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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사로잡는 섹스 신





좋은 섹스 장면에서 보여 줘야 하는 것은 체액을 주고받는 모습이 아니다.
감정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섹스 장면에서는 분노나 적막감부터
환희와 애정, 놀라움까지
온갖 감정이 전부 드러날 수 있다.


- 아이기브유마이바디 中
 



사실 이 책은 독자보다는 작가님들이 읽으면 좋을
19금 씬에 대한 작법서입니다.
로맨스 19금 선호 독자인 제가
섹스 신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독서하는 데도
꽤 괜찮은 가이드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간 제가 읽어왔던 여러 성애장면들을
단순히 작중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두 남녀 (또는 남남)가 주고받는 그 독특한 감정선을 읽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좀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고, 
거기에는 꽤 정교한 장치가 쓰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선을 일(!)이 벌어지는 곳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독자에게 보여주어
그 공간, 시간, 각자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을 섹스 신의 정교한 장치이자
씬을 통해 작가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알아 내는 것.

그리고
단순한 사랑을 드러내는 것만이 아니라
노골적인 묘사가 없어도
텐션을 유지하는 것(섹텐이라고 하죠!)
사랑의 감정만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와 위로
원치 않은 강압적인 섹스로 보여지는
등장인물의  시련과 갈등 등등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위에 나열한 모든 것이
알기 쉬운 예문과 함께 이 책에 씌여있었고,
독자로서 단순히
오, 와.. 이건...와우..

하는 감탄사로 단순히 즐기기 보다는
작가의 의도를 따라가보며
그 표현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독서의새로운 방향을 제시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섹스라는 원초적이고도 날것의 욕망을,
성인이라면 보편적으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활자 속 침대위(또는 침대가 아니겠지만...)
주인공들에 숨막힐 정도로
이입할 수 있게 되는 경험은 정말 즐거운 일이기에
이 책 또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 책을 덮고 생각해보니,
제 가슴에 남는 씬들은
항상 감정이 동반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애틋하고 부드럽게
서로의 몸을 안으며 위로하고,
때로는 서로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주고
상대방을 쾌락의 극한까지 몰아쳐 가면서
결국에는 제 감정을 인정하게 만드는
그런 씬들이었죠.

이런 씬들로 제 마음을,
여러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
다시한번 존경합니다..!!

덧.
이 책의 작가님이 예시로 든 작품은
"아웃랜더"인데요.
예문을 과하게 쓴다싶었는데
(저작권 걱정 ㅋㅋㅋ)
본인이셨어요..ㅋㅋㅋㅋ

본의 아니게 이 예문들로
아웃랜더에 입덕하게 되었습니다.
ㅎ..

덧2.
외국의 성기묘사..
너무...하...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근데 너무 웃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 서평은 '오렌지디'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아이기브유마이바디>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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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 : 박치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제3부 검사. 번지르르한 겉모양새는 정상으로 보이나 누구보다 비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소시오패스. 제 영역 안에 둔 사람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광적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여대생 하나가 자꾸만 제 영역 안을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어린 게 감히, 겁도 없이.


*여자주인공 : 강태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치기 어린 경제학부생. 과보호가 심한 아버지의 아래에서 자라 통제받는 데에 익숙하고, 모든 것에 권태로움을 느낀다. 딱 하나, 박치경만 빼고. 제 또래 남자들과 다른 그에게 끌려 자꾸만 그를 건드린다. 자신이 누굴 건드리는 것인지도 알지 못한 채.

- 출처 : 리디북스


과 동기 박시현이 합성한 음란물의 주인공이 된 여주 강태리.

그녀는 경찰서에서 합의를 종용하는 박시현에게 

합의는 없다며 법대로 처리해주기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 실랑이 중에 문을 박차고 들어선 한 남자. 

그는 박시현의 11살 차이 나는 형이자 중앙지검의 검사로, 

22살 강태리의 인생에서 만난 이성 중

가장 어른스럽고 위험한 분위기를 가진, 진짜 남자였습니다.

태리는 이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에게 호기심 어린 호감을 가집니다.

 

그리고 태리가 그 호감과 성적인 열망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순간, 

남자는 가장 무자비한 방식으로 어린 태리를 짓밟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호되게 인생의 쓴맛을 알려주는 남자.

 

"다시 만날 때는 범이 되어 와요."

 

 가소롭다는 듯 태리의 감정을 짓밟고 홀연히 남자는 태리를 떠납니다.

 

그렇게 2년이 흐르고

태리의 인생은 많이 바뀌어버렸습니다. 

금융기업의 임원이었던 아버지의 횡령혐의로 아버지가 수감되자,

권태로울 정도로 풍요롭고 안온했던 생활은 풍비박산이 나고 맙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태리의 인생.

 

대리운전과 불법도박장에서의 일을 하며

하루하루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던 태리의 앞에,

여전히 번듯하고 찬란한 모습을 한 박치경이 나타납니다.

 

치경과의 만남 이후로

이 모든 것이 우연인 듯, 우연이 아닌듯 

태리의 인생에 박치경이라는 남자가 끼어들고, 

그녀의 인생은 박치경에게 저당잡힙니다. 

