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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 : 강태완

29세. 자수성가로 성공한 연예인. 모델 출신.

- 여주 : 나하연

29세. 유명한 모델. 태완을 위해 숨죽이고 살았던 여자.
- 출처 : 리디북스


사귄지 11년째 되던 기념일.
하연은 홀로 앉아 식어버린 밥상을 바라봅니다.
중간에 놓여진 케이크에는 촛불한번 붙이지 못했습니다.

하연이 기념일의 밤을 홀로 보내던 그 날,
태완의 스캔들이 인터넷 기사를 도배합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지만...

스캔들에 대한 진실을 캐던 기자를 피해 밤늦게
그녀의 집을 습관처럼 찾은 태완에게서,
스캔들에 대한 변명조차도 버거워 하는 그에게서..
더이상 그녀에게 오래 머물지 못하는 그의 시선에서.

오랜 연인이 바라는 성공을 위해 숨죽여 존재를 감췄던 그녀,
하연은 그들의 연애의 끝을 발견하게 됩니다.
애써 인지하지 않으려 했던 그들의 끝.

 

"...이제 헤어지자,태완아."
"......"
"그만해, 우리."
"...넌, 그럼 왜 헤어지려는 건데?
뭐, 사랑이 끝났다. 이런 말 할 거야?"
"지금도 사랑해"

"그런데, 대체 왜?"
.....
"내일도, 너를 사랑할 자신이 없어."
"......."
"...그게 이유야."
-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 中

더이상 그들의 사랑이 험한 꼴이 되기 전에
아름다운 모습으로라도 남기고자....
11년의 연애의 종식을 고하는 그녀와.

도무지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잘 지내왔던 우리가 이별을 하다니,
도무지 납득할 수 가 없다는 남자.

두 사람의 헤어지는 이유.

18살,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다.
29살, 첫사랑을 끝내려는 여자와
이유를 알지 못하는 남자.


기댈 곳 없던 서로의 어린 날에
그늘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던,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자 약속한 두 사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조금의 틈만 생겨도
그 틈으로 벌어진 간극은
시간이 갈수록 벌어져 버리게 마련입니다.

이 작품,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의
두 사람도 그런 수순을 겪습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분명 몸은 살을 맞대고
입술로는 사랑을 속삭이지만
마음은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 하연.
그의 성공에 자신은 걸림돌일지 모른다는 마음은
부채감이 되어 그에게 솔직하지 못하게 되었고,
하연은 둘이 있어서 더욱 외롭습니다.

태완 역시,
그에게 지워졌던 삶의 무게에 더해
사랑하는 이를 번듯하게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에
하연과의 연애가 버겁습니다.
그를 붙잡아 주었던 사랑은 무거운 책임이 되고,
자신의 연인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져버린 태완.

둘의 사랑은  그렇게 다른 방향을 향합니다.

멀어져가는 연인을 차마 더 볼 수 없어
결국 먼저 용기를 내었던 하연...
그 용기는 이별이었습니다.

11년을 함께한 두사람이기에.
태완은 그녀의 이별의 말이 흘러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고,
또 숱하게 말을 골랐을지를 알기에
선뜻 그녀의 이별에 반박하지 못합니다.

그 쓸쓸한 이별의 과정과,
찬란히 아름다웠던 그들의 처음이 대비되어
이별에 대한 아픔이 더욱 선명히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주변인들이 그들에게 해주는 말들도
하나같이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천천히 노트에 필사해서 고이 간직하고 싶은 글귀들이었어요.

어디서 들었는데,
사랑은 유리같은 거래.
제 기능을 하려면 끊임없이
관리를 해줘야 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런데 그러다 깨지면
끝이라는 거.

-지윤

하연과 태완은
서로가 있는 한

큰 노력 없이도 그들의 사랑이

늘 반짝거릴거라고 믿었고,

성공하고 싶어서 앞만 보고 달렸더니
내 주머니에 있던

마누라, 딸자식, 아들자식을 다 떨어뜨렸어.
어느 길바닥에 떨어뜨린 건지 몰라서 주우러 갈 수도 없어.
설령 안다고 해도 그 귀한 걸
다른 놈들이 버젓이 뒀을리가 없지.
진즉에 다 데려가 버렸지.
...
인생에서 전력 질주라는 건 그런 거야.
그 하나 빼고 다 놓치겠다는 거.
-재원

무엇을 위한 성공인지 방향을 잃은 노력은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사랑을 완전히 잃기 전에

용기내어 멈춰 섰던 하연덕분에,

그리고 

그 하연을 끝까지 놓지않고 치열히 고민했던 태완 덕분에

그들의 연애는 다시 제 방향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사랑에 서툴었던 그들이 설령 다시 길을 잃더라도

더욱 여물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그들만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타성에 젖은 관성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던.. 

 

아련한 봄날과 첫사랑,

쓸쓸한 가을과 이별.

 

그 극명한 간극만큼이나

건조한 문체로 담담히 서술된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

 

아름답게 사랑했던 그들의 이별이 더욱 슬펐고

더욱 단단해진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웠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오래 두고 종종 읽고 싶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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