 알고 있던 아틀라스는 

그녀의 부은 이마와 라일의 붕대감은 손을 보고 분노하여

라일과 몸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릴리는 현재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과거로서 아틀라스에 대한 사랑을 정리하고자

아틀라스에게 완전한 이별을 고합니다.

그런 릴리가 아틀라스는 불안하기만 하고,

아틀라스는 릴리에게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깁니다.

 

아틀라스의 불안과는 달리 

릴리와 라일은 행복한 연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범죄나 가스라이팅에 대한 사건이 회자되는 요즘,

꼭 한번은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단 릴리와 그녀의 엄마가 당한 신체폭력 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언사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로 강요되는 많은 것들.

 

어쩌면 불편한 주제이지만

부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를 관통하는 주제이기에

나를 둘러싼 관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끝이야"

라는 제목은

당연히 릴리와 라일이 나눈 대화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정 폭력을 직접적으로 당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내내 방관자로 지켜보며 자란 릴리에게 

든든한 인생의 동반자로 나타났던 라일과의 대화말입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대화의 대상은 틀렸습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우리가 끝이야"라는 제목은

정말 용기있고 위대한 한마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상황에서 릴리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나를 아프게 한 과거는 이미 흘러갔고,

아직도 무척 사랑하는 내 남자는

이토록 나를 사랑하고 있는데.

과연 지금 이 행복을 내 손으로 깨트릴 수 있을까요.

 

어쩌면 릴리의 결정은 그녀를 위한 결정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게 된 또 하나의 존재, 딸을 위한 것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릴리 혼자였다면

그 결정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또는 아주 뒤늦게 이루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릴리가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

사랑한다는 한마디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감내하며 살았을지..

 

왜 항상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사랑하니까.. 

라는 이유로 얼마나 하지 않아도 될

희생을 감수하는 이들이 많은지..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의 플롯을 따르고 있었지만

읽다보니 유년 시절에 겪었던 끔찍한 기억에도

비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나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고 만

한 여성의 성장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녀 혼자서 그런 성장을 이루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성장에는 아틀라스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은 없었지만

올바른 부부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란 릴리에게 

아틀라스는 그 공백을 메꿔주었던 존재였을 겁니다.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방향을 잃고 흔들릴 때 옆에서 붙잡아주는,

릴리 자신을 곧이 곧대로 받아주는 사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이렇게 진지하고 솔직해야한다는 것을

아틀라스와의 관계를 통해 릴리는 배웠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노숙인이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단순한 릴리의 방황기였을까? 싶었지만,

아틀라스 역시 성인과 미성년의 경계에 있었기에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였을 뿐이었고, 

아틀라스 역시 피해자 였을 뿐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도 나의 선입견에 대한 반성이 일었습니다.

아틀라스라는 사람의 외면이 아니라, 

그 내면을 봐주었던 릴리를 보면서 부끄러웠습니다.  

 

노숙인 꼬맹이였던 아틀라스가 

보스턴에 번듯한 레스토랑을 가지고,

인테리어로서 큰 나무를 중앙에 놓았던 것을 읽고

릴리와 아틀라스의 예전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어렸던 릴리뿐만 아니라

아틀라스 역시 둘의 대화에 큰 위로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릴리가 아틀라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버틴 만큼,

아틀라스 역시 그랬을 겁니다.

 

"저기 나무 보여?"

나무 가운데 유독 키가 큰 오크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저 나무는 스스로 자랐어."

"대부분의 식물들은 잘 자라려면 보살핌을 많이 받아야 해.

하지만 저 나무처럼 다른 누가 아닌

자신에게만 의지해서 잘 자라는 강인한 식물도 있어."

 

각자의 인생에 닥친 힘든 상황에도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제 인생의 키를 놓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성장해 단단해진 두 사람, 

 

그리하여,

이제 서로를 만나게 될 준비가 된 두 사람.

 

인생의 힘든 시기를 잘 견뎌온

그들의 앞날이 항상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릴리, 이제 그만 헤엄쳐도 돼. 

우린 드디어 해안에 도착했어."

 

본 서평은 '위즈덤 하우스'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우리가 끝이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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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윤서

회계팀의 대리. 꼼꼼하고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하지만, 인간관계는 영 서툴다. 

돌아갈 수 있는 길도 직진해버려 사서 고생하는 무뚝뚝한 여자. 

