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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차재익(37세)

껍데기는 CL그룹의 전무인 로열패밀리, 하지만 사실은 조폭 집단의 소두목.
세련된 외모와 재력으로 돈을 주고 여자를 사거나 도구처럼 함부로 대한다.
오직 야망만으로 이루어진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다.



- 여주 : 강리인(27세)

전시회에서 만난 재익을 첫 순간부터 사랑했다.
잠시 신데렐라를 꿈꾸었으나 단 하루 만에 돈을 받고 몸을 주는 여자로 낙점된다. 그래도 괜찮았다.
차재익은 모든 여자에게 그러니까, 조금도 상처받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변했다. 내가 아닌 다른 여자로 인해서.
-출처 : 리디북스


- 스포가 있으니 리뷰읽으실 때 참고 부탁드립니다.


여기, 하나의 로맨틱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오만한 한 남자는 원하는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었으며,
평범한 회사로 위장했지만
실상은 지하세계의 조직인 곳의 정점에 선 덕에
인간을 애정으로 대하기 보다는 수단으로 여기는 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그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항상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었던
승승장구하는 삶.
원한다면 취하지 못하는 여자가 없었던 그에게 여자는
한낱 유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그의 앞에 나타난 한 여자.

그녀의 올곧은 눈빛은 그의 삶을 반추하게 했고,
그녀의 밝음은 그의 더러운 일면을 백일하에 드러나게 합니다.

한 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당당했던 자신의 삶이 그녀 앞에서 부끄러워집니다.
괴로워하던 나날.
결국 그는 인정하고야 맙니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사랑.
자신이 한껏 비웃어왔던 그 말랑한 감정에 그는 휘둘리게 되고,
인생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무가치해집니다.
그의 인생은 이제 180도 달라졌습니다.
이제, 그는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과거를 정리합니다.
그녀의 옆에 떳떳하게 자리하고 싶으니까요.

그녀만 있으면,
그녀가 있는 밝은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뿐.
다른 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이제 그는,
그녀로 인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과연 해피엔딩일까요?
여주와 남주에게는 그렇겠죠.
그러나 조금만 비틀어 시선을 돌리면,
누군가에게는 비극이었을 겁니다.


이 작품은 그들만의 로맨틱한 이야기에서 한줄도 못되는 조연,
위의 이야기에서 수단, 과거로 통칭할 수 있는
남주의 과거이자, 그가 부끄러워했던 과거로서 존재하는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여주인공, 리인은 단 하나만 원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차재익의 곁에 있는 것.
그의 입맛대로 자신을 더럽혀도 좋으니
그 손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것.

그녀가 일말의 자존감도 없이 추락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로 내려온 만큼,

그가 그녀와 함께 해주기만을 바랍니다.

"나는 모든 순간의 그를 수용했고,
그의 부름은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으며,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든 반항하지 않았다."


그 간절한 바램은 이렇게 비틀린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그런 그녀의 이면에는 꽤 복잡한 과거의 서사가 존재합니다.
비참했던 첫 경험부터, 비틀려버린 이성과의 관계들.
더러워진 자신에 대한 자책과 체념으로
사랑에 주체적이지 못하게 된 그녀가

사랑하게 된 그를 위해 그를 바꿔가기 보다는
순응을 택하는 것은 역시나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넘볼 수 없었던 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을 놓아버립니다.

그녀가 그를 붙잡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바치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그가 원한다면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내던집니다.
망가지는 그녀를 향해
소리없이 비명을 지르는 그녀의 내면을 무시한 채.


남주의 절절한 로맨스를 지켜본 이들을 말할겁니다.
강리인 당신이 했던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너는 그저 차재익의 장난감이자 소모품이었을 뿐이라고.

그저 여주를 만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을 뿐이라고.

당신도 속물처럼 차재익의 돈을 탐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끝까지 그녀는 그녀가 했던 것을 부득불 사랑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사랑을 끝까지 이어갑니다.

 

그가 가르쳐준 방식으로 말입니다.


숭고하지도 절절하지도 않으며 때로는 속물적이고 더럽지만,
그 안에도 분명히 사랑은 있었습니다.

"붉은 립스틱과 란제리,
홍등가의 조명, 그리고 정육점에 널린 고깃덩어리."

페릴린 마룬.
그녀를 상징했던, 그녀가 생각해왔던 그녀의 이미지.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을,
혹자는 돌을 던질 그녀의 사랑에
조용히 그녀가 바래왔던
푸른 장미를 하나 놔주고 싶은.
짧지만 여운이 상당했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
로맨스 소설이라는 무대의 뒷편을 훔쳐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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