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의 조직원이었으나 정보를 팔아넘기고 CIA의 정보원이 된 뒷세계의 새하얀 악마. 190cm 가 넘는 체구에 찬란한 은발을 가진, 천사처럼 아름다운 사내. 과거의 사연으로 리아에게 무섭도록 집착하며, 가진 출중한 능력과 부를 전부 쏟아붓는 로맨틱한 또라이.
- 여주 : 리아 헨릭센
태어나자마자 보육원 앞에 버려진 고아.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르에덴의 정치인 가문에 입양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한 쇼윈도 자식에 불과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하는 다정한 성격으로, 이반을 밀어내지 못하다 점점 스며들게 된다.
※ 납치, 감금, 가스라이팅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 포함 주의!
이반.
큰 덩치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르에덴의 슬럼가에서 자라 당연한 듯이 어린시절부터 범죄조직에 가담해 아무런 가책없이 범죄를 저지르곤 하던 이반. 그러던 중 CIA에 자신이 속한 조직의 정보를 넘기며 조직의 보스를 감옥에 보내고 CIA의 정보원으로서의 신분을 얻게 되는데, CIA에 단순한 협조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가며 CIA를 돕는 형식이라 똑똑하고 이용가치가 있는 이반을 쉽게 내치지 못하고, 공조는 하지만 눈엣가시인 그런 존재였습니다.
이반은 그렇게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허공에 뜬 존재와도 같았습니다.
리아.
" 태어난 땅에서조차 자신은 이방인이었다. 어디에도 섞일 수 없고,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않는 존재."
리아는 한국의 고아원앞에 버려진 채 발견되어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아원에서 살다가 르에덴이라는 북유럽의 부유한 정치인 부부의 딸로 입양되어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정치인 부부는 선전용 선행을 위한 도구로 리아를 선택했을 뿐, 애정은 한톨도 주지 않은 채 겉으로 드러날 때만 리아를 사랑하는 척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서적, 육체적 학대를 서슴지 않습니다. 그렇게 리아는 체념과 학습된 무기력함을 가지고 삶에 대한 의지 없이 그저 살아갑니다.
그녀의 처지는 입양이 정해질 때부터 고아원 원생들의 질시와 질투로 인한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고, 입양되어서는 한국에서도 인터넷에 회자되는 유명한 입양녀로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이 가십거리로 전락해버리게 됩니다.
르에덴에도, 리아의 고향인 한국에도 리아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런 그들은 리아의 양부모가 살해 당한 리아의 본가 자택에서 만나게 됩니다. 아직 범인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항상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리아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끝낼 기회라고 생각하고 범인의 총구 사정거리에 서슴없이 몸을 내밉니다.
이를 저지하는 이반.
정신을 잃게 된 리아를 이반은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리아는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이반밖에 없는 숨겨진 곳에서 감금과도 같은 보호를 받습니다.
리아는 이반과 생활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억압하고 보통의 윤리와는 벗어난 이반의 행동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지만 결국 자신을 진짜로 위하는 사람은 이반밖에 없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갑니다.
이반은 리아에게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합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꾸미고, 이반의 존재를 리아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리아가 가질 감정, 죄책감, 책임감, 양심의 가책.. 그 무엇이든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이반의 사랑인거죠. 거기에 이반의 죄책감은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리아를 사랑하는 건 자신밖에 없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고, 또 그렇게 되도록 그가 만들어갈 거니까요.
"리아,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이곳이, 아니, 내 곁이 가장 안전하단 사실을 말이지. 진심으로 깨닫게 될 거야. 이반 역시 리아가 자신을 믿어주길 바랐다.
1년, 10년, 어쩌면 평생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줄 수 있었다. 앞으로 그녀는 평생 자신을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
리아. 너는 내 거니까. 그렇지?
자신의 요람에 들어왔으니, 무덤까지 함께였다. 감금은 이반의 상냥한 복지 정책의 일부였다. 그가 만든 국가의 국민은 오직 리아 헨릭센 한 사람이었다."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리아와 같이 이반에게 넘어가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한 기묘함이었습니다.
분명히 처음 읽을 때는 와 나쁜놈이네! 이건 보호가 아니라 납치고 감금이지!! 라고 리아와 주변인들처럼 생각하면서 태연하기만 한 남주가 정신병자같아 보였습니다.
리아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어코 관철시키는 이반의 모습을 보면서 자유의지가 꺾이고 이반이 뜻대로 움직이게 되는 리아에 이입해서 답답함까지 느꼈을정도였습니다.
탈출시도를 하려고 하는 리아를 응원하기도 하면서 이반에게 거부감을 느끼던 내가..
어느순간, 리아가 이반에게 의지하고 이반을 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고, 이반의 사랑의 방식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속절없이 자신의 생각이 부정당하고 이반의 생각을 강요받았는데, 자유를 억압 당하고 이반이 하고자 하는데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이반의 응원으로 조금씩 용기를 내면서 환경에 맞서는 리아를 보면서 정말 이반이 리아에게 가했던 것들이 가스라이팅이었을까? 상대방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행위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분명 이반이 리아에게 가한 행위들은 세상의 시선에서 봤을때는 부당한 것인데. 나는 왜 이반의 행동에 동조를 하고 있는것인가 ㅋㅋㅋㅋ
결국은 이반의 행동을 보면서 헛웃음을 짓게되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너는 정말 진성 또라이구나.. 하고 이반의 사랑의 방식을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인정하고 이반의 편을 드니까 편하더군요.. 하..이것역시 이반에게 나도 넘어간건가요...
결국 리아는 이반과의 과거의 인연을 알게되면서 이반이 리아에게 가지는 맹목적인 애정의 이유가 밝혀지게 되는데요. 아마도 리아는 이 사실을 좀더 일찍 알았다면 이반의 사랑을 좀더 수월히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자존감마저 떨어진 리아의 머리 위에 갑자기 쏟아져내린 이반의 애정에 리아는 그저 당황하고 어리둥절했을 뿐이었으니까요.
가끔 보이는 이반의 순수한, 아이같은 말투가 살짝 거슬리긴 하지만 그 때문에 이반이 저지르는 범죄들이 무지하고 순수한 아이들이 저지르는 행동처럼 보이기도 해서 이 작가님 글에 내가 제대로 홀렸구나.. 싶었습니다.
이반은 자기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욕심냈던 단 하나를 결국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리아도 결국 이반과 같은 마음이 되면서 이반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속에서 안락하고 행복하게 이반의 애정을 받으며 살게 되었네요. 사실 결핍된 삶을 살고 평생을 주체적으로 살기 힘들었던 리아에게는 이 울타리가 가장 안전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 이반. 너의 가스라이팅은 성공적이야. 진짜 미친자 도른자 중에 도른자 남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