부모의 이혼으로 연애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똥밟은 연애를 해서 그 부정적인 감정은 극에 달해있다.

 

- 강제훈

해외영업팀 에이스. 고승준과는 대학 동기.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본사로 복귀하자마자 윤서를 마주치고 흥미를 갖게 된다.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만 보여준다는 그의 미소가 윤서는 궁금해진다. 

 

- 고승준

영업팀의 에이스. 강제훈과는 대학동기.

곱슬거리는 머리, 사람 특히 여자에게 잘 먹히는 화사한 미소를 장착한 남자. 

윤서에게 동기사랑을 강조하면서 유독 그녀를 챙기지만 딱 회사에서뿐. 

어쩐지 자꾸만 선을 넘어 오는 그가 불편하면서도 신경쓰인다.


미안해. 우리 그만 헤어지는 게 좋겠어
널 사랑하지만 계속 만나는 건 
너에게 더 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금은 내가, 내 미래를 꿈꿀 때가 아닌 것 같아.

- 인터셉터 中, 윤서의 똥차 이민석

비오는 날의 기억은 언제나 좋지 않았다. 

아니, 좋지 않은 기억이 있을 때마다 비가 왔던건가.

8개월의 비밀 사내연애가 그의 사정으로 끝났다. 

어머니의 병환. 늘어나는 빚이 그와 헤어지는 이유였다. 

 

그리고 비오는 어느날, 나는 마주쳤다. 

그와 팔짱끼고 걷던 그녀를, 그의 옆에서 팔짱낀 채  "자기"라 칭하는 여자와.

 

생각보다 내가 그를 많이 좋아했나보다.

차가운 빗물하고는 또 다른 온도의 물줄기가 볼을 타고 흐른다. 

 

울든지, 비를 맞든지, 하나만 하시죠. 
둘 다 하면 너무 처량하지 않습니까

- 인터셉트 中, 벤츠남 후보1 강제훈

 

내게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해준 남자, 

일면식도 없던 내게 우산을 씌워주고 홀연히 가버린 남자.

그 남자로 인해 오늘의 기억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근데 그 남자가.. 우리회사 해외영업팀 에이스라고???

 

설마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이렇게나 신경을 쓸 거라고 생각한 거야?

- 인터셉트 中, 벤츠남 후보2 고승준

항상 웃는 얼굴로 동기사랑을 실천하던 고승준대리,

그런 그를 두고 다들 내게 마음있다고 하던데..

천만에 말씀. 

저사람은 모든 사람들한테 다 그런거라고!!

그런거였는데. 그런 거여야 했는데,

자꾸만 선을 넘어온다!

어어어 하면서도 자꾸 이 남자의 페이스에 휘말리는데..

이게 또 싫지는 않아..???

 

이민석 같은 남자와 엮어준 하늘이 원망스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비슷한 시기에 둘이나 점지해 주는 방법으로 사과를 해올 줄은 몰랐다.

- 인터셉트 中, 복에겨운 차윤서

두사람 다 진정해!!

회사에 소문이 얼마나 빠른데, 하나 신경 안쓰고 갑자기 이런 직진....

곤란하고 설렙니다.... 대리님들..!!!


부모님의 이혼을 지켜보며

연애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유지해 왔던 윤서에게

최근에 겪었던 이별은 최악이었습니다. 

역시나 연애는 소모적이야,

감정이 널뛰는건 너무 피곤한 일이야,

하며 거북이처럼 자신만의 껍질 속에 숨어버립니다.

 

그런 그녀를 자꾸만 두드리는 두 남자, 

강제훈과 고승준. 

 

두 남자가 차례차례 윤서의 일상 속에 들어와 그녀의 마음을 흔듭니다. 

 

우산을 빌려 준다거나, 퇴근 후 집에 데려다 준다거나,

회사 일로 지친 그녀의 책상 위에 음료수 하나 올려준다거나,

외근 후 그녀를 위한 간식을 사온다거나!

 

참으로 회사 생활의 로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저의 대리시절,

사내연애 할 때가 생각나서 또 아련해지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두 남자가 각자의 매력을 뽐내다가도, 

결국(아쉽지만..) 한명의 남주로 결론이 나게 되는데요.

 

삼각관계물의 한 축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줬던 여주, 윤서 덕분에 

쉽게 남주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 반전이 있는걸까?

기대하면서 마지막 장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렸습니다.

