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도 (33)
서도그룹 재벌 3세. 서도 케미컬의 전무.
- 이선우 (28)
유망했던 전직 국립발레원 발레리나.
사고와 집안사정으로 은퇴 후 발레 학원에서 강사로 지내던 중,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자신보다 세살어린 고모님의 한심한 짓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그날 밤, 클럽에서의 사고.
두 남자가 죽었지만
문도에게는 그저 처리해야할 귀찮은 일일 뿐이었습니다.
서도 케미컬의 전무로서의 일도 바쁜데,
자신보다 어린 고모님의 뒤치닥꺼리까지 하라니...
문도는 더이상 이 약에 쩔어 허송세월 하고 있는
어린 고모님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적당히 고모를 돌보는 리액션을 취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며 병원에 쳐 넣는 것.
이를 위해 문도는 고모 유라의 입주 트레이너를 채용하고,
그 트레이너를 못살게 굴어 쫓아내는 유라를 보며
속으로 유라의 병원행 카운트 다운을 세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 입주 트레이너를 채용합니다.
이선우.
이전의 트레이너처럼 금세 나가떨어질 것이 뻔한 여자.
저 비실비실한 여자는
서유라가 모르는 서유라의 마지막 기회였다.
일곱 번이나 기회를 주었으니
병원으로 보내버릴 명분은 충분했다.
.....
한달. 일곱명.
고모님을 갱생시켜 보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입증하기에 이 정도면 훌륭한 수치 아닌가.
- 러브어페어 中
그러나 남자의 예상과는 달리
하루 이틀,
서유라의 만행이 계속 됨에도 여자는 꿋꿋이 버팁니다.
생수와 주스를 뒤집어 써도,
쓰레기같은 음식을 먹이고
수시간을 화장실에 갇혀도.
여자는 그만 둘 생각이 없습니다.
문도는 그녀가 버텨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달갑지 않은 기분을 느낍니다.
자신의 취향인 여자이지만,
서유라로 엮였던 사이니 서유라만 치워지면 끊길 인연이고
이만큼이면 할만큼 했다 여겨질 시점에 문도는 선우에게 해고를 통보합니다.
그러나,
서유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서명구 회장이 병원생활 끝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자,
유라를 병원으로 보내버리겠다는 문도의 계획은 차질이 생기고
선우는 좀더 유라의 트레이너로서 서도 그룹가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선우는 이제 자신이 이 곳에 계속 머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려면
먼저 문도의 신뢰 내지는 환심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선우는 이용할 수 있는 모든것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카모마일은 어떠세요?"
"카모마일이요."
"네. 카페인이 없어서 밤에 드시기에
괜찮을 것 같아서요......"
......
어설퍼서 우스울 정도였지만,
분명 유혹이라 볼 수 있는 두 번의 제안이 있었고,
두번의 거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시도하는 미련한 유혹이라니.
- 러브어페어 中
어설프나마, 자신까지도 기꺼이 내던집니다.
문도는 이 우스울 정도로 어설픈 유혹에도
흔들리는 자신을 자조하며,
기꺼이 선우가 내미는 카모마일 차를 마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이어질 수록
문도는 이여자, 이선우를 알 수가 없어집니다.
세상 순진한듯 남녀관계에 수줍어 하다가도
자신이 주는 카드를 냉큼 써버리는 속물같은 면이라든가,
자신의 품에서 다독거려주면 곧잘 잠들었다가도,
새벽이 되면 칼같이 자리를 뜨는, 그녀만의 보이지 않은 선.
온통 모순투성이인 이선우에 대한 의문과는 별개로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 때쯤,
문도는 선우에 대한 의심의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이선우에 대한 진실을 알게되고도
그녀를 놓지 못했던 문도는 이제 결심을 합니다.
이 외로운 여자가 하던 어리석은 싸움에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겠다고.
그리하여,
기어이 그녀를 놓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이선우가 모든 것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단 하나의 진실만은 지켜주겠다고.
드디어 소문의 서문도를 만났습니다.
읽은 것은 좀 되었는데, 바로 리뷰를 쓰지 못한 것은
그 여운이 꽤나 오래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 위주의 감정선이 억지스럽지 않게 흐르는 가운데,
입체적인 여러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미우면서도 밉지 않게, 이기적이면서도 또 인간적이게,
각자의 자리에서 작품의 재미를 더하기도 하고
두 사람의 촘촘한 서사가 쌓여가는 데
일조 하는 것이 긴 호흡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저의 최애 조연은
서명구 회장(+박소영)이었는데요,
대사 하나로 늙은이의 주책과, 욕망, 바람새는 독특한 영어발음까지!!!
너무 디테일한 설정으로
진짜 어딘가 이런 인물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 베... 베슷흐... 구뜨...!!!
한동안 빠져들었던 서명구 회장님의 영어발음.. ㅋㅋㅋㅋ
러브 어페어의 갈등의 주를 이루는 두 사람의 감정선과 서사 중
문도와 선우의 사이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가족의 죽음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
라는 극복하기 힘든 각자의 위치였는데요.
둘의 애틋함과 절절한 감정에 호소하여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죄의 대상이 혈육이고, 또한 자신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가 잃은 만큼의 각자가 지닌 소중한 것들을 모두 빼앗는 방식으로
철저히 결자해지 하는 것이 정말 속 시원했던 장면이었고,
정말 서문도스럽다! 싶었던, 캐붕따위는 1도 없는 그만의 속죄였습니다.
심지어는,
칼춤을 춘 서문도 자신마저도 그의 가장 소중한 것,
선우를 잃는 형벌을 스스로에게 내리는 것에서는
선우를 다 알면서도 곁에 두려고 했을 때보다
더 깊은 사랑과 절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매력적인 남주가 있을까요.
오만하기 이를데 없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못할 짓 없이 거침없지만
(그것이 선우를 원하는 것일지라도)
한번 마음 준 자신의 여자에게는
그녀가 알건 모르건 다 내어주는 남자라니...
그러면서도 선우가 가져오는 차 한잔의 의미에
절절매는 이남자!!!
때로는 어른같기도 하고 그 사이에 소년같은 서툰 매력까지!!!
완벽하게 빠져들어
한동안 과몰입하게 만들었던 서문도!!
그리고 부러질 듯 유약한 것 같지만 내내 단단했던 선우!!
점점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웠고
그러면서도 뒤가 궁금해서 계속 보고 싶고..
심지어는 너무 심각하고 지루하지 않게
곳곳에 심어진 개그코드까지 취향저격..!!
이렇게 빠져들어서 읽었던 작품, 정말 오래간만이었네요.
자주 재탕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제발!! 종이책으로도 소장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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