 

우아한듯 천박한 남자. 

자신을 원하면서도 자신을 창부취급하는 남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무력한 자신에 비해 모든 것을 가진 남자.

그 남자의 호의,

그것도 자신의 몸을 담보로한 호의에 기대 집안의 복권을 꾀해야하는 상황이 

태리는 무력하기만 합니다. 

 

그의 손을 잡은 뒤로 몸은 안락했지만 마음만은 항상 불편하기만 합니다. 

알 수 없는 위화감을 애써 무시하며 

치경이 흔드는 대로 흔들리며 태리는 자신을 낮춥니다. 

그것이 자신의 가족을 위하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인지했기에.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태리는 그 진실에 무너지고 치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합니다. .

 

그가 다시 그녀를 찾아온 그 순간,

그녀의 악몽이 현실이 되며 더이상 악몽을 꾸지 않게 됩니다.

그가 그녀의 악몽이었으니까요.


권당 페이지수가 적기도 했지만 

저의 독서 속도치고는 빠르게 읽혔던 작품이었습니다!

이틀만에 읽다니..가독성과 몰입도 최고였던 작품이었어요.

저는 보통 한 작품을 3~4일은 잡고 있거든요.

 

가독성에 한몫했던

이남자, 이 골때리는 남자, 박치경!!

끝까지 캐붕없이 소시오패스의 면모를 보이는 이남자!!

정말 매력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심지어는 

이 간절한 독백조차도 박치경식으로 해석해내는 도른자!!

 

존댓말과 상스러운 말을 오가면서 사람 혼을 쏙 빼놓은 남자!!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비벼끄면서도(소파라던가.. 지 허벅지라던가..)

차마 혼낼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남자!!!

입으로는 태리한테 개소리 지껄이면서도

아랫도리로 매우 솔직하게 고백해대는 이남자!!

 

오랜만에 똑똑한 도른자를 만나니까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마구 흥분되는 이 마음.. 저도 도른자인가요?ㅋㅋㅋㅋ

 

이런 소시오패스에게 받는 사랑이란....

한참을 엇나갔지만, 참 위험하지만...

그래도 이건 사랑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태리를 위해서,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해서라면

가족도 희생시켜버리는 이 남자.

현실이라면 너무 무섭겠지만

종이 속 남주니까.. 안심하고 매력터진다 말하겠습니다. ㅋㅋㅋ

 

태리를 옆에 두기 위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모든 판을 짜고 뒤엎고,

자기가 가진 모든 패를 써서 장애물을 쳐내고 기어이 그녀를 옆에 두고마는,

부지런한 소시오패스.

매력터지는 입에 걸레+담배 문 남자. 

이 섹시하고 쓰레기같은 남자가

저의 인생 남주중 하나로 등극해 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흐흐.

 

그냥 호기심에 잘못 건드려서 인생 말려버린 태리는...

어쩔 수없다. 그냥 치경이랑 행복하기를..

그렇게 됐다...

 

저는 더이상의 외전도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엔딩, 임출육엔딩! 어울리지 않아요!

너무도 박치경스럽게 끝났기에..

음....

그래도 외전 나오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읽을 의향은 있습니다. 

어디까지 도른짓을 하나 너무 궁금해서 말입니다. 

사랑해요 박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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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태선우(33)

혁신전략실 팀장. 수려한 외모와 특출난 능력을 겸비한 남자. 하지만 정중한 낯 이면에 도사린 건 어둡게 뒤틀린 본성이다. 차예서의 서툰 도발에 장난처럼 응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녀와의 유희에 깊이 몰두한다.

*여주 : 차예서(28)

혁신전략실 대리. 겉보기엔 무심한 미인이나, 평생을 피학적인 욕망에 시달린 여자. 태선우의 뒤틀린 본성을 인지한 후 그를 욕망하고, 도발한다. 태선우를 통해 파괴적인 해방감을 맛본 이후론 그에게 속절없이 빠져든다.

- 출처 : 리디북스


나쁘지 않은 머리와 외모, 원만한 사회성. 

사회 전반에서 찾아볼 법한 평범한 사람. 

그런 차예서의 평범한 가면의 이면에는,

왜곡된 욕망이 존재합니다. 

 

"타인에게 짓밟히고 싶은 자기 파괴적인 욕망"

 

이 욕망을 받아들였지만 해소할 곳을 찾지 못하던 차예서는

지루하고도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우는 얼굴이 예쁜 사람이 좋습니다."

 

새로 부임한 팀장과의 회식에서, 

차예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특이한 이상형을 말하는 남자,

태선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차예서는 태선우가 자신과 비슷하게 뒤틀려 있음을 감지했고,

태선우를 도발하기에 이릅니다.

 

"실은 궁금하시잖아요. 저를 괴롭히면 어떤 얼굴을 할지."

"난 차예서 씨 순진한 상상보다 더럽고 난잡할 텐데, 

감당할 수나 있겠습니까?"

 

사적인 영역을 배제한 채,

오로지 둘만의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던 플레이.