누가 남주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로 두 남자 모두 매력있었거든요!

 

두 남자 모두 영업팀 에이스들답게 

고지식하고 순진한 우리 회계팀 윤서대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매력을 영업(!) 해대는 그들..

 

그저 윤서 대리가 매우 부러울 뿐이었네요.

 

동시에 발화하게 된 두 남자의 마음,

오직 승자는 단 한명뿐인 이 게임에서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멋진 두 남자와

야무질 것 같지만 어딘가 허술한 귀여운 윤서,

세명의 대리들이 펼지는 흥미진진 삼각관계였습니다!

 

인터셉트.

라는 제목이 찰떡이라는 생각을 하며

진정한 남주의 독백하나 첨부하고 리뷰 마칩니다♡

 

도망치게 절대 두지 않을 거야, 
차윤서.
늦게 타기 시작한 불씨가 가장 오래 타는 법이거든.

- 인터셉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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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을 간직한 그녀, 이자온.

길가에 핀 작은 꽃처럼 볼수록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자.

틈틈이 글을 쓰며 밤낮 가리지 않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왼쪽 가운뎃 손가락의 반짝이는 반지는 버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거짓말이다.

 

◆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쳐 내는 광고계의 미다스, 최운.

'비 오는 날의 초대'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아트 디렉터이자 브랜드 네이미스트.

불운한 천재 만화가였던 아버지와 젊고 아름다운 엄마. 이렇게 세 식구가 함께 살았던 단독주택을 구입해 살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짧은 추억으로만 남았던 그 집에 자온이 찾아와 예기치 않은 제안을 한다.

 

◆ 슈트핏마저 완벽한 잘나가는 전문 변호사, 지건영.

그가 그토록 원하는 한 사람이 있다. 

처음엔 여자 친구의 절친이었고, 그 다음엔 동창의 애인이었고, 마지막엔 사랑하게 된 자온이다.

돌이킬 수 없는 오해로 완전히 어긋나 버리고 만 관계.

그는 지독한 인연이라도 그 끈을 놓고 싶지 않다.

-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1권 뒷표지 발췌.


"나 한 시간만 잘 테니까 해장국 좀 끓여 주라."
"나한테 왜 이래요?"
"밥값 낼게. 잔다."
...
"이렇게 오는 거 다신 하지 마요. 진짜 하지 마."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1권 中

 

나는 무작정 너에게 들이닥쳐 해장국을 요구해도 되는 그런 사이야.

건영은 그렇게라도 자온의 식어버린 마음을 파고들고 싶어합니다. 

다소 무례하지만 그만의 방식입니다.

 

치기어렸던 20대,

자온의 친구와 사귀고 그 연애의 기승전결을 자온에게 모두 보여준 것도 모자라

자신의 동창까지 소개시켜준 건영.

뒤늦게 자온에 대한 사랑을 자각해 버렸기에,

타이밍을 놓쳐버려 이제는 도무지 어떤 관계로도 정의할 수 없는 그와 자온의 관계..

건영은 어떤 형태로든 자온의 인생에 자신을 끼워 넣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자온은 첫사랑이었던 그를 차마 내치지 못하고 한끼를 차려냅니다.

그러나 그뿐.

그가 식사를 할 때 함께 있어주지 않습니다. 

건영은 다만 식사를 차려내고 들어가버린 자온의 방문이 잠기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안도할 뿐입니다. 

언젠가는 그녀가 방문을 열고 자신과 마주보며 식탁에 앉을거라는 기대와 함께.

 

자신을 사랑했던 여자였으니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니까.


"니가 하고 싶은 연애는 어떤 건데?"

"......감정을 아끼지 않고 다 퍼붓는 사랑. 

한번 정도는 해보고 싶어요."

-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1권 中

 

보고 베낀 것처럼 닮은 모녀의 첫사랑.

 

엄마는 첫사랑에 성공했지만 불행했고, 자온은 지리멸렬한 첫사랑에 끌려다닙니다.

자온이 지금껏 만난 남자들은 자온이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약혼까지 갔던 남자와도 파혼하고 이후 만난 남자에게도 자신의 자식같은 시나리오를 빼앗겨 버리고..

그녀의 마음은 무심했던 건영에게 이미 짓밟히고 무시당한 지 오래인데..

