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주 : 오윤. 21세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모델로 데뷔,
한국에서 보다는 해외에서 알아주는 모델이자 유명 브랜드들의 뮤즈로 칭송받는 남자. 만인의 연인.
자신의 첫 사랑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 여주 : 도담. 26세
의상학과에 재학 중인 과제에 치여 사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학생.
동생 도준의 친구이자 어린 시절 돌봤던 아이, 오윤이 갑자기 등장해서 인생이 복잡해졌다.
자신을 첫 사랑이라 부르며 직진하는 그녀석 때문에.
- 남조(??) : 도준. 21세
오윤의 소꿉친구이자 유일한 친구. 치킨 매니아.
그를 함락시키려면 치킨집 번호를 외워라.
오서방, 오기꾼, 매형...등등 친구를 자유자재로 부르며 친누나 담을 볼모로 치킨을 뜯어내기 바쁘다.
말은 툴툴대고 짜증내지만 누구보다 담과 윤을 사랑하는 남자.
■ 연작
블루블랑루주(여주 담의 친구 강의 이야기)
여름의 캐럴(여주 담의 동생 준의 이야기)
ㅡ 윤. 9살.
"누나! 편지해야 해!! 전화 번호 꼭 알려 줘!"
사랑하는 두 사람, 담이 누나와 준이 이사 가던 날.
윤은 자신을 떠나는 이삿짐 차를 따라 뛰어 가며 목청껏 외칩니다.
딱지놀이에서 맨날 지는 준이를 위해서 따온 왕딱지를 준이에게 쥐어줬지만,
윤의 첫사랑, 담에게는 어떤 것도 줄 수가 없습니다.
5살 연상의 담에게는 자신의 모든 게 시시할 것만 같아서..
그런 윤에게, 담은 말합니다.
"멋진 걸 줄 필요가 뭐가 있어.
우리 윤이가 제일 멋진데.
씩씩하게 잘 지내 주기만 하면 돼."
9살에 겪은 생에 첫 이별,
윤은 다음 번에 만나게 되면,
그녀, 담에게 제 가진 것 중 가장 멋진 것을 주겠다 다짐합니다.
.
.
.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뜸해진 연락.
어린 날의 약속은 힘이 없습니다.
담에게 14살, 어린 나이에 만났던 그 예쁜 꼬맹이는
문득문득 생각나는, 그저 어린 날의 추억이 되어버립니다.
ㅡ 윤. 21살.
"윤이 왔어요. 누나."
이 문을 열면 그토록 그리던 담이 누나가 있습니다.
12년 만의 재회.
"선물은 나야.
누나가 예전에 내가 제일 멋지다고 했거든."
"제가요?"
"나 어때, 마음에 들어?"
"네?"
"누나, 가져."
- 오, 담에 핀 꽃 中
담은 이 잘생긴 남자가 갑자기 자신과 준의 집에 쳐들어와
무슨 말을 하는 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동생 도준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며,
그제야 이 남자가 그 어린 시절의 꼬맹이, 윤이 인 것을 알게 됩니다.
반가워하는 담에게 윤은 다정히 인사합니다.
"누나, 안녕."
이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기다리고 참아왔는지..
힘이 없어서 놓쳤던 어린 날의 자신과는 다릅니다.
이 사랑을 이젠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윤은 그렇게 제게 오래도록 뿌리내려 자신를 지켜줬던 꽃,
담에게 직진합니다.
ㅡ 담. 26살.
종종 연락되던 연락이 끊겨도 아쉽지 않았던 사이.
동생친구.
지금은 멀기만 한 톱모델, 모델 오.
현생살기도 버거운 담에게 자꾸 다가오는 윤은
담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별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 윤이 자신의 곁에서 평범하게 생활하며
그녀의 애정을 갈구하는 게 자꾸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누나, 우리집에서 라면먹고 갈래?
누나야, 멀어지지 마.
가지 마, 누나. 나는 누나만 있으면 돼.
자꾸만 자신을 홀리려는 듯한 말을 내뱉으며
자신만을 올곧게 바라보는 윤.
담은 윤에게 선을 긋는 것도 힘에 부치기만 합니다.
한 때의 치기, 다시 만난 첫 사랑에 대한 그리움.
그렇게만 치부해왔던 윤의 마음이 자꾸만 진심인 것 같습니다.