 

그 짜릿한 일탈에,

더는 숨기지 않아도 되는 가학과 피학성 사이에서

둘은 충족감과 안온함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사감이 섞여들어가고,

서로의 사적인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소유욕이 피어나는 순간, 

안온했던 둘의 관계는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사적인 영역을 배제하고 SM 플레이만을 추구하던 둘은

점점 서로의 플레이 외적인 영역까지도 침범하게 되었고,

차예서는 이 매력적인 남자에게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을 인정하고 맙니다.

태선우도 곧 차예서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게 됩니다. 

 

감정없이 즐기고자 했던 관계에 끼어든 사랑이라는 감정은, 

곧 둘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나 두사람의 사랑의 방식은 서로의 성향만큼이나 달랐습니다.

통제로서 사랑을 확신하는 태선우와,

종속되고 싶어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에게 최우선이 되고싶어하는 독점욕을 보이는 차예서.

 

비틀린 두사람의 연애는

곧 그 끝이 이별일지, 또 다른 시작일지 모를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소프트한 BDSM과, 섹텐, 그리고 미묘하고 치밀한 감정선까지 꽉 차있다보니

단권임에도 페이지를 넘기는 게 좀 오래 걸렸던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꽤나 현학적인 표현들도 많았구요. 

쉽게 읽히는 문체는 아니었습니다. 

 

태선우와 차예서. 

상반된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의 성향을 알아봐주고, 기꺼이 수용해주는 서로를 만나서

항상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그들의 욕망에 충실하는 모습들은

사실 여느 연인과 다를 바 없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연애라는 것은 한겹 벗겨낸 민낯의 자신을 

상대방에게 허용하는 행위가 아닐까요? 

피학적 성향의 차예서와

가학적 성향의 태선우라는 꼭 들어맞는 관계.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그들에게 꼭 맞는

찰떡궁합인 서로를 만난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플레이가 끝난 후의 태선우처럼

애프터 케어가 저렇게 녹을 듯이 다정하다면, 

태선우와 가학적인 플레이를 하는

차예서의 마음도 이해가 갈 정도였습니다. 

 

가학적인 행위와 다정한 뒤처리.

이 간극에서 오는 감정의 파고는

꽤나 자극적일 것 같으니까요. 

 

둘의 플레이가 계속 될수록

둘은 서로의 사생활에까지 서로를 들이게 되면서

감정까지도 피어오르게 되는데요.

 

이 젊은 남녀들 정말..

일터도 같고

플레이도 함께 하고,

비밀도 공유하고.

이런 상태에서 정분이 안나기란 쉽지 않은데

뭘 믿고 단순히 플레이 관계일 뿐이라고 했는지 원...

 

이 책의 결말을 보자면 

아름다운 장면과 분위기로 포장되었지만

어쩌면 제 삼자의 눈으로 보자면

이기심으로 서로를 구속하고

얽어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결말이었는데요. 

 

둘이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를 향하게 된 이상,

이 둘이 구축한 세계는 더욱 견고해졌을 뿐이고,

그로 인해 포기한 외적인 것들은 타인의 눈에나 아쉬운 것이지

그들에게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둘은 다른 것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렬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BDSM이라는 특별한 성향을 가진, 

그렇지만 보통의 열렬히 사랑하는 그런 연인들이었습니다.

 

거기에 외전에서 남주 시점까지 완벽!

 

흥미로운 소재에 감정선까지 촘촘했던, 

특이한 성향을 가진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즐겁게 읽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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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김세기

유망한 아이스하키 국대선수.

아버지는 경찰청장이고 두 형은 검사. 유복한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안하무인인 성격.

 

- 여주 : 임효주

모종의 이유로 집을 옮기고 여러가지 알바를 병행하는 휴학생. 

원하는 것을 가지기보다는 포기하는 삶을 살아왔다.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지.

- 세기.

 

자주 집을 옮기고,

여러 알바를 전전하면서 사는 효주 앞에 세기가 나타납니다.

사람까지 써서 효주를 찾아내는 세기.

 

둘은 어릴 적 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고,

효주의 어머니와 세기의 아버지는 

재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좋든 싫든 가족이 되어야 하는 사이.

 

어린시절,

그의 집에서 더부살이할때는 그렇게 괴롭히더니,

이제는 눈에 안보인다고 족족 찾아내서 눈 앞에 두려는 세기가 

효주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효주는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자신의 인생에 지나치게 끼어드는 세기에게 묻습니다.

야. 너 나 좋아하지.

- 효주

 

어.

이를 계기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직진하는 세기.

그리고 법적 남매가 될 사이인 세기에게 철벽을 치지만

자꾸만 흔들리는 효주.

 

두 사람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한데,

그들 앞에 자꾸만 나타나는 불행들은

그들이 함께하는 선택지를 고르기 힘들게만 합니다.


제목과 저 산뜻한 표지,

그리고

미리보기에서 만난 맹목적인 운동부 집착남주와

사연있는 여주.

 

정말 재미있겠다!!

로코인가? 

하고 봤던 저... 

 

앞으로는 키워드 꼭 확인하려구요...