남자에 치일대로 치인 자온에게 이제와 따스한 눈빛을 보내는 이 남자, 건영을 믿을 수 없습니다.

 

결혼 한 척 하려 왼손 중지에 끼운 반지로 자신을 방어하며 헌책방, 술집 알바를 전전하던 자온.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그녀의 마음 속에 다가옵니다.

신기하다. 
그 남자는 그녀의 머릿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한 발 앞서 대화를 진행하곤 했다.
늘 뻔한 눈빛으로 빤한 말만 해대는 남자들과는 달랐다.

-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1권 中

최운. 

헌책방 주인의 지인이었던 남자는 자온의 동네로 이사를 왔고,

몇번 보지 않았지만 자온에게 지금까지 만난 남자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자온이 싸온 음식의 레시피를 궁금해하고, 그녀를 걱정해주는 남자.

 

그가 있는 이 동네를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자온은 그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합니다.

 

"4주만, 한달도 아니고 딱 4주만. 저 옥탑방에서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뭐랄까. 모차르트의 아버지에겐 너무 과분한 가사 같지만 부러웠어요."
"뭐가요? 모차르트? 왕자?"
"......그런 아버지를 둔 사람이."

아. 이 여자 뭐지? 
.
.
"제가 그쪽 이름을 정확히 모르더라고요. 두 글자 최 씨에, 완 아니면 운이었던 것 같은데."
"최운이에요."
"혹시 운이 좋으라고 지어 주신 이름이에요?"

-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1권 中

 

어떤 완벽함도 운 좋은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최고로 운 좋은 남자" 가 되라고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 최운.

 

그의 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 같은 여자가 있습니다. 

 

지인의 헌책방에 들를 때마다 바지런한 품성으로 헌책방을 쓸고닦던 여자.

그녀의 점심으로 싸온 음식을 그에게도 선뜻 내어주는 여자.

 

그녀만의 삼단 주먹밥, 샌드위치.

그녀만의 커피 레시피.

그녀가 추천했던 스텐 진공컵.

 

함께 헌책방에서 밥을 먹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운은 점점 유부녀인 그녀가 궁금하고 염려됩니다.

내가 그녀의 남편이었다면 이렇게 절대로 이 여자를

남에게 내보이지 않을거라 생각하며.

 

그런 그녀가 제안한 4주간의 동거아닌 동거.

최운씨는 안무섭다고 말갛게 웃는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하나...

그러나 그녀가 이사가버리면 영영 인연은 끊기게 되는건데, 

운은 그것은 그것 대로 싫습니다. 

 

그렇게 받아들인 그녀가 있는 생활.

그저 호감이었던 감정이 그녀와 함께 할수록 몸집을 불려만 갑니다.

그녀의 본 적 없는 남편을 질투하면서.. 

 

한 번도 여자를 소유의 상대로 여겨 본 기억이 없다.
사랑이 세상의 전부인 양 몰두한 적도 없다. 
정 붙이는 게 두려워 애완 동물조차 기르지 않는 그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2권 中

 

짧은 4주간의 동거가 그녀의 일방적인 통보로 더 짧아지는 순간, 

그는 더이상 감정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이자온."

"미쳤다고 해도 좋은데.......한 번만 안아 보자."


이 작품의 키워드는 "영화" 와 "음식"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행위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할 때 그 의미가 배가 됩니다.

 

팟캐스트에서 운과 두겸이 나누던 영화이야기에는 그들의 생각과 인생이 묻어 있었고,

지인들과 함께, 또 운과 자온이 함께한 음식에는 그들의 염려와 따뜻함, 사랑이 묻어있습니다.

 

 

운과 자온은 동거아닌 동거하는 내내 서로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그와 그녀를 위한 음식을 해서 함께 먹습니다. 

그리고  서로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고, 영화를 보는 시간을 공유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차려내는 밥상.

그 위로 오가는 큰 의미 없지만 온기어린 대화들.

그리고 배불리 먹고나서 편안한 자세로 보는 영화들.

 

짧은 시간이지만 자온과 운은 운의 집에서 보내는 식사와 시간들로

마음과 육체에 살이 오르고 보기 좋은 모습을 하게 됩니다.