농담처럼, 장난처럼 자신에게 구애하던 윤이 해온 진지한 고백은
담에게 크나큰 고민을 안겨주게 됩니다.
연하물, 연예인이 나오는 작품은 불호에 가까운 저에게
사전 정보 없이 펼쳐 든 이 책은
초반 부분은 조금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초반을 극복하고 나니 역시나, 술술 읽히게 되었습니다.
박영님이니까요!!
일단 공인인 윤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일반인인 담에게 자신의 애정을 드러내며 직진하는 것이
조금 민폐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껴졌었는데요.
담과 헤어지고 나서 윤이 겪었던,
그 지난 날의 이야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본 대상을 어미라 인식하고 따르게 되는 새끼 오리와 같이
윤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온전한 애정을 나눠준 존재가 담이었기 때문에,
윤에게는 담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그의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절,
행복했던 시간 역시 담과 함께 했던 그때였으니까요.
그가 타인을 신경 쓸 새 없이,
담에게 그토록 직진 했던 것은 어쩌면 살기위한,
필사적인 그 무엇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윤이 건넨 애정에 쳐댔던
담의 철벽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요.
현실적으로 동네 친한 동생이었다가,
갑자기 불쑥 커져서 나타난
(그것도 엄청 잘생기고 능력치 만렙인 모델!!)
이 남자가 자신에게 퍼붓는 일방적인,
어찌보면 절대적이기까지 한 그 거대한 애정을
어떻게 의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 의심은 윤의 애정이 아니라 시간에서 비롯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바래지게 되는 애정만 경험했던 담은
윤과의 관계가 그렇게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너무 소중해서 연애의 종료 따위로 잃고 싶지 않은 존재..
담에게 윤은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내가 담이라면...
담과 크게 다르지 않게 철벽을 쳤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이 시종일관 내비치는 절대적인 애정.
그 애정이 거두어질 때의 공포는
아무것도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 없고
어디서도 대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그 애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데는
그와 상응하는 애정을 가지지 않는 다음에야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 애정을 받는 담은 그 애정에 우쭐해 하지 않고,
그렇게 될 자신을 경계하며
신중히 한발한발 윤을 향해 내딛습니다.
조금 헤매고 돌아갔지만,
사랑받고 자란 담은 상처입은 9살 어린이로 멈춰버린
윤의 내면을 보듬을 줄 아는 강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9살 윤을 괴롭혔던 동네 형들에 맞서 싸웠던 것처럼.
담은 21살의 윤을 괴롭히는 것들에 함께 맞서줍니다.
든든한 나의 편, 나의 사람.
그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윤에게는 얼마나 큰 위안이었을까요.
담을 생각하며, 담이 자신에게 준 그 애정을 곱씹으며
힘든 상황에도 잘 자라준 기특한 윤.
그럼에도 담이 기어코 내어준 애정을 행여나 거두어 갈까봐
자신의 상처는 꽁꽁 감싸매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던 안쓰러운 윤.
말에는 씨가 있다고, 좋은 씨만 담에게 주고 싶다던 윤.
미안할 때면 잘못했어요, 라고 말하던..
미안해의 공허함을 잘 알고 잘못을 빌고마는 윤.
담이 제게 주었던 사소하지만 절실했던 그 어린날의 애정을
필요한 이들에게 되돌려 줄 줄 아는 윤.
윤의 가슴 속에서 담이라는 꽃이 피어났듯,
예쁜 것만 주고 가꾸어..
기어이 피워내고야 만 담의 꽃, 오윤.
꽃과 같이 어여쁜 청춘,
윤과 담이 이제는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예쁜 사람들과 예쁜 말들이 가득했던
오, 담에 핀 꽃이었습니다.
지은이 박영님이 불호키워드에 연하남을 넣은 제게 하신 것 같은
구절 하나 인용하면서 리뷰를 마칩니다.
연하는 취향이 아니라던 소라에게 한 소리 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황홀한 걸 모르고 살다니 친구가 가여웠다.
잠들기 전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좋은 건 전하고 싶은 법이니까.
소라야,
이런게 연하의 매력이란다.
- 오, 담에 핀 꽃 中
그래요 작가님,
제가 그 황홀한 걸 모르고 살았네요.
너무 늦게 알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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