무려 피폐였어요 피폐!!!!

 

정말이지...

멘탈이 탈탈 털렸네요. 

 

여주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성격은 아니었고

남주 역시 빙빙 돌리는 성격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답답해 죽을거같았습니다.

 

이 둘은 어쩜 그렇게 최악의 선택만을 하는지..

내일없이 오늘만 사는 사람들 같았어요. 

 

차분히 생각하고 행동하고 앞날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그저 현실에 닥친 상황을 회피하고 

미봉책으로 막아두기에 급급합니다..

 

화가 나면 때리고,

때려 부수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남주를 밀어내면서도 질투하고

남주의 욱하는 성격을 알면서 도발하고

그로인한 사고에는 남주를 원망하고...

 

작품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에서 

여주는 명확하게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게 행동하지만,

결론적으로 지독히 이기적인 여자였죠. 

 

여주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보니까

여주의 엉망진창인 내면이 그대로 반영된 거같은 일관되지 못한 행동들에 

정신이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 유년시절부터 학대당해왔고,

도망쳐 나와 몸을 의탁한 어머니에게는 

그녀의 인생을 좀먹는다는 부채감을 가지고 살아온,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었던 여주가

올곧고 이타적으로 자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불우한 환경에도 잘 자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환경에 집아 삼켜진 사람도 있을테니까요. 

여주는 후자였던 거죠. 

그러기에,

효주가 바라는 삶은 보통의, 평범한 삶이었지만,

그 평범한 삶을 사는게 효주에게는 가장 어렵기만 할 뿐이었던거같네요. 

 

그런 그녀를 마음에 담게 된 남주 세기 역시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삼형제의 막둥이로 사랑받고 자라,

치는 사고마다 경찰청장인 아버지가 족족 막아주니

자신의 행동에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효주를 대하는 태도는 사랑하는 사람의 그것이 맞지만,

그것 말고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습니다.

어떤 것도 책임져보지 못했던 남자의 미숙한 사랑을 보다보니,

답답함이 배가 되었네요. 

심력 소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결론은,

둘 다 조금씩 정신 어딘가가 망가져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둘이 만나서 붙었으니

최악의 상성이었던거 같네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은, 해결할 의지도 없는.

어떤 것도 안정적이지 못한, 안정적인 애정따위는 모르는

불안한 두사람. 

 

 

그리고 그걸 방관만 하거나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는

지독히 이기적인 부모들까지...

 

뭐 하나 맘에 드는 인간들이 없는 작품은 첨이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이지, 맘에 드는 등장인물이 하나 없어서

맘 붙일데 없이 외롭게 읽었어요..

 

 

 

결말 역시 그들다운

결말이었습니다. 

 

제목의 

넌 너무 "짜릿해"

가 아니라, 

"너무" 짜릿해

여기에 포인트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짜릿한 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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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대호 

정치인 고성하의 하수인이자 개.  

아쉬울 것도 집착할 것도 없었던 인생에 단 하나 붙잡고 싶은 것이 생겼다. 

- 여주 : 진서을

아버지의 사정으로 같은 성당에서 만난 조성하의 집에 몸을 의탁한다.

그 곳에서 대호라는 이상한 남자를 만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이자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정치인 고성하.
하지만 내게는 그저 언제든 나를 강간할 수 있는 악마일 뿐.
고3 여름, 그 악마에게 의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옥 같았다.

“고성하 말이야. 죽여 줄까? 나 사람 잘 죽여.”

어느 날, 그 악마의 개새끼라는 남자가 말했다.

“미쳤어요? 그쪽, 고성하 개새끼라면서요.”
“개새끼도 가끔 주인을 물어.”

그가 무심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튕겨 재를 털어 냈다.

“주인이라고 거슬리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내가 그 말을 이해한 것은 개학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3교시 수학 수업 시간, 악마는 저택과 함께 불에 타올랐다.

“잘 지내. 모시던 주인님이 죽었으니 난 새 주인 찾아야지.”

그리고 악마의 개새끼는 홀연히 새 주인을 찾아 떠났다.

***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은 그날로부터 10년.
새 주인을 찾는다던 남자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처음 마주쳤을 때와 똑같은 알몸으로.

 

- 출처 : 리디북스


그 유명한 대호,

드디어 만났습니다!!

 

처음은 아니었고 사실 읽덮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그때의 제 모럴은 문란남주를 품을 수 없었던 때였기 때문이었지요. 

물론 지금은 충분히 품을 수 있을 만큼 렙업했기에, 

대호를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이 대호라는 남자, 

정말 매력적이고 제가 좋아하는 능글남임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의 상황과 사랑이 이해가 가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이런 남주는 불호였습니다. 

 

끝까지 여주의 맘고생 시키면서

몸과 행동으로는 사랑한다 하면서 말로만 밀어내는 것이

얼마나 희망고문을 하는 것인지 알기에

대호는 정말 좋은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여주 서을이의 말처럼, 

서로를 갉아먹는 그런 사랑이었죠. 