 

자온이 건영에게, 그리고 자온의 엄마가 자온의 아버지에게 일방적으로 해주는 음식이 아니라 

서로가 자발적으로 해주는 음식들은 서로에 대한 호감의 표현으로 느껴졌고,

그 시간들을 엄수하기 위해 서두르는 그들의 모습은

이미 서로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연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제철에 나는 재료들로 시절 음식들을 먹으면서

앞으로 다가올 시절 음식들을 이야기 하는 그들은

이미 그들의 미래에 서로를 넣어두고 있었음을 둘만 몰랐네요.

 

각자의 결핍과 상처를 가진 어른들의 연애는

이렇게 사소한 거짓말로도 오해가 쌓이고, 솔직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연은 둘을 다시 만나게 했고, 

결국은 그 둘이 바라 마지 않던 것을 손에 넣게 됩니다.

 

자온이 바라던 모든 걸 다 퍼붓는 사랑. 

운이 바라던 온전한 가족.

 

이들이 일구어낸 운명은

서로를 위해 차린 음식들처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적이었을겁니다. 

 

이 작품에는 죽일 듯이 미운 악역도 비련의 대상도 없습니다. 

그저 어느 곳이든 문을 열고 들여다 보면 있을 법한 사람들.

적당히 속물적이고 욕심도 많은 사람들,

가끔은 삶이 힘들기도 하지만 어찌어찌 사랑하는 이와 극복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온이네 친가는 제외... 그렇지만 그들도 어딘가 존재할법한 시짜들이었죠. ^^)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사랑을 시작함과 동시에 능글맞아지고 좀더 유치해진 운과, 

속마음 하나 드러내지 않던 무심했던 자온이 종알종알 자신에 대해 늘어놓는 것을 느끼며,

1권에서 무감했고 냉소적이었던 자온과 운이 다시 보였습니다.

 

역시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하네요^^

 

종이책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깊이 음미하고 싶은 표현도 있어서 잠시 멈춰서기도 했고,

팟캐스트 '비오는 날의 초대'에서 두겸이랑 운이 나누는 대화도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외전은 이북으로만 있어서 외전만 이북으로 봤는데요.

여전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며 잘 해먹고 사는 둘, 아니 셋이었습니다.

 

덧.

본편 최고의 사이다 장면하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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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유지홍

파트너 변호사, 냉정하고 칼 같은 성격의 카리스마 있는 남자.

- 여주: 석동필

변호사, 엉뚱하고 순수한 햇병아리 변호사.

- 출처 : 리디북스


 

다섯자매중에 넷째.

내리 딸만 셋 낳으신 부모님이 넷째는 꼭 아들일거라 믿고

크게될 이름이라면 미리 지어두신 내이름

석. 동. 필

나는 불행히(?)도 여자로 태어났고,

이 이름을 써야 아래로 아들을 본다며 내이름은 석동필로 확정..

 

처음 본 사람들은 한번씩 되묻는다.

정말 이름이 석동필이냐고..

그리고 친한 사람들(심지어는 전남친까지도!)은 부른다.

동팔아!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온 로펌 2년차,

같은 로펌 8년차 선배이자 파트너 변호사, 우리 팀의 팀장인

유지홍 변호사님도 나를 석동팔이라고 부른다!!

멍때리면 멍동팔

'아이씨' 한번에 욕동팔

정수기 물통한번 들었다고 힘동팔

ㅠㅠ

 

원래 선머슴같고 여성스럽지도 않은건 사실인데 뭐,

이름갖고 놀리는거? 이골이 났는데 뭐.

다 괜찮았다, 

같은 학회 선배였던, 나를 여자로 대해줬던 

박인성 변호사님이 우리 로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석동필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름이 뭐라고?"

"석!동!필! 입니다."

"석동필, 여자였어?"

조그만 체구, 귀밑에 간신히 닿을 듯한 짧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안녕하셔! 석동필입니다!

동팔이라고 불러 줍셔!"

 

회식때도 당당했던 씩씩한 동팔이.

내가 아무리 굴려도 꿋꿋하게 버티던 기특한 녀석.

내가 아무리 짖궂게 놀려도 태연히 되받아치는 녀석.

누르면 튀어나오는 스프링 인형처럼

반응하는 그녀석, 동팔이 덕분에 내 일상이 즐거워졌다.

 

법서 사이에 꽂힌 소설책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쓸데없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는,

기분 전환용으로 딱인. 딱 그뿐인.

 

근데 동팔이가 안하던 짓을 하네?

새로 온 박변호사 환영회식날 안입던 원피스를 다입고,

저게 다..새로 온 그 제비같은 자식한테 잘 보이려고??

