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에 한분, 춈춈님!
처음으로 더티토크를 접한것도 춈춈님의 작품이었죠.
그때의 충격(!!)이란.. ㅋㅋㅋ
그 날것의 묘사가 더더욱 작품에 색기를 더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토리역시 현대, 역사, 인외물을 가리지 않고 탄탄한 편이고
남자 주인공은 대개 느른하고도 섹시하면서도
본능에 충실한 원앤 온리에,
여자 주인공은 주로 연약하지만
(또는 상대적으로 연약한 처지지만)
남주를 위해서라면 없던 용기도 내는,
강단이 있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런 여주의 용기에 남주는 구원을 받기도 하고
큰 결심을 하기도 하죠.
능력이 있지만 어떤 한가지가 결핍된 남주를
채워주는 여주.
맹수를 감싸는 소동물의 모습과도 같은 장면은
언제봐도 찡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쌍방 구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남주의 활약이 여주에 비해 더더욱 돋보이는건
어쩔수 없네요.
스토리의 변주로 인해 이 춈춈님 표
공식화된 주인공들이
식상하지않고,
또 각자의 다른 인물과 스토리로 읽혀지는 것이
바로 춈춈님의 필력이겠죠.
건조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짧은 편인데
그 행간의 여운이 있는 춈춈님의 작품!
네 맞습니다.
도장깨기 하는 중입니다.^^
춈춈 is 뭔들!
춈춈님 작품 중에는 단권 소설도 많은데요,
단권 소설이지만 기승전결에 텐션까지
아주 확실한 춈춈님의 작품들!!
무겁거나 우울한 내용, 장편의 작품을 읽고나면
으레 입가심처럼 찾게되더라구요.
이 중에 제가 읽었던 작품들을 간단히 리뷰합니다.
비교적 간단한 서사의 작품들이기에
스포는 되도록 지양합니다!
언급되는 내용은 주로 작품 소개에 나온 내용입니다.
<그믐>
● 남주 - 도하. 어느날 다친 몸으로 은린의 집앞에 쓰러져있던 노비.
은린의 도움을 받아 구명한 뒤 은린의 집에서 몸종으로 살며 은혜를 갚고자 한다.
● 여주 - 은린. 몰락한 귀족가의 여식.
태자의 스승이었던 편찮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키워드 : 첫사랑, 순진녀, 카리스마남, 키잡물, 소유욕/독점용/질투, 유혹남
그믐의 날마다 도하에게 행해졌던 고문과도 같은 시간.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 도하는 고통을 쾌락으로 치환하기도 하지만 고통은 고통일 뿐.
그 고통의 시간은 도하 혼자 오롯이 견뎌야 하는 필연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잘못을 하면 응당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비뚤어진 생각을 가지고 살던 도하는 은린이 내어준 무조건적인 도움의 손길로
자신이 지금껏 살고 있던 그믐처럼 어두운 세계가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은린 역시 몰락한 귀족가의 여식이지만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난 도하로 인해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도하에게 많은 의지를 하게 되고,
훤칠한 도하에게 조금씩 끌리게 되는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은린은 도하를 마음에 품습니다.
그들에게 닥친 시련. 유폐된 황태자의 비가 되라는 명을 받들어 은린은 황궁에 입궁하게 되고 은린은 도하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의 마음을 따르기로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귀족가의 아가씨 은린이 능글맞은 도하의 말에 조금씩 넘어가 아이에서 여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뭐랄까.
먹이를 따라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토끼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굴로 들어온 토끼는 호랑이한테 호로록. 잡아먹혔지만,
결국 발톱을 숨긴 호랑이를 움직이게 하는 건 토끼였네요. 북궁에 숨겨진 비밀까지 밝혀지면서 떡밥 회수에 은린과 도하의 후일담까지
책장을 덮으면서 찝찝함 1도 없는! 후련함을 느꼈던 작품이었습니다^^덧. 아주 잘 듣는 상처에 바르는 연고도 춈춈님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아주.. 섹텐넘치는 아이템이 됩니다. ㅋㅋㅋ
<독주>
● 남주 - 서난우. 별채에 별안간 머물게 된 속을 알 수없는 나으리.
● 여주 - 백하. 좌장군 우종한의 노비. 별채의 나으리를 모시게 된다.
키워드 : 동양풍, 복수, 신파, 계략남, 상처녀, 왕족/귀족, 신분차이, 다정녀
그믐과 결이 살짝 비슷한 동양풍 작품이지만, 남녀의 신분차이가 보다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황족과 노비. 이미 여기서부터 찌통이 예상되죠.
노비인 백하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고 가져서는 안되는
노비의 신분. 백하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주인인 좌장군 우종한에게 자신의 필요성을 입증하려고 합니다.