미성년자였던 여주 서을을 탐하는 것을 감추지 않는

고성하의 집에서 무력하게 몸을 의탁할 수 밖에 없는,

거기에 고삼이라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호는 서을이의 외로운 일상에 구원같은 남자였습니다. 

 

장난스러운 말로 서을에게 농담을 던지고, 

서을의 날선 말들도 웃어넘기며 받아주는.

어떤 의미를 담은 눈길이 아닌,

담백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는 남자. 

 

그것만으로도 남자에 대한 풋사랑을 시작하기에 충분했을겁니다. 

그러나 서을은 이미 남자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알아버렸고

그로인해 자신도 모르게 

아직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행위를 함께 하는 고채원을 질투하고, 

대호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르는 채 날을 세우기도 하는...

 

서을의 첫사랑은 풋풋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대호의 진한 담배냄새처럼

항상 그녀에게 

온갖 사랑의 이면에 있는 역한 감정들만이 들러붙어 있었죠. 

지켜줄 것처럼 굴더니

결국 그녀를 놔두고 돌아서는 남자. 

 

그 처참한 첫사랑 이후 10년. 

다시 재회한 대호는 한결같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된 서을과 재회하게 된

대호의 대체적인 행동에서는

서을에 대한 진한 소유욕이 뭍어났지만,

한편으로는 그와 정 반대로 서을을 놓아주고자 하는 행동이,

서을을 혼란스럽게만 합니다.

 

결국 서을은 

그렇게도 경멸하던 사랑에 빠진 사람이 되어, 

대호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고 했고,  

그가 정한 선 안에서 그를 자극하지 않는 연애를 하게 됩니다. 

투정한번 제대로 부렸다가는 

튕겨져나갈 것 같은 아슬한 관계...

 

이 지점이 정말 화나고 답답했던 지점이었습니다.

대호의 낮은 자존감이 불러온 이 남자의 두서없는 행동이,

대호와 서을 둘의 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 중 누군가가 이런남자 만난다고 하면

진짜 도시락 싸들고다니면서 말릴듯.. ㅠㅠ

 

그러나 외전에서,

작가님이 서을이에게도 주셨던 한줄기 희망을 제게도 주셨네요.

용기를 내서 고착된 관계를 깨부수고

다시한번 대호에게 자신을 사랑할 명분을 준 서을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인생에서도

내적 성장을 해서 대호에게 끌려다니는게 아니라 리드까지 하다니..!!

 

외전까지 읽어야

이 징글징글하고 찐득한 사랑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볼 수 있었던,

날것같은 감정들이 난무했던 전쟁같은 사랑이야기였습니다. 

ㅎㅎㅎ

 

증말..

맘에 안드는 남주임에도 불구하고, 

대호의 트레이드마크,

애기야.

오빠

는 자꾸 귓가에 맴도네요.

이게 이렇게 찰떡같은 남주는 또 첨이고..!!

 

어휴 이 농약같은 남자!!!

싫은데 또 땡겨!!! 

미운데 자꾸 생각나!!!

 

다 읽고나서도 모르겠어요 이남자..

그냥.. 대호는 대호인가봅니다.

 

역시 사람은 불량식품.. 몸에 나쁜 음식에 끌리나봅니다. 

대호처럼요!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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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달, 길면 삼개월...

이래도 사랑이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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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 헬베르트 D. 헤레이스

사교계의 유일한 젊은 공작에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부호. 세계적인 기업 헤레네의 회장. 조각 같은 냉혈한 외모와 냉담한 태도로 무심하다는 평을 들으나 요한에게만은 오만함과 거만함을 비집고 나오는 낯선 감정을 막을 수 없다.

수 - 요한 루스틴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어린 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고등학교를 그만둔 채 생업에 뛰어들었다. 공부를 잘했으나 대학에 갈 형편이 아니었고, 건강해 보여도 엄청나게 허약한 체질이다. 못 먹고 못 입고 눈치 보며 자란 탓에 궁상이 뼛속까지 배어 있다.

- 출처 : 리디북스


3년을 함께한 연인의 결혼식에도,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조차도 무감했던 남자 헬베르트.

젊음과 미모, 명성과 부를 가진 그에게는 부족함이란 없었기에,

이 세상을 발 아래 두고 아쉬울게 없었던 남자였습니다. 

 

그런 그의 유일한 혈육 대니얼은 이를 매우 안타깝게 여깁니다.

형님의 인생을 그가 볼때는 정말이지 너무 심심했거든요!

 

그러던 차,

대니얼은 우연히 들른 호텔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던 요한이라는 청년을 보게 되고,

그 요한이라는 청년이 헬베르트의 오랜(무려 3년!)연인과

매우 닮음에 놀라워 하면서 말도 안되는 장난을 계획합니다.

 

헬베르트가 살고 있는 저택으로

요한을 보내 형님의 인생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던거죠.

 

자신의 연인이었던 여인과 닮은 남자를

자신의 저택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그런 짖궂은 생각을 하며 대니얼은 요한에게 상당한 액수를 제시하며

헬베르트의 저택에서 일할 것을 제안합니다. 