다들 이쁘다고 하는데 

좋은말이 안나온다.

"머리에 꽃까지 달고. 딱 미친 여자 같네.

광동팔이다 광동팔."

야, 정신차려 석동팔!

그 곱상한새끼가 뭐가 좋다고!

 

하.. 근데 왜 이렇게 화가 나지??


한나절 만에 빠져서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게다가, 저도 남자같은 이름때문에

숱한 오해를 받은터라, 

동필이한테 더더욱 이입했습니다. ㅋㅋㅋ

 

챕터는 각각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전개되어

같은 사건, 각자의 시점을  보여줍니다.

 

워낙 주인공들의 티키타카가 좋고

석동필이라는 여주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저 막말 대마왕 재수탱이 남주 유변호사가

우리 동팔이한테 절절매기까지의 과정을

여주편이 되어 신나게 즐겨주었습니다.

말이 너의 업보다 유변호사!!

 

사내 연애에 남주가 상사인 만큼,

유변호사가 동필이와의 사이에 따라

팀원들한테 히스테리를 부렸다, 보살이 되었다 하는 에피소드는

너무 재밌었습니다.

로설이니까 재밌지.. 

연애전선에 따라서 팀장님 심기가 시시각각 변하다니..ㄷㄷㄷ

현실로 그런 팀장님 만나면 정말 사표각...ㅠㅠ

 

동필이한테서 뺏어온 꽃화분을

분갈이 세번 할때까지 고이 기르고,

동팔이가 뽀대난다던 스포츠카 브로슈어를 모으고,

양복은 넥타이가 포인트라는 동필이의 한마디에

넥타이만 한가득 사대면서도

자기 마음을 몰라서 놓쳐버린 동필이를 보면서

후회하던 유변호사가

동필이의 이별 소식을 듣고 

구차한거 찌질한거 신경 안쓰고 동필이한테 

무조건 직진!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짜릿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변호사답게(!)

말빨하나는 죽여주는 유변호사님.

동필이 말할 틈을 안줌 ㅋㅋㅋㅋ

 

사내정숙 권시진대표만큼은 아니지만,

유변호사도 저 잘난 맛에 살고,

말도 아주 청산유수에 막말 작렬인데

내여자 한정 쩔쩔맵니다.

이뻐 죽죠.

어우 이런 남주 넘 좋아요♡

 

아니 근데 동필이가 너무 착해요..

나라면 그간 했던 막말때문에라도 좀더 맘고생시켰을거같은데.

그래도 조금씩 언급할 때마다

자기반성하면서 동필이한테 절절매는 유변호사태도에 

제 맘이 좀 풀렸네요. 흥.

 

거기에, 아쉬운건 

나중에 유변호사가 너무 꼰대스런 말을 많이 했다는거..

사시 패스하고 변호사 된지 2년차 된 동필이한테

일하지말고 집에서 내가 버는 돈이나 쓰라니...

이건 좀 충격이었어요.

거기에,

30대 초반의 여조가 노처녀라고 결혼에 목메고

퇴물취급받는것도 조금 충격.

아니, 이 책이 2011년 출간이긴 한데, 

10년 전에는 이정도로 가부장적인 남자가 로설 주인공이 될수 있나??

싶어서 좀 놀랐는데,

생각해보니 그때는 지금보다 더하긴 했구나..

결혼 안한 30대 여자에 대한 편견도 이정도 였구나..

새삼 세월을 실감했습니다. 

 

개그코드도 넘 취저라

중간중간에 현웃 터지기도 하고

광대 승천는 기본이었고..

서브 커플이 살짝 별로긴 했지만.

(우리 동필이가 어때서! 상처나 주고!)

그래도 둘을 이어주는데 나름 공헌했으니..

서브 커플 이야기도 재밌게 봤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가 저의 가슴을 때립니다.

"이번에도 아들이면 난 집 나갈 거에요."

"같이 나가자"

"애 셋 잘 부탁해요. 당신은 나 없어도 잘 키울거야."

 

※ 이북으로는 외전이 좀더 추가되었나보네요!

유지홍시점의 결혼식 버전인가봐요.

아, 궁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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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강지건.