한겨울 좌장군 우종하의 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몸을 크게 다친 나으리가 기거하게 되면서,
백하는 주인의 명으로 나으리를 모시게 됩니다. 이 나으리를 잘 모셔야만 자신이 산다는 생각으로 잘 모시고자 하지만,
아파서 그런가 도통 입맛이 돌지 않는 그를 위해 백하는 추운 겨울 산에 올라 매일같이 자신의 몸이 상하는건 상관없이 산딸기를 따와 바칩니다.
나으리는 쓴 약과 함께 나온 당과라던가, 자신의 식사를 백하에게 양보하곤 합니다. 그렇게 난생 처음 맛보았던 당과는 백하에게 아주 많이 달았습니다. 그렇게 백하는 서서히 나으리는 마음에 담게 됩니다.
서로가 챙겨주는 것들로 인해 둘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춈춈님 특유의 느른함과 둘이 느끼는 호감이 긴장감있게 그려지고,
아직 겨울인 곳에서 따뜻한 도성쪽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묘사되는 풍광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둘의 관계와 비슷하게 느껴져
인상깊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난우에게 백하는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독주였지만, 결국 백하에게 제대로 취한채로 살아가게 되었군요.
<사냥의 계절>
● 남주 - 키릴벨로프. 피를 보면 발기하는 남자.
● 여주 - 이가연. 영어 이름은 안젤리카윌러스(엔젤).
발기하는 남자가 토할 수 있게 등 두드려 주는 여자.
키워드 : 현대물, 복수, 상처남, 상처녀, 외국인/혼혈, 운명적사랑, 외유내강
도버맨에 나오는 키릴과 가연을 보고 연재를 달리면서 중간에 사냥의 계절을 봤습니다.
시간상으로는 사냥의 계절이 먼저지만, 어떤걸 먼저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도버맨을 보기 전이시라면 사냥의 계절을 먼저 보고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키릴은 피만 보면 발기를 하는데, 그걸 가라앉히려면 구역질을 유도해서 토해야 가라앉습니다. 발기했다고 해서 성욕이 일거나 한건 아닌데, 그런 키릴에게 다가가 서슴없이 등을 두드려 줬던 여자 가연.
키릴의 피에 대한 이상성애는 점점 가연에게 향하게 되죠.
둘의 첫만남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작합니다. 죽은 이부동생의 복수를 위해 가연을 찾았던 키릴은 가연을 인질로 하고 동행하게 됩니다. 키릴과 가연은 원하는 바가 일치한 것을 알게 되고, 둘은 키릴이 사냥을 배웠던 숲에 들어가 사냥을 준비합니다. 러시아의 춥고 황량한 겨울 숲에서 둘만 있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가연과 키릴 사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가연은 춈춈님 특유의 연약한 여주가 아닌 제 앞가림 잘하고 휩쓸리지 않는 당찬 여주라 더욱 맘에 들었어요 .
피에 도른자에서 가연에게 도른자가 되어가는 키릴의 과정,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가연의 플렉스 고백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홍콩 익스프레스>
● 남주 - 첸(진청화). 중국 삼합회 주요 가문 중 하나인 첸가의 문주.
협박, 살인, 계략에 능통한 남자.
● 여주 - 유진. 추적할 수 없는 대포차를 배달해 주는 배달원.
키워드 : 현대물, 재회물, 상처남, 계략남, 상처녀, 조직/암흑가, 평범녀
여주 유진은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실패 후 중국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한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왔다가 그 사업도 망한 아버지가 도박에 빠지면서 자연히 불법체류자가 되었습니다.
불법체류자들이 그러하듯 번듯한 직장 없이 하루하루를 벌어서 사는 유진. 그녀가 하는 일 중에는 위험한 일들도 종종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대포차를 원하는 곳에 배달해두고 오는 일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날과 같이 대포차를 지정한 장소에 두고 나서는 순간, 누군가가 뒷좌석에 탑니다. 뒤통수에 느껴지는 총구를 느끼며 유진은 남자가 원하는 대로 운전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남주인 첸과 만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둘의 만남이 너무 우연적인 만남에, 첸이 유진에게 가지는 관심이 매우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키워드답게 이남자는 계략남이었습니다. 과거의 잠깐 닿았던 인연으로 첸은 유진을 기억하고, 마킹하고 있었던거죠.
유진은 영문도 모른 채 삼합회라는 이름에 첸에게 반항 한번 못하고 끌려가듯 그의 저택에서 묘한 동거를 하게 됩니다.
작품 내에 큰 역경은 없지만, 유진의 어디서든 체념하지 않고 적응하고 살아내려고 하는 강한 생활력과 용기, 힘든 상황에서도
잃지 않았던 인간다움이 결국 첸의 상처마저도 감싸주게 되었던 것, 그래서 쌍방구원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 개운하게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게 했습니다.
저의 호감도 순서는 다.. 재밌게 봤지만, 그래도 굳이 꼽자면!
사냥의계절 >> 독주 > 홍콩익스프레스 > 그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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