 

한편, 요한은 초면인 이 부유한 남자의 제안이 미심쩍었지만,

자신은 고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허드렛일 뿐이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자 

먹여살려야 할 동생을 생각하며 대니얼의 제안에 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작된 헬베르트 저택에서의 생활.

 

작고 낡기는 해도 요한과 동생이 몸을 누일 수 있는 오두막이 제공되었고,

이런 돈을 받아도 되나 싶을만큼 일도 딱히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에 만족하며 이 저택의 주인인 헬베르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저택에서의 일상을 이어가던 어느 날, 

 

요한은 자신의 오두막 앞에서

자신의 저택에서 길을 잃은 저택의 주인,

헬베르트를 만나게 됩니다.

하,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구질구질하군.

- 헬베르트, 슈가레인 中

 

요한에 대한 헬베르트의 첫인상은 

구질구질.

자신의 옛연인과 닮은 외모로 

격 떨어지는 궁상을 떨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 헬베르트의 눈이 자꾸 요한을 찾고 있습니다.

요한을 상대로 한 꿈까지 꾸게되고,

현실에서도 구질구질한 그 면상이 자꾸 생각납니다.

 

요한이 일하고 있는 저택의 구석을 찾아

괜한 트집을 잡고,

부담스러운 선물을 안겨주면서도

요한에게 퉁명스러운 말을 걸어댑니다.

 

헬베르트가 주는 모든 것이 너무 비싸고 값져서

부담스럽기만 한 요한과,

퍼주는 것도 못받아서 어쩔줄 몰라 하는 

지지리 궁상이 한심하면서도 자꾸만 건드리게 되는 헬베르트.

 

대니얼의 장난으로 만나게 된 두사람은,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될까요?


줄거리를 요약하다보니,

아니 대니얼이 죽일놈이 아니라 이거 중매쟁이네요??

대니얼한테 쌍욕했던 헤레이스는 대니얼한테 잘해라(ㅋㅋㅋㅋ)

 

돈도 지위도 다 가졌지만 사랑만은 몰랐던 무심한 냉혈한이,

그와 모든 면에서 정 반대인(성별빼고?)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는 

클리셰지만

그래서 또 각 작가님들의 스타일에 따른 변주가

돋보이는 플롯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역시

위의 클리셰에 충실했지만

또 작가님의 필력 덕분에 

재미있게 빠져들어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모두가 아는 그맛!!!

 

종종 요한을 서술 할 때

'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헬베르트가 얼마나 요한을 무시하고 있는지(....!!)

그렇게 무시하는 '놈'에게 어떻게 빠져들고 있는지가 보여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헤레이스의 불주둥이로 요한을 무시하는 말을 내뱉지만

요한도 유약한듯 만만치 않습니다.

하긴.. 내가 그렇긴 하지 

하면서 납득을 해버리는 요한도 멘탈만은 절대 약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거기에 나중에는 하도 헬베르트가 뭐라 하니까

조금씩 대드는(!) 모습까지!

사실 사람이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은연중에 요한도 헬베르트가 타인과는 다르게

자신을 대한다는 것을 알고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 '슈가레인' 답게

그들의 중요한 순간에는 비가 함께 했고,

그 순간의 비를 함께 맞았던 두 사람에게는

아마 그 비조차 달콤했을 겁니다.

(물론 헬베르트는 그랬답니다.. 첫날밤부터..)


읽는 내내 스트레스 1도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던 작품이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순진한 요한이 헬베르트 기준 궁상으로 

헬베르트 복장 터지게 하는 짓 좀 하는 외전 좀 더 보고싶다는 생각입니다.

내 돈 두고 뭐하는 거야!!

하면서 안달복달 텍마머니를 외치는 그런 외전 말이죠.ㅎㅎㅎ

 

덧.

찾아보니 웹툰도 있네요! 

캐디 완전 찰떡인듯합니다!!

요것도 달려봐야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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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도 (33)

서도그룹 재벌 3세. 서도 케미컬의 전무. 

- 이선우 (28) 

유망했던 전직 국립발레원 발레리나.

사고와 집안사정으로 은퇴 후 발레 학원에서 강사로 지내던 중,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자신보다 세살어린 고모님의 한심한 짓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그날 밤, 클럽에서의 사고. 

두 남자가 죽었지만

문도에게는 그저 처리해야할 귀찮은 일일 뿐이었습니다.

 

서도 케미컬의 전무로서의 일도 바쁜데,

자신보다 어린 고모님의 뒤치닥꺼리까지 하라니...

문도는 더이상 이 약에 쩔어 허송세월 하고 있는 

어린 고모님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적당히 고모를 돌보는 리액션을 취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며 병원에 쳐 넣는 것. 

 

이를 위해 문도는 고모 유라의 입주 트레이너를 채용하고,

그 트레이너를 못살게 굴어 쫓아내는 유라를 보며

속으로 유라의 병원행 카운트 다운을 세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 입주 트레이너를 채용합니다. 

이선우. 

이전의 트레이너처럼 금세 나가떨어질 것이 뻔한 여자. 

