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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타 작품보다는 꽤 긴 호흡을 가진 작품입니다.
2부로 나뉘어져 연재되었습니다.

<1부-1~69화>

이전 생에서 여주 엘리아노 로사나는 한떨기 꽃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뭐가 옳은지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모른채
정치적인 목적에 희생되어 적국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곳은 일부 다처는 물론 첩도 거느리면서, 그 자식들이 모두 황위를 가지기 위해 개싸움을 하고
지는 쪽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살얼음판과도 같은, 순진한 엘리아노가 겪어내기에는 너무나도 지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이 결혼한 황자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그를 살리고 황제로 만들기 위해 엘리아노는
온갖 더러운 술수로 손을 더럽혀가면서 결국 남편을 황제로 만들고 그녀는 제1황후가 됩니다.
후사를 보아야 입지가 굳건해짐에도 불구하고, 엘리아노는 후사를 보지 못해
흔들리는 입지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정치적 치명타를 입게되고,
그녀가 사랑했던 남편,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낸 황제에게 독살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 정략결혼의 이전으로 회귀하게 됩니다.
정치적으로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만렙을 찍고 회귀한 엘리아노는 본인의 처지가 이렇게나 한심했음을 알고
이미 겪어봤던 끔찍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정략결혼을 피하고자 정치적으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북부의 대공 플린트 하워드와 결혼할 계획을 세우고, 그를 이 계획에 끌어들이고자 노력합니다.

<2부-70~366화>

정략결혼을 피하는 데 성공한 엘리아노는 플린트와 북부로 향하고,
북부에서 자리를 잡고 대공비로서의 생활을 영위합니다.
나름 평화로운 시간이 지내던 중, 엘리아노의 과거의 인연들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과거의 인연들은 회귀 전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또 그녀를 기억하지는 못하는 현시간대의 인물도 있습니다.
엘리아노는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그들과 겪었던 미래를 생각하며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예비하기도 하고,
미래와는 다른 사건이 일어날 때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해서 그녀 앞의 사건들을 모두 그녀 입맛대로 흘러가게 할 수는 없는법.
실패도 하고 회귀 전에 겪었던 사건의 내막을 알게되기도 하면서 좌절하고, 분노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플린트와의 관계도 처음에는 이용만 하려고 했던 것에서 발전하여 진실로 사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엘리아노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게 됩니다.


제가 거의 실시간으로 달렸던 장편 로판이 얼마전에 완결을 맞았습니다.
무려 366화로 마무리 되었는데요,
이건 본편만이고, 9,10월즈음에 외전이 나온다고 하니
애증을 가지고 봤던 작품인 만큼 외전도 꼭 사수해야겠습니다.^^
제가 처음 접했던 로판 회귀물이었고,
또 꽤 많은 등장인물들과 많은 사건들로 가끔은 피로감이 쌓이기도 해서 잠시 쉬었다가 몰아보기도 하고,
연재일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보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2부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위의 소개글의 내용은 1부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제목에서 나타내는 사건이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작품 전체를 아우를 정도의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꽤 긴 호흡인지라 가끔 피로감이 있을정도로 지지부진한 진행을 보여 독자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여러 관련인물의 시점에서 진행되어 한 사건의 진행이 느리게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사건의 절정에서 모든 인물들이 움직이는 데 타당함을 줄 수있는 장치라고 보면
또 그렇게 느린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마치 한 사건을 조감도 처럼 위에서 관련된 모든 이들을 내려다 보는 느낌이랄까요.

장장 366화의 연재를 달리면서 엘리아노에게 푹 빠져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엘리아노가 회귀라는 강점으로 많은 것을 해내게 되어
플린트라는 무뚝뚝하지만 내여자 한정 자상남에게는 많은 매력발산의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엘리아노가 1인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였어요.

초반에는 플린트의 활약이 좀 있었는데, 나중에는 엘리아노에게 집중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어
당당한 남주인 플린트는 주연급 조연으로 전락해버렸다는게 약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엘리아노는  응원하게 되고, 꽤 몰입이 잘 되는 여주였어요.
답답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여주였습니다 .

긴 장편 소설이지만 나름의 상황극같은 유머가 숨어있어 무겁지만은 않게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친정에서 종용하는 정략 결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책을 쓰는 엘리아노의 엉뚱함이나,
플린트와 엘리아노 두사람은 타인의 아픔에는 무감하고, 심지어는 고문하고 심문하는 것에
도가 튼 사람들인데 서로의 티끌같은 상처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거나
서로가 서로에게 무르고 너무 관대한거 아니냐며 혀를 차는 그 온도 차는
아 둘이 진짜 천생연분이구만 하면서 읽는 저도 같이 혀를 차게했습니다.

다만 마지막에 가서는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떡밥 회수가 조금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탑, 성기사, 성황청, 성녀, 황태자, 황제, 황후, 그리고 적국의 황자들, 비밀 길드들, 친정의 공작가, 여러 귀족가들.
조금 산만한 느낌과 세련되지 못한 표현도 종종 보이긴 했지만 (쾅, 슝-하고 날아가는 마법구 같은..)
결국 뿌려졌던 떡밥들은 거의 완벽히 회수되었고, 그 상태로 완결을 맞게 되어 속이 매우 시원합니다.

2021년 4월 3일부터 시작된 이 작품이 근 4개월간의 연재가 끝나고
완결을 본 이 시점에는 조금 허전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합니다.
수~일 연재라 새회차 업로드 알림이 오면 열심히 쿠키구워서 봤던 작품이라서요.
외전에서는 부디 플린트와 엘리아노가 아주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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