자신의 동생을 짝사랑하고 있는 신우서에게 반하여 마음을 숨기던 중에 링이 발현하고, 그로 인해 눌러놨던 감정이 폭발한다. 신우서에게 동생과 닮은 자신을 마음껏 이용하라며 다가가서는 차근차근 신우서를 옭아매는 계략집착공.

*수: 신우서.
친구인 강지석을 5년째 짝사랑해왔다. 강지석의 형인 강지건과 링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이를 이유로 강지석이 자신을 멀리할까봐 필사적으로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보답받지 못하는 오랜 짝사랑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어느새 마음 한구석을 파고든 강지건이 자꾸만 강지석의 자리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 출처 : 리디북스


아이고..
리디북스에서 제공하는 등장인물 설명이
벌써 4권이나 되는 분량을 다 관통하고 있군요.
웹툰부터 보다가 소설로 넘어온 케이스입니다.
https://ridibooks.com/books/4654000002?_rdt_sid=author-books&_rdt_idx=0

관계의 고리 1화

운명의 상대와 연결된 붉은 띠-링. 왼손 약지에 붉은 링이 발현하면 그 상대와 접촉하지 않는 이상 잠들 수 없다. 나(신우서)는 5년 동안 짝사랑 하던 상대의 형과 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ridibooks.com


"관계의 고리"는 링버스물입니다.
어느날,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손가락에 붉은 색의 링이 발현하게 되면,
그 상대와 닿지 않으면
수면을 이룰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 링의 상대와 좀더 깊은 사이가 된다면
링의 상대가 없어도 잘 수 있지만,
애초에 사랑 유무, 성별의 다르고 같음과
상관없이 발현되는 터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동성간의 결혼 또한
조금씩 인정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죠.

5년째 친구를 짝사랑중인 신우서는 어느날,
링의 발현을 겪게 되고
그 상대가 자신의 짝사랑 상대인 지석의 형인
지건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이를 숨깁니다.


"우서야."
"긴말하지 않을 테니까,
잠깐 실험 좀 하자."

"...예? 실험요?"
"1시간만 자보자."


졸린데 자지 못하는 불면의 나날을 보내다가
결국 지건에게 들키게 된 우서.
지건은 자신에게 필요한 잠을 자게 해주는 대신
지석을 좋아하는 우서에게는
지석과 닮은 외모로 지석과 하고 싶은 것은
다 자신에게 해도 좋다는
제안을 우서에게 하고,
우서는 이를 수락합니다.

점차 자신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자신의 외로웠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건에게
우서는 점점 마음을 열게되고
그런 우서에게 지석은 예상치 못한 고백을 해옵니다.

지건과 우서, 지석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짝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하고,
그 짝사랑의 대상도 그를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 보이는 상태.

그런 승산이 매우 적은 싸움에도
지건은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둘 사이의 견고함에 균열을 만듭니다.
조그만 균열을 만들고 또 만들고..
그러나
절대 조급하게 굴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서는 지독하게 소유하고
자신만 보게 하고 싶지만
지건은 그렇게 우서에게 다가가고싶지 않습니다.

우서의 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바라기 때문이죠.
그것을 위해 지건은 참고 또 참으면서
계략을 세웁니다.

사실 엄청나게 대단한 계략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어리숙한 우서와 지석이
점차 생겨나는 균열을
의식하지 못하고 넘어가도록 조작하고,
그렇게 쌓인 서운함이
기어이 둘 사이를 멀어지게 합니다.

"나 불쌍하지. 불쌍하지. 우서야."
"더 힘들어해 줘.
그래야 네가 날 더 필요로 해 주지."


한편으로 지건은 자신의 희생을 우서에게
자랑하듯, 칭찬받듯 감추지 않습니다.
짝사랑을 오래 해온 우서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지건의 짝사랑의 아픔이
선명히 보이니까요.

사소한 행동에서 비롯되는 그 서운함같은 감정들,
동병상련에서 비롯된 동질감 내지는 안쓰러움을
작가님은 잘 알고 계신듯 합니다.
그것을 소재로 잘 활용해주셨네요.

한 사건에 대해서 당사자들의 시점으로 전환하여
사건을 꼼꼼하게 곱씹게 만드는 것 역시
글의 흐름을 방해하기 보다는
둘의 심리의 변화가 보이므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진득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계략은 아주 옳습니다!

애교 부리는 호랑이를 보는 느낌의
계략공을 좋아하시면 추천합니다♡

단, 씬은 4권에만 있다는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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