저 비실비실한 여자는
서유라가 모르는 서유라의 마지막 기회였다.
일곱 번이나 기회를 주었으니
병원으로 보내버릴 명분은 충분했다.
.....
한달. 일곱명.
고모님을 갱생시켜 보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입증하기에 이 정도면 훌륭한 수치 아닌가.


- 러브어페어 中

 

그러나 남자의 예상과는 달리

하루 이틀,

서유라의 만행이 계속 됨에도 여자는 꿋꿋이 버팁니다. 

 

생수와 주스를 뒤집어 써도,

쓰레기같은 음식을 먹이고 

수시간을 화장실에 갇혀도. 

여자는 그만 둘 생각이 없습니다. 

 

문도는 그녀가 버텨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달갑지 않은 기분을 느낍니다.

자신의 취향인 여자이지만, 

서유라로 엮였던 사이니 서유라만 치워지면 끊길 인연이고

이만큼이면 할만큼 했다 여겨질 시점에 문도는 선우에게 해고를 통보합니다. 

 

그러나,

서유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서명구 회장이 병원생활 끝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자,

유라를 병원으로 보내버리겠다는 문도의 계획은 차질이 생기고

선우는 좀더 유라의 트레이너로서 서도 그룹가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선우는 이제 자신이 이 곳에 계속 머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려면

먼저 문도의 신뢰 내지는 환심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선우는 이용할 수 있는 모든것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카모마일은 어떠세요?"
"카모마일이요."
"네. 카페인이 없어서 밤에 드시기에
괜찮을 것 같아서요......"
......
어설퍼서 우스울 정도였지만, 
분명 유혹이라 볼 수 있는 두 번의 제안이 있었고,
두번의 거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시도하는 미련한 유혹이라니.

- 러브어페어 中

어설프나마, 자신까지도 기꺼이 내던집니다. 

 

문도는 이 우스울 정도로 어설픈 유혹에도

흔들리는 자신을 자조하며,

기꺼이 선우가 내미는 카모마일 차를 마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이어질 수록

문도는 이여자, 이선우를 알 수가 없어집니다.

 

세상 순진한듯 남녀관계에 수줍어 하다가도

자신이 주는 카드를 냉큼 써버리는 속물같은 면이라든가,

자신의 품에서 다독거려주면 곧잘 잠들었다가도,

새벽이 되면 칼같이 자리를 뜨는, 그녀만의 보이지 않은 선.

온통 모순투성이인 이선우에 대한 의문과는 별개로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 때쯤, 

문도는 선우에 대한 의심의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이선우에 대한 진실을 알게되고도

그녀를 놓지 못했던 문도는 이제 결심을 합니다. 

 

이 외로운 여자가 하던 어리석은 싸움에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겠다고. 

그리하여,

기어이 그녀를 놓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이선우가 모든 것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단 하나의 진실만은 지켜주겠다고.


드디어 소문의 서문도를 만났습니다. 

읽은 것은 좀 되었는데, 바로 리뷰를 쓰지 못한 것은 

그 여운이 꽤나 오래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 위주의 감정선이 억지스럽지 않게 흐르는 가운데,

입체적인 여러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미우면서도 밉지 않게, 이기적이면서도 또 인간적이게, 

각자의 자리에서 작품의 재미를 더하기도 하고 

두 사람의 촘촘한 서사가 쌓여가는 데 

일조 하는 것이 긴 호흡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저의 최애 조연은

서명구 회장(+박소영)이었는데요, 

대사 하나로 늙은이의 주책과, 욕망, 바람새는 독특한 영어발음까지!!!

너무 디테일한 설정으로

진짜 어딘가 이런 인물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 베... 베슷흐... 구뜨...!!!

한동안 빠져들었던 서명구 회장님의 영어발음.. ㅋㅋㅋㅋ

 

러브 어페어의 갈등의 주를 이루는 두 사람의 감정선과 서사 중

문도와 선우의 사이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가족의 죽음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

라는 극복하기 힘든 각자의 위치였는데요. 

둘의 애틋함과 절절한 감정에 호소하여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죄의 대상이 혈육이고, 또한 자신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가 잃은 만큼의 각자가 지닌 소중한 것들을 모두 빼앗는 방식으로 

철저히 결자해지 하는 것이 정말 속 시원했던 장면이었고,

정말 서문도스럽다! 싶었던, 캐붕따위는 1도 없는 그만의 속죄였습니다. 

 

심지어는,

칼춤을 춘 서문도 자신마저도 그의 가장 소중한 것,

선우를 잃는 형벌을 스스로에게 내리는 것에서는 

선우를 다 알면서도 곁에 두려고 했을 때보다

더 깊은 사랑과 절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매력적인 남주가 있을까요.

오만하기 이를데 없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못할 짓 없이 거침없지만

(그것이 선우를 원하는 것일지라도)

한번 마음 준 자신의 여자에게는

그녀가 알건 모르건 다 내어주는 남자라니...

 

그러면서도 선우가 가져오는 차 한잔의 의미에

절절매는 이남자!!!

때로는 어른같기도 하고 그 사이에 소년같은 서툰 매력까지!!!

 

 

완벽하게 빠져들어 

한동안 과몰입하게 만들었던 서문도!!

그리고 부러질 듯 유약한 것 같지만 내내 단단했던 선우!!

 

점점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웠고

그러면서도 뒤가 궁금해서 계속 보고 싶고.. 

 

심지어는 너무 심각하고 지루하지 않게

곳곳에 심어진 개그코드까지 취향저격..!!

이렇게 빠져들어서 읽었던 작품, 정말 오래간만이었네요.

 

자주 재탕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제발!! 종이책으로도 소장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만둣국도 먹으러 가고...
이순신 동상을 봐도 이제 서문도가 떠오릅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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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윤다이 - 32세

일곱권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 시니컬한 까칠남

- 여주 : 서지원 - 27세

꽃집 주인. 책 표지 디자이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현명녀

- 출처 : 리디북스


- 윤다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소년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청년이 되어 무료한 날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 99일 그리고 하루 中

그의 시시했던 시간들을 채웠던 것은 종이 위의 단어들 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 응모한 글이 당선되고 나자,

다이는 미련없이 대학을 때려치우고 

전업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삶에 대한 염증은 그래도 가시질 않고,

권태로운 일상은 여전합니다. 

다이는 차기작을 써보지만 영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지지부진한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항상 하루의 시작을 새벽 조깅으로 시작하는 그가

종종 마주치는 동네 꽃집의 여자에게서

"시한부연애"

 에 대한 제안을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자신의 글 속의 여자 주인공은 백혈병,

자신에게 시한부 연애를 제안한 여자는 암.

 

마침,

그의 차기작 속의 인물도 꽃집 여자와 비슷한 상황인 터라,

글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그런 예감으로 여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 제안이

다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 서지원

그 남자의 머리카락에 눈을 빼앗기면서부터였다.
살아 있고 건강하고 그래서 생명 그 자체인 것 같은 남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호의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아주 작은 외로움 한 조각도 보태서.

- 99일 그리고 하루 中

 

악성 림프종.

엄마도 외할아버지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고,

내려받은 유산처럼 지원에게도 온 암이라는 병.

힘든 항암 끝에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발했다는 말에,

지원은 항암을 포기하고 맙니다.

 

이미 엄마의 처절했던 그 모습을 보아왔기에,

지원은 자신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기로 합니다.

 

슬퍼할 만한 인맥들을 정리했고,

주변에 최소한의 인맥들만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항상 꽃집을 열때쯤 조깅을 하던 남자에게

점점 시선을 주게 됩니다. 

지원 자신도 이유를 몰랐지만

남자에게 시한부 연애를 충동적으로 제안하면서

비로소 지원은 자신이 외로웠다는 것을 느낍니다. 

 

남자가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입에 올리는 것을 들으며,

지원은 안도합니다. 

 

자신의 죽음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관계.

딱 그만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한부 연애를 하는 동안의 다이는

다정했고, 좋은 남자였습니다. 

점점 그와의 연애는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퍼집니다. 

 

그래도, 그를 위해서는

더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아야합니다.

자신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는 생명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될테니까요.

 


키워드에...

"힐링물"

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진짜로 "힐링"물인지는 몰랐습니다!!

키워드가 스포라니..!! ㅋㅋㅋㅋㅋㅋ

 

이 작품 속의 두 사람의 시련은 밖에 있지 않고,

오롯이 둘 사이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한정된 기간의 삶을 살기에

남은 자신의 삶에 적극적인 여자와,

지금껏 하고싶은것도, 강렬한 열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비해왔던 남자.

 

그 둘이 시한부 연애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 내지는 소원을 우선했던 그들이

결국 상대방을 신경쓰게 되고

상대방을 조금씩 자신의 세계로 들이면서 겪는 모든 감정이

보통의 연애와 다름이 없다가도,

지원의 특수한 상황으로 겪게 되는 살얼음같은 항암의 과정,

그녀의 상태에 따라서 한순간에 부서져버리는 행복한 일상이 

담담히, 건조한 문체로 서술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했습니다.

마치 이들의 시련역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을 일이라는 듯말입니다. 

 

사실은 외로웠고, 죽음이 무서워서 

죽음에 대한 외면으로 애써 참아왔던 지원.

 

그리고 사실은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졌지만

그 열정의 대상을 찾지 못해 인생을 허비해왔던 다이.

 

둘 사이에 생겨난 사랑이라는 것은

내내 외면했던 것을 직시하게 했고, 

찾지 못했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둘이 함께 하는 인생은,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고

더는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

 

그들에게는 서로가 있으니까요!


가독성 좋은 간결한 문체로 단숨에 읽었던 작품입니다.

후회남.. 이라고는 했지만 

대체로 후회하는 (=반성하는)모습 보다는

지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직진남의 면모를 보였던 남주였습니다.

 

여주 지원은 상처 많지만 적극적일 때는 적극적인,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답게(!)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지원의 병에 매몰되어 처연하지 않은 여주라 좋았었습니다.

 

꾸금딱지가 꽤 눈에 띄지만 

잔잔한 스토리라 그런지 씬은 그렇게 많거나 농밀하지는 않았던...

힐링